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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오 힘이시니 환난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시편 46:1>
기초연금이 내년 이맘때쯤(7월)이면 세금을 재원으로 ‘소득하위 70~80% 노인’에게 ‘최고 월20만원’까지 ‘차등 또는 정액’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하위소득자로서는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노인 100%에게 월 20만원 지급’을 내건 대선공약은 폐기되면서 공염불이 되어버렸다.
결국 기초연금을 논의해온 국민행복연금위원회는 지난 17일 7개의 문안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4개월간의 활동을 종료했다. 단일안을 만드는 대신 정부에 몇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으로 본연의 임무를 마친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소 논란은 있었다. 민주노총이 ‘공약파기’라고 규정하고 반발해온 노총이 서명을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결국 합의안에 최종 서명한 것은 위원 13명중 12명이었다.
사실 이번 행복연금위가 발표한 내용중 상당수는 이미 인수위 논의과정을 거치며 왠만한 국민은 다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것들이다.
그러나 지급대상(노인 70~80%), 지급액(월 20만원), 차등지급 기준(소득인정액 혹은 공적연금액) 같은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한채 포괄적인 원칙만 제시한게 아쉽기는 하다.
대선때 이같은 공약 때문에 대다수 노인들의 표를 가져갔고 또 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지고 보면 애당초 기초노령연금을 보편적 복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자체가 무리였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선별적 복지체계하에서, 또한 한정된 복지재원 수준에 비춰볼 때 선별적 복지로의 희귀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 밖에 없었다.
노인인구 급증 추세를 감안할 떼 65세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할 경우 재정이 바닥날 것은 강건너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라” <로마서 8:35>
기초연금의 재원을 전액 조세로 한다는 것도 바람직한 원칙이다. 적어도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방안은 배제되기 때문이다.
기초연금의 확대로 손해 볼 것이라고 여기는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불신과 기금 안정성을 악화시켜서는 곤란하다. 다만 우려하는 것은 합의문에 차등지급 기준으로 ‘국민연금액’ 대신 ‘공적연금액’이란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불씨를 남겼다.
인수위 안과 달리 공무원·군인 등에게도 기초연금의 길을 열어 두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연금을 받는 이들이 ‘소득하위 70~80%에 속하기는 어려워 당분간은 정부의 제도설계 과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어찌되었던 기초연금을 둘러싼 큰 쟁점 대부분은 해소되지 않은채 보건복지부는 오는 8월말까지 정부안을 만들어야만 한다. 막중한 사업을 떠앉게 된 것이다.
그간의 논의를 살펴보면 정부는 지급액의 차등화, 그리고 공적연금 지급액과의 연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분위기 같다. 지급액 차등화는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재정건전성 및 최근의 세수, 감소추세를 감안해 볼 때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또 다른 숙제는 지급대상 규모를 고정시킬 것인지 여부다. 아무쪼록 재정부담을 감안은 하되 수혜자도 최대한 늘려 더 많은 노인들이 혜택을 받고 최소한의 삶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요즘 서울시장이 출마할 때 공약으로 내놓았던 무상교육·무상급식 등에 대해 정부에 재정지원을 해달라고 억지를 쓰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기초연금의 재원조달 방안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지금처럼 기초단체장들이 생색만 내고 그 재원의 상당부분을 정부에 떠넘기려 들거나 세수전망이 확실하지 않은 재원에 의존할 경우 자칫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물론 기초연금만으로는 노인복지가 일기에 해결될 수는 없다.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등 기존의 사회안전망을 더 꼼꼼히 확실하고 분명하게 다져야 한다는 말이다. 행여 ‘그림의 떡’이 될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참에 비자금을 움켜쥐고 떡두꺼비처럼 눈을 깜박이며 ‘나 잡아 먹어라’하는 듯한 전두환 전 대통령께 한마디 한다. “거 죽을 땐 아무것도 갖고 가지 못하는데 노인을 위해 기부나 하고 가슈...”
“끝으로 형제들아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 받을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 받을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이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 <빌립보서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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