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제 패권다툼에 낀 韓, 생존전략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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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냉전 시대 도래…원천기술 확보·관계국 연대 확대 등 대비해야”

임현범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9-20 14:13:16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다툼이 본격화하면서 그 사이에 낀 우리나라의 경제와 안보가 고비를 맞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른바 첨단기술 냉전시대를 맞아 한국도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관계국들과 연대 협력을 강화하는 등 불확실성에 대비한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연구원은 20일 ‘첨단기술 냉전시대의 산업·통상전략’ 보고서를 통해 “첨단기술을 둘러싼 전쟁은 미국의 전략적인 공격과 중국의 장기적 대응 형태로 지속할 것이고, 우리나라에는 위험요인과 기회 요인이 공존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다툼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주요 정보통신기술(ICT)기업 및 첨단기업들을 안보상 이유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분리하고 있다. 중국의 화웨이를 비롯해 다수의 통신사, 반도체 제조사, 인공지능(AI) 및 안면·음성 인식기술 관련 기업 등이 제재목록에 올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행정명령을 통해 45일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틱톡과 위챗의 미국 내 사용 금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또 틱톡의 모기업이자 AI 기술기업인 바이트댄스를 대상으로 90일 이내에 미국 내 사업 매각·퇴진과 미국 내 사용자 데이터 이전을 명령했다.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기술강국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기술 자립도 제고와 공급망 국산화, 우호국 확대 등을 통해 미국에 맞서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미국의 청정네트워크에 대응해 독자적으로 데이터 안보의 국제적 신뢰를 구축하고 표준을 주도하고자 8개 항목으로 구성된 ‘글로벌 데이터안전 이니셔티브’ 추진을 발표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등과 경제무역을 확대하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의 이러한 패권다툼이 한국엔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은 중국 고립정책에 한국의 동참을 강하게 요구하고, 반대로 중국은 한국을 미국의 협력체계에서 분리하고자 ‘한국 길들이기’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선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당장 한국 입장에선 중국뿐 아니라 미국 둘 다 놓치기 힘든 실정이다. 지난 2019년 기준 한국의 5대 무역국은 중국, 미국, 베트남, 홍콩, 일본 등이다. 수출액 기준으로 따지면 중국이 전체 25.1%를, 미국이 13.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한국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 이상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 간 패권다툼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첨단기술 냉정 시대를 맞아 반도체, 5G 등 우리가 경쟁우위를 보유한 산업에선 초격차 전략을 추진하고 6G, 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선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미국과 중국 외에 유럽, 캐나다, 일본과 기술표준 분야에서 협력체계를 다각화해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현범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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