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웠던 테슬라 배터리데이…전기차업계 “위협요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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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3년 후에 신 배터리 셀과 완전자율주행차 선보일 것…
생산공정 혁신으로 56% 비용절감… 2만5000달러짜리 차 생산"
기대 못 미친 발표에 당일 뉴욕증시 테슬라 시총 23조원 증발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9-23 14:21:45

▲ 23일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현지시간으로 22일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배터리 생산공정 혁신을 통해 장기적으로 최대 56%의 비용을 절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미래 전기차 산업의 판도를 바꿀 만한 얘기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가 개최됐다.

다만 이 행사에서 당초 발표될 것으로 예측됐던 배터리 내재화나 전고체 배터리, 100만마일 배터리 등에 대한 언급은 전무했다. 배터리 생산공정의 혁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장기적으로 저렴한 전기차를 출시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오긴 했지만 업계는 예상보다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며 다소 실망한 모습이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시간으로 22일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배터리 생산공정 혁신을 통해 장기적으로 최대 56%의 비용을 절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새 원통형 배터리 셀 ‘4680’에 대해 소개했다.

머스크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셀인 4680은 더 강력하고 오래 가며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며 “기존 배터리 셀 대비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주행거리는 16% 더 길다”고 말했다. 다만 “새 배터리 셀은 약 3년이 지나야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소개된 배터리 셀 4680은 현재 LG화학이 테슬라에 공급하는 2170에 비해 지름이 두 배 이상으로 크다. 4680의 앞 두자리 숫자는 원통형 배터리 셀의 지름을 의미한다.

머스크는 “네바다 기가팩토리에서 배터리 셀을 재활용해 비용을 줄일 것이다”며 “자동화된 공장 몇 군데서 자체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완성차 업체에도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생성·저장 그리고 전기차로 구성되는데 테슬라가 이들 세 가지 요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다”며 “배터리 생산공정 혁신을 바탕으로 3년 안에 2만5000달러의 완전자율주행차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배터리 데이에 앞서 한 달 안에 완전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소프트웨어 베타 버전을 내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머스크는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전체 코드를 다시 만드는 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공개되면 정말 굉장할 것이다”고도 했다.

그러나 배터리 데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업계는 머스크의 발언에 적잖게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의 발언 이후 뉴욕증시의 시간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거의 7% 가량 폭락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3년이 지나야 새로운 배터리 셀과 저렴한 완전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된다는 발표의 영향으로 테슬라 시가총액이 2시간 만에 200억달러(약 23조원)가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데이 행사 전에도 뉴욕 증시의 테슬라 주가는 5.6%나 하락했다. 결국 테슬라 시총은 이날 하루 500억달러(약 58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을 위협할 만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하루 앞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호재가 될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머스크는 22일 트위터를 통해 “향후 전기차 산업 확대로 배터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며 “LG나 CATL, 파나소닉 등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배터리 셀 구매를 줄이는 게 아니라 늘릴 계획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에서 발표된 내용은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됐던 것들이고 신기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에게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던 배터리 내재화나 전고체 배터리, 100만마일 배터리 등의 위협이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테슬라의 신 배터리 셀과 완전자율주행차 등이 출시되기엔 3년이라는 시간이 더 소요될 예정이다”며 “향후 전기차 생산량 증대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은 더욱 상승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