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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피살 공무원 친형 “월북은 허위사실…무책임 정부” 규탄

피살자 친형 이래진 씨 외신기자클럽 회견 “정부행태는 인권말살, 비현실적”

“정부, 두번의 골든타임 때 가만히 있어놓고 월북 범죄로 몰아가”

수색규모 뒷북 증원, 또 ‘자진월북’ 단언한 당국…“살인해놓고 장난치나”

한기호기자(ghha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9-30 00: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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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씨의 형 이래진 씨(가운데)가 2020년 9월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외신 기자를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에 발견됐다가 사살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55)가 29일 “정부와 군 당국은 (실종 상황 중)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적대국인 북한의 통신 감청은 믿어주며 월북이라고 단정하며 엄청난 범죄로 몰아간다”고 외신을 상대로 호소했다.
 
이래진 씨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생이) 실종돼 30여시간 해상에 표류한 시간”과 “우리 군이 목격했다는 (북한군 조우 이후 피살까지) 6시간 동안”을 두 차례의 ‘골든타임’으로 지목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동생이 업무수행 중 실종돼 북한의 영해로 표류되는 과정까지 대한민국은 과연 무엇을 했는가. 구조하거나 체포하거나 사살하거나 모든 행위들은 대한민국 영해에서 이뤄져야 했다”며 “(정부는) 동생을 실종이 아닌 자진 월북으로 몰아가지만,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 두번이나 존재할 때 가만히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북측의 NLL(북방한계선) 불과 0.2마일(약 321m) 떨어진 해상에서 (동생이) 체포돼 죽임을 당하는 억울한 일이 왜 일어났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거론하며 “제 동생을 돌려달라”고도 했다.
 
이 씨는 동생의 실제상황을 공유받지 못한 채 소연평도 해상 수색작업에 참여 중이던 당일을 회상하며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예컨대“22일 우리의 군은 실종된 동생의 간절한 구조를 외면한채 그 골든타임때 (동생이 근무했던 어업지도선 내부의) 구명동의(救命胴衣)의 숫자를 확인했고, ‘북한과 비상연락이 안 된다’고 했지만 현장에는 ‘NLL을 가까이 왔다’고 해서 (북측이) 무전 교신으로 경고방송을 했고 우리군은 바로 대응방송을 했다”는 것이다.
 
이 씨는 국방부와 해경의 ‘자진 월북’ 발표를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동생은 오랜 시간 선장을 했고 국가공무원으로도 8년 동안 조국에 헌신하며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애국자였다”며 “이런 경력의 소유자를 월북으로 몰아가는 정부에게 묻고 싶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디 있는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씨는 이어진 외신기자들과의 질의 답변에선 “아마 외신기자 여러분들이 그동안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 법치국가임에도 이번 동생의 사건을 보고 반영되는 상당히 심각한 인권말살 그리고 정부의 행태들이 비현실적이다’ 라는 것을 많이 느끼셨을 것이다”고 정부 비판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동생의 최초 실종 이후 8일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정부와 유관기관 그 어떤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연락을 받은 적 없다”며 “지난 토요일 해수부 장관 명의의 위로 서한, 딱 종이 한 장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이는‘한국정부가 파악한 정보에 대해 발표하기 전에 형님 등 유가족에게 설명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 씨는 “보통 실종했거나 사건 사고가 나면 정부 당국자와 대통령께서는 가장 먼저 위로의 말씀이나 손을 내밀어 준다. 그런데 서로 양측에, 기자회견 내용을 듣고 또 저도 기자회견으로 듣는, 달나라 정도 거리에 있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까지 내비쳤다.
 
그는 이날 해경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관해서도 “짧게 말해 논픽션, 허구”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그 (월북이라는) 발표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조사와 시뮬레이션을 통한 방법을 여러가지로 제시하는 것인데, 뭐가 급했는지 정부가 또 다시 월북이라는 프레임을 들씌우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의 언급 중 “논픽션”은 외신기자들에게는 본래 취지를 반영해‘완전한 허구(Completely Fiction)’로 통역 전달됐다.
 
이씨는 또 ‘실종자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 등을 확인했다’는 해경의 발표에 “동생은 36시간 동안 물 속에 잠겨 사경을 헤매고 북한에 잡혀 있었다”며 “총을 겨누면 저 조차도 진실이 아닌 거짓을 말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동생이 죽기 이틀 전, 통화를 했는데 월북에 대한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았고, 그에 대한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군과 정부의 수색작업을 놓고도, 이 씨는 자신이 지난 21일~23일 수색에 동참했을 때 해군·해경함정과 헬기 등을 동원해달라는 요청을 외면하던 정부가 지금은 “제가 시키지도 않고 요청하지도 않는데도 불구하고 수색세력을 4배, 5배, 심지어 10배로까지 늘리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는 “지금 이게 저와 싸우자는 건지, 아니면 살인을 해놓고 장난을 치자는 건지 이해가 잘 안 간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이밖에 이 씨는 남북한 공동수색을 비롯해 북한의 협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도, “정부는 지금 가장 협조해야할 이 부분도 아예 입다물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고 동생의 신원은 밝히지 않는 배경에 대해선 각각 “진실규명을 위해서” “아직 어린 조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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