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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서해상에서 한국 공무원을 총격 살해한 사건에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한국과 북한이 협조해 사건에 대해 즉각적이고 공정하며 효과적인 수사에 착수하고 조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라비나 샴다사니 OHCHR 대변인은 지난달 30일(미 현지시간) 이같이 밝히고 “국제 인권법에 따르면 국가는 이런 사건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수사를 진행할 의무가 있다”며 “생명권을 위반해 자의적으로 생명을 앗아간 것인지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조사 과정에서 위법 행위에 대한 증거를 발견하면 국제 인권법에 따라 관련자에 책임을 묻는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며 “향후 유사 사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샴다사니 대변인은 “비극적인 사고로 OHCHR은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유가족과 대중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북한에 사망자의 유해와 유류품을 유가족에게 돌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도 RFA에 “이 사건에 관여하기 위해서는 유가족의 공식적인 요청이 필요하다”고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투명한 수사를 진행해 유가족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당국은 북한 입국자를 사살하는 정책이 있다면 이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한국 정부에도 “한국도 이 사건을 더 조사할 조치를 취해야 하며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불법적인 살해를 초래한 북한 정책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중요한 몸짓이지만 사과는 아니다”며 “(대남 통지문에서) ‘북한 병사가 지시·규정을 어기지 않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이런 발언은 끔찍한 인권 유린의 책임이 총격을 가한 당사자뿐 아니라 북한의 더 높은 권력자에게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며 “긴박한 위협이 없는데도 민간인을 자의로 살해하는 것은 세계인권선언에 저촉되고, 생명권에 관한 제네바협약도 위반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퀸타나 보고관은 또 북한이 피해자의 시신을 불에 태웠거나 유실했다면 ‘생명 경시’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북 의사와 관계없이 민간인을 구조해 코로나19에 대한 검사를 하고 망명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적법한 절차라는 취지다.
한편 국내에서도 문재인정부의 사건 대응에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KBS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달 26~28일(한국시간)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에 대해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설문에 응답자의 68.6%가 ‘잘못했다’를 선택했다.
‘잘했다’는 응답은 21.8%에 불과했다. 모름·무응답은 9.5%였다. 연령·지역과 상관없이 ‘잘못했다’는 응답이 더 많았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잘못했다’가 48.8%로 ‘잘했다’ 39.4%보다 높았다.
문재인정부의 대북 정책 평가 설문에선 54.9%가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고,‘잘하고 있다’ 응답은 40.0%에 그쳤다. 다만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지지층은 각각 74.9%와 69.6%가 ‘잘하고 있다’고 높은 지지를 보냈다. 반면 지지정당이 없는 이른바 '인지적 무당층'은 77.0%가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면접원에 의한 전화면접 조사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0.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기호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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