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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모든 사람에게 가장 든든한 울타리고 사랑이면서 영원한 쉼터다. 부모가 없는 고통은 그래서 상대적으로 더욱 크고 깊다. 하지만 부모가 있더라도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다면 그 고통은 더 크다. 어릴 적 친부모와 양부모 사이에서 갈등하며 초등학교 4학년을 자퇴한 뒤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자란 한 아이는 청소년 시절 삶과 사회에 대한 반감으로 똘똘 뭉친 반항아가 될 수밖에 없었다.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그 아이는 구두닦이, 김밥장사 등을 해가면서 호구지책 연명을 했다. 이후 고향을 찾아 내려갔지만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곳이었다. 심지어 가족까지 원망스러웠던 그 아이는 어느덧 성장해 번듯하게 건설사업으로 성장해 돈을 벌었다.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부원장으로 있는 곽명구씨(44)의 얘기다. 곽 부원장은 이후 자신의 유년과 청소년 시절을 회상하면서 청소년들을 반듯하게 키우는 일과 사회에 봉사하는 꿈을 꾼 뒤 그것을 실천에 옮겼다. 곽 부원장의 소중한 꿈이 이뤄진 셈이다. 예전의 악몽 같았던 삶의 시기에 오히려 약자를 돕는 길을 배웠다는 곽 부원장은 진실로 남을 돕고 청소년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었다. 그는 20년 넘게 ‘서민을 위한 사회 봉사대’를 만들어 남모르는 실천을 해오고 있다. 곽 부원장은 이웃에 대한 봉사에 매진하기 위해 건설사업까지 손을 놓았을 정도다. 그는 지금 하는 일이 더없이 좋고 행복하다고 했다. 자신의 불행했던 시절을 극복하고 사회를 위해 사심 없이 일하고 있는 곽 부원장을 만나 그의 지난 인생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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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명구 부원장(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스카이데일리
“집에 오니까 좋으냐?” “아니요, 서울 부모하고 있을 때가 더 좋아요” 어릴 적 부모 곁을 떠나 서울 양부모 밑에 있다 7세 때 친부모에게 돌아왔을 때 어머니와 그가 한 첫 대화였다.
“오랜만에 만난 부모와 형제들이었지만 서먹서먹한 상태에서 무척 당황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누가 친부모인지 어린나이에 헷갈렸던 거죠. 그 때부터 내게는 거리가 집이었고 안식처 였습니다”
그는 씁쓸하게 웃으면서 자신이 가장 아끼는 차(茶)라면서 기자에게 ‘청미 차’(내덩쿨)를 내놓는다. 그는 “머리가 맑아지고 간 경화 등 간(肝)을 보호하고 또 골절 생성에도 아주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기자는 찻잔에 차를 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짜릿한 느낌이 들었다. 고아 아닌 고아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주인공은 지금도 혼자다. 반쪽짜리 신세다.
그가 젊은 날에 덧없는 꿈과 고독한 환상, 화염 같은 고통이 부딪치고 얽히는 삶의 길목에서 긴 세월 방황을 했던 것이 바로 어린 시절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느껴지게 했다.
친부모 품 돌아왔지만 초등학교 4학년때 자퇴
경기도 안성이 고향인 곽명구(1969년생, 44세)씨는 2남4녀 중 다섯 번째 차남이다. 건설업으로 성공한 뒤 그는 지금 청소년들의 정신적 방황을 돌보면서 상담도 하고 봉사도 하는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부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 곽 부원장은 건설사업으로 성공한 뒤 현재 청소년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한 활동으로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부원장 직을 맡고 있다. 20년이 넘게 서민을 위한 봉사활동도 남모르게 실천 중이다. ⓒ스카이데일리
특히 곽 부원장은 20년 넘게 ‘서민을 위한 사회 봉사대’를 만들어 이웃을 진정성 있게 돕는 활동에 적극 나서 왔다.
“다시 부모 품으로 돌아왔지만 가족들의 차가운 시선과 함께 학대, 외면 등으로 세상을 외면하는 외톨이 같은 삶을 살다보니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생활을 접어야 했습니다. 그 영향으로 신체 건강함에도 불구, 병역을 필하지도 못했지요. 제 기구한 운명은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낳은 부모, 키워준 부모 사이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가 없었죠”
“12세 때 학교를 중단하고 무작정 아무도 없는 서울로 올라와 양 부모를 찾으려 했으나 찾을 길이 막연했지요. 호구지책으로 낮에는 구두 통을 메고 다니면서 구두 닦기를 하고 저녁엔 가리봉 시장에서 김밥 장사를 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살았습니다. 가족과 세상을 원망하며 살았지요”
곽 부원장은 그러나 아무도 반겨주는 사람은 없지만 고향에 대한 향수병에 시달리다 15세가 되면서 고향 땅인 안성으로 다시 내려갔다. 그는 그 당시의 어려움이 떠오르는지 긴 한숨을 몰아쉬었다.
“막상 고향에 갔지만 예상했던 대로 부모는 물론 형제들조차 반겨주지를 않더라고요.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유흥업소 일을 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청소년 시절 사회적 반감에 약자 돕는 길 알아
사회에 대한 반감으로 청소년 시절 힘만 강하면 약자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귄위에 대항하는 싸움을 일삼으며 불행한 삶을 살아온 곽명구 부원장.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교통사고를 냈는데, 응급조치를 취했음에도 뺑소니로 몰려 1년 동안 ‘영어의 몸’이 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 마음이 울적할 때 곽 부원장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인근 절이나 산 또는 강을 찾아 심신을 새롭게 가다듬는다. <사진=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앞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모르면서도 정녕 짐작도 못하면서 인생의 다음 모퉁이를 열심히 돌고 또 도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 마다 인간의 한계를 느끼며 회의감이 들 때도 많았지요. 물론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와 희망을 갖고 새 모퉁이를 도는 것이겠죠. 삶이란 그래서 늘 가슴 설레는 여정인 것 같습니다”
곽 부원장은 하얀 이를 내보이면서 웃으며 말하고 있지만 왠지 가슴이 메여오는 말로 다가왔다.
“내 삶은 꾸준한 노력의 연속이었습니다. 학력이나 병역을 필하지 못한 것 때문에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을 깨려고 부단히 애썼지요. 그래서 주위에서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리는 것도 아랑곳없이 내 작은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어린 시절 한 때는 시인이 되고 싶은 꿈도 꾸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 그나마 글짓기를 잘해서 동기들로부터 주목을 받기도 하고 선생님께 유일하게 칭찬 받은 것도 글짓기였다.
그래서 사회에서 약자를 보호하며 진실을 밝히는 기자를 동경하는 꿈도 꾼 적이 있었지만 그 작은 꿈들은 헛꿈이 돼 연기처럼 날아 가버렸다며 아쉬운 마음을 내보인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사람이 사실 이 세상에 얼마나 되겠습니까? 기회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는데 잡지를 못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만 그 기회가 우연히 제게 왔고 나는 그 기회를 잡았던 것입니다”
방황 끝내게 해준 건설사업서 성공 거둬
▲ 곽 부원장은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권유로 시작한 건설사업에서 성공을 이룬다. ⓒ스카이데일리
곽 부원장은 “돈에는 그리 욕심이 없지만 일에는 남다른 욕심이 강해서 한 번 하고자 한 일은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성격이다”고 말하면서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어 그는 공부가 쉽지만은 않았지만 늘 학구열이 식지 않았다고 귀띔한다.
“서툰 기술로 늘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실수투성이로 구박도 많이 받았지만 이를 악물고 무식하다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연구했습니다. 특히 여기서 쫓겨나면 그 어디에도 내가 있을 곳이 없다는 마음으로 강하게 견디어 왔습니다.
“남이 쉴 때도 기술관련 서적을 보며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건설업에 뛰어든지 3년 만에 작지만 종사자가 아닌 경영자로 바뀌었고, 그 이후 건설업을 성장시켜 돈을 모았지요”
그런 그는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인생길이었지만 서둘지는 않았다고 말을 한다. 곽 부원장은 “밥이 뜸이 들어야 제 맛을 내듯 제 맛을 내기위해 인내하며 때를 기다렸고 지금도 그 꿈이 실현될 날을 기다리며 그 꿈의 결실을 위해 오늘도 하나하나 준비해 가고 있다”고 강한 삶의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나 건설업 성장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건설 사업을 하면서 ‘직원 윌급을 모두 갖고 도주한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다행히 범인이 잡혔지만 한 사람의 삶을 생각해 막대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용서를 해주기도 했다고 그는 말한다.
경제적 여유 이후 사회봉사 마음 먹고 행동
▲ 초등학교 4학년 중퇴가 학벌의 전부인 곽 부원장은 그로인해 온갖 인생의 고초를 겪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약자를 배려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스카이데일리
특히 많은 봉사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청소년 봉사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가만히 보면 내 경험을 보더라도 모든 청소년 문제의 공통된 원인은 가정인거 같아요. 가정이 모여 사회를, 나라를 이루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방황하며 타락해 꿈을 잃고 반항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청소년들을 밝은 사회로 이끌어내야 하는 게 어른들의 몫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갖고 있는 달란트에 자부심을 갖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이제 제가 그 꿈을 이루도록 노력 할 것입니다”
곽 부원장은 이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지난 해 건설사업도 정리했다고 한다. 자신의 작은 힘이지만 고향을 위해 조건 없이 헌신하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저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분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많은 분들이 저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구나 하시면서 반갑게 대해주십니다. 항상 낮은 자세로 생활에 임하고 있거든요”
요즘은 나눔을 통해 즐거운 삶을 누리고 있다는 곽 부원장은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나 약자를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특히 독거노인이나 결손 가정의 아이들을 위로하고 미약하나마 그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감사하고 삶의 보람을 느낀다며 웃는다.
곽 부원장은 “그들과 함께 하면서 피부 깊숙이 스며드는 것은 그들이 물질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곁에서 함께 하는 것을 더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래서 늘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축축해 질수 밖에 없다”고 말 하면서 잠시 아픈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이를 먹으면서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게 되고 사회봉사 활동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머지않아 추석이 다가 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불우이웃 몇 가정을 선정해 예전처럼 쌀과 떡 그리고 생필품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꿈을 이루려 바쁘다면 보면 불평이 있을 수 없죠”
▲ 자신의 본업인 건설업까지 접고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는 곽 부원장. 봉사활동을 마치고 회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저도 한 때는 불평, 불만도 많았고 또 부모도 원망하며 환경을 탓하고 방탕한 생활을 해왔던 시절이 있었지요. 그러나 꿈을 갖기 시작한 이후 내 삶은 완전히 바뀌었지요. 세계가 모두 내 꿈을 위해서 설치된 무대 같은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꿈을 이루느라 바쁘게 살다보니 환경을 불평할 틈도 없고 외로워 할 틈도 없어요”
곽 부원장이 이웃사랑, 특히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으로 봉사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건설 사업까지 정리하면서 열정을 쏟는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해준다. 다시 말해 사람으로의 사람 도리를 하고 싶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동안 자신이 하는 일이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조용히 사랑을 실천해왔다고 쑥스러워 한다.
이 같은 곽 부원장의 사회봉사 활동은 어릴 때부터 가난한 환경과 불우했던 가족관계에서 사랑의 결핍을 크게 느낀 것이 동인이 된 듯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이냐고 묻자 그는 “항상 위기를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았다. 이제는 봉사활동에만 전념하고 싶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것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무엇인가 고향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꿈을 향해 나아갔으면 하는 당부의 말에 곽 부원장은 “꿈은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고 밝혔다.
▲ 평생 외로움과 사투해 온 곽 부원장은 이젠 이웃과 함께 호흡하면서 외롭지 않다고 한다. <사진=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뒤늦게 느낀 것이지만 죽을 때는 아무것도 갖고 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 그런 뜻으로 두 손을 편 채로 가지 않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처음부터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편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지금 마음을 비우는 훈련을 하다 보니 갈수록 더 마음이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지는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곽 부원장은 “지금은 비를 맞지만 그칠 때가 있듯이 우리의 삶도 그런 게 아닌 가요”라고 반문도 했다.
경희대학교언론정보대학원 총동문회 명예이사로도 활동하는 곽 부원장은 겉으로 보이는 내성적인 모습보다 내면에 강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기자에게 그는 “떠나보내고 또 새로운 것을 찾고 돌아가는 게 우리의 삶의 이야기가 아닐 까요”라며 의미 있는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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