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지 말란건지…“상법 개정, 전세계 유례없는 기업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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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전세계 기업 지배구조 규제 글로벌 비교…“상법 개정 신중검토해야”
“의결권 제한·다중대표소송·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해외 입법례 찾기 어려워”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0-29 13:04:17

▲ 감사위원 선임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을 강화하고 다중대표소송과 감사위원 분리선출까지 도입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이는 해외에서도 입법례를 찾기 힘든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테헤란로. ⓒ스카이데일리

감사위원 선임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을 강화하고 다중대표소송과 감사위원 분리선출까지 도입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이는 해외에서도 입법례를 찾기 힘든 과도한 기업 규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G5 국가의 관련 법제를 살펴본 결과 감사위원 분리선임이나 대주주 의결권 제한은 입법례를 찾을 수 없었다고 29일 밝혔다.

주요 국가에서는 감사위원은 이사회에서 선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감사위원을 외부 세력이 맡을 경우 이사 및 감사로서의 막강한 권한 때문에 기업 기밀이나 핵심 기술 유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한국처럼 상법에 감사위원 선출방식을 강제하는 것은 세계 유례가 없는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위원 선임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조항도 한국에만 존재한다. 해외 헤지펀드들이 우리 기업의 경영권을 공격하는데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03년 SK와 소버린의 경영권 분쟁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소버린은 대주주 의결권 3% 제한을 역이용해 SK 경영권 확보에 나섰고 SK는 이를 막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소버린은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시세차익, 배당금 등 9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얻고 철수했다. 투자금액의 4배 이상이다.

전경련은 이처럼 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정부 개정안처럼 감사위원 분리선출까지 도입될 경우 외국계 기관투자자 연합이 시총 30위 기업 중 23개 기업 이사회에 감사위원을 진출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우려했다. 특히 삼성,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릴 경우 파장이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다중대표소송제도 자회사의 독립된 법인격을 부인한다는 점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게 전경련의 입장이다. 미국, 영국의 경우 자회사를 독립법인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판례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프랑스, 독일 등은 다중대표소송을 불인정한다.

일본의 경우 100% 완전모자회사 관계에 한해 다중대표소송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모회사 주주가 지분 1% 이상 6개월 이상 계속 보유해야 하는 등 청구권자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 한국이 다중대표소송을 50% 초과 모자회사 관계에 적용하려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G5 국가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기업 지배구조 규제에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다”며 “대주주 의결권 제한이나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세계적 유례가 없는 지배구조 규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규제 강화는 신중한 검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사의 권한은 △대표이사 선임 △중요자산 처분·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유상증자 △사채발행 △이익배당 △합병·분할 등의 결정 권한 등이다. 감사위원의 권한은 △회사 영업에 관한 보고 및 조사권 △각종 서류 및 회계장부 요구권 △경영진의 경영판단에 대한 타당성 감사권 △자회사에 대한 영업보고 요구권 △이사회 소집 청구권 △주주총회 소집 청구권 △각종 소 제기권 등이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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