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완화 논란에 김종인 “말도 안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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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상속세 없애 달라’ 청와대 국민청원에 2만명 이상 동의
이건희 18조 재산에 상속세 10조…‘합리적 조정’ 필요 의견도
金 “법에 정해진대로 하면 돼”… 정의당 "일고의 가치도 없어"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0-29 13:36:00

▲ 과도한 상속세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의힘 당사. ⓒ스카이데일리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재산에 부과되는 상속세가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상속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법 개정에 선을 긋고 있는 모양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삼성 상속세 없애주세요’라는 청원글에 약 2만4000명의 국민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우리나라는 재산 18조원 중에 10조원을 상속세로 가져가려 한다”며 “이게 말이나 되나”고 밝혔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등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증여금액이 30억원을 넘을 경우 최고세율 50%가 매겨진다. 주식 외 부동산 등 다른 재산에 대한 세율은 50%가 적용된다.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약 18조원으로 이를 모두 물려받을 경우 납부해야할 상속세는 10조원을 넘어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의 최고 상속세율은 40%, 독일은 30% 수준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상속세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5월 국회입법조사처도 21대 국회가 검토해야 할 주요 입법·정책 현안으로 “명목 상속세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재계에서도 꾸준히 상속세 인하 등을 요구해 왔다. 기업을 승계할 때 상속세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 기업인들이 기업 물려주기를 포기하고 매각을 고민하는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자유시장 가치를 지향해야 할 국민의힘 김 위원장부터 상속세 완화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그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으로 정해져 있기에 국세청 절차에 따라 부과하면 되는 것이다”며 “정치권에서 이렇다 말할 필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상속세 인하 등과 관련해 논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역시 상속세 완화와 관련해 “기업의 세금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싶은 친기업, 친재벌적인 본성이야 알겠지만 자중하길 바란다”며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다”고 비판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조성우 기자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