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 현지 고가 전략…브랜드 가치 제고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건설·자동차

중국 시장서 팰리세이드 5000만원에 판매…국내 대비 1500만원 비싸
관세 15% 부담 불구 정상 가격 유지해 중국 내 현대차 위상 회복 기대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0-29 17:58:47

▲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판매 중인 팰리세이드의 가격은 이륜 구동 모델 기준 29만8800위안(약 5043만원)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팰리세이드를 국내보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키로 했다. 현대차의 중국 내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해 현지 생산한 베이징현대차가 아닌 한국서 수입한 현대차의 이름으로 제 값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중국에서 판매 중인 팰리세이드의 가격은 이륜 구동 모델 기준 29만8800위안(약 5043만원)으로 나타났다. 사륜 구동 모델 2종의 경우 가격이 31만800위안(약 5240만원), 32만9800위안(약 5560만원)에 이른다.

국내 판매 중인 팰리세이드 가격은 3573만원부터다. 중국 현지 가격과 비교했을 때 국내 판매 가격이 1500만원 가량 저렴한 것이다.

이에 팰리세이드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구가했다. 차급과 성능에 비해 가격이 낮게 형성된 것이 국내 소비자의 선택을 높이는데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달리 중국에서는 팰리세이드 가격을 높게 책정해 ‘현대차는 싼 차’라는 인식을 없애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대차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 차종으로 팰리세이드를 선택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상품성이 검증된 데다 대형 SUV를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에도 맞기 때문이다.

이번 전략에서 현대차는 베이징현대를 통한 현지 생산이 아닌 현대차그룹중국지주회사(HMGC)가 직접 수입하는 방법을 택했다. 중국 로컬 브랜드인 베이징현대차 이름이 아닌 현대차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다만 관세가 염려된다. 중국은 수입차에 1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수백만원 가량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현대차는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 수입 모델을 연이어 출시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과도한 현지화로 인해 브랜드 가치가 하락했다고 보는 것 같다”며 “베이징현대가 아닌 현대차에 대한 높아진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6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도 중국 시장 회복을 위해 제 값 받기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정상적인 시장 가격이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며 “신차·수익성 위주의 운영으로 과거 중국 시장에서의 위상을 회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내년 중 중국 현지에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일각에선 고가 전략이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이 현대차의 높은 가격을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는 현대차가 더욱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