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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 1년 6개월여가 지난 2009년 10월 18일 이름이 다소 생소했던 ‘한국정책금융공사’(KOFC)가 출범했다. 당시 산업은행에서 분리된 정책금융공사가 다시 4년 만에 소위 ‘원대복귀’ 형식으로 재통합하는 방안이 최근 확정됐다. 금융위원회가 조만간 발표할 ‘정책금융개편안’에 이 같은 통합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2009년 결산당시 94명이던 임직원이 올해 2/4분기 현재 353명으로 약 3.8배나 증가해 인력 전원을 100% 고용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해체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그동안 “신(대통령)이 내린 신(고액연봉 등 수혜)의 직장”이라는 평판을 들어올 정도로 최고의 직장이라는데 대해 자타가 인정해 왔다. 하지만 본연의 업무인 중소·중견기업 자금 조달·지원 등의 업무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기관장의 연봉이 2009년 출범당시 1억6000여만원에서 매년 치솟아 2012년에는 5억원을 넘어선 것도 논란의 화두에 있었다. 직원 1인당 평균 연봉도 매년 올라 8000만원을 넘어섰고 신입직원도 4000만원 이상인 것 등이 눈총의 대상이었다. 정권의 전위기관이 받는 혜택이 아니냐는 비아냥은 그래서 나왔다. 일각에서는 ‘MB 정책금고’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권력형 공공기관의 전형을 보여주었다는 비판까지 대두됐다. 새 정부가 이를 원점으로 회귀 내지 해산시키려 하는데는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산은 재통합과 관련한 내용과 공사의 주요 경영현황 및 산은과 관련된 지배구조, 논란이 되는 주요 이슈 등을 종합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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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 시설 ‘권력형 정책금융’이라는 논총 속에 설립된 한국정책금융공사가 결국 4년만에 산업은행으로 다시 재통합되면서 사라지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이 같은 방침을 확정했다. 사진은 여의도 한국정책금융공사(위) 및 서울 중구 태평로의 금융위원회 전경. ⓒ스카이데일리
이명박 정부 ‘독립형 금고’ 새 정부 없앤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찢고 합치는 ‘부처 이합집산의 해프닝’이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금융부문에서도 일어나게 됐다.
20일 금융당국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산업은행에서 분리·출범한 한국정책금융공사(KOFC)가 불과 4년 만에 다시 재통합 되는 방안이 확정돼 조만간 공식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만든 ‘정책금융체계 개편안’을 마무리 짓고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빠르면 내주 중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며 “앞서 지난 4월말부터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태스크포스’가 가동돼 정책금융공사와 산은의 재통합 방향을 논의해 왔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태스크포스를 통해 정책금융공사의 대내 정책이 중복될 뿐만 아니라 정책금융 기관이 분리돼 있어 대내외 금융지원 ‘원스톱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대내 정책금융 관련 업무는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각각 나눠서 맡아 왔고, 대외 정책금융은 무역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 등이 분담해 왔다. 이를 위해 수출입은행 및 무역보험공사는 물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은 현 체제를 유지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지주 해체에 산업은행 민영화 행보 촉각
▲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산은 통합 이후 민영화 수순을 밟기 위해 탄생했던 산은금융지주도 해체될 수순을 밟는다. 산은 계열 자회사를 비롯한 손자·증손·고손 회사들이 즐비한 지배구조의 정점에 다시 산은이 설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여의도 산업은행과 KDB금융그룹 본점 전경. ⓒ스카이데일리
이번 정책금융공사의 흡수·합병과 함께 최대 관심사항은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전제로 만들었던 산은 계열 지배구조 정점의 ‘산은금융지주’를 해체하는 수순이다.
산은금융지주는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출범한 열흘 뒤인 지난 2009년 10월 28일 한국산업은행을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당시 산은금융지주는 회사의 지배 내지 경영관리 등을 사업목적으로 내세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산은금융지주는 대한민국정부 9.74%, 한국정책금융공사 90.26% 등의 지분구조를 갖고 있다. 사실상 정책금융공사가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 및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하지만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지분은 기획재정부 90.8%, 국토부 9.2% 등의 대한민국 정부가 100% 소유한 구조로 돼 있다. 따라서 산은금융지주 또한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정부가 100% 지배하는 공공기관이다.
DART를 보면 산은금융지주의 자회사(종속기업, 2012년 12월 31일 기준)로는 한국산업은행(100%), 대우증권(주)(43.0%), 산은캐피탈(주)(99.92%), 산은자산운용(주)(100%), 한국인프라자산운용(주)(84.16%) 등이다.
이들 자회사 밑으로는 수많은 손자회사 및 증손·고손회사 등이 즐비하게 있다.
▲ 산은캐피탈(주)은 현재 산은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산은금융지주는 한국정책금융공사가 90.26%, 대한민국 정부가 9.7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산은캐피탈 본점 전경. ⓒ스카이데일리
따라서 산은금융지주가 해체될 경우 지배구조는 한국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정부가 정점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 ‘정부 투자기관’이라는 위상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가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는 산업은행에 흡수·통합될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지분이 어차피 100% 대한민국 정부지분일 뿐만 아니라 산은금융지주 또한 정책금융공사와 대한민국 정부 지분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MB정부 시절 산업은행은 민영화를 강력히 추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좌절됐다. 이 과정에서 MB의 최측근 금융인맥이었던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예금이자를 늘리는 등의 정책으로 확장해 나가면서도 국책은행의 특권을 누려 비난을 받았다.
이도저도 아니었던(반민반관) 산업은행이 다시 정책금융공사의 흡수·통합을 계기로 정부 기관으로 굳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민영화가 추진될 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게 됐다.
새로운 업무분장은 기존의 중소·중견 지원업무를 산은이 맡으면서 선박을 비롯한 자원개발, 항공기, 인프라 등의 수출지원 대외 정책금융은 수출입은행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산은금융지주 해체 후 KDB대우증권, KDB생명 계열사들은 매각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다만 대우증권은 우리투자증권 매각이 진행 중이어서 그 시기가 다소 조율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모호한 정체성 출범 ‘청와대 정책금융’ 비아냥도
▲ MB의 최측근 금융맨이었던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산업은행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어중간한 ‘반민반관’의 지위를 누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스카이데일리
정권이 바뀌면서 단기간에 다시 해체수순을 밟게 될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지난 2009년 10월 18일 이명박 새 정부가 당찬 의도를 갖고 의욕적으로 출범시켰었다.
앞서 같은 해 4월 한국정책금융공사법이 공포되고 6월에는 한국정책금융공사법 및 동법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공사가 탄생할 기반이 마련됐다.
정책금융공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출범 이후인 10월에는 제1대 유재한 사장이 취임한데 이어 12월에는 산은지주 지분 14조9000억원(90.3%)의 출자가 이뤄졌다. 현재는 ‘알리오’에 따르면 총 납입자본금 15조원을 기재부와 국토부가 100% 소유하고 있는 구조다.
이처럼 정책금융공사는 외견상 대한민국 정부라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었지만 그 중심에는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이 자리하고 있어 일각의 ‘청와대 정책금융’이라는 비아냥을 감수해야 했다.
실제로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설립 초기부터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다. 주된 업무 중 하나인 중소기업 지원의 경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과 중복돼 그 구분이 애매모호했기 때문이다.
▲ 자료: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 ⓒ스카이데일리
국정감사에서는 정책금융공사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지원액 중 상당부분이 중소기업 보다는 대기업에 편중된 산업에 지원해 온데 따른 비난의 화살이었다.
공사는 이에 대해 공사설립 이후 3년간 중소·중견기업 지원 예산규모가 총 공급액의 47.5%에 달했다고 반박했지만 이 조차도 많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중소업계의 불만이다. 공사가 가장 중요하게 내세우는 업무 중 하나가 중소·중견기업의 지원과 육성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하고 지역 개발,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등을 주요 업무로 표방해 왔다.
또 금융시장 안정 및 지속 가능한 성장 촉진 등 국민경제의 발전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관리해 국가 경쟁력 강화와 성장잠재력 확충을 통한 고용창출, 금융산업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업무목표를 내걸어 왔다.
기관장·직원·신입직원 ‘신의 직장’ 다운 고액연봉
임직원들의 고액연봉도 논란의 중심이 돼 왔다. 우선 알리오에 따르면 임직원 수만 해도 2009년 출범 결산당시 94명이 올 2/4분기 현재는 353명으로 무려 3.8배나 증가했다.
▲ 자료: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 ⓒ스카이데일리
또 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010년 7861만원, 2011년 8122만원, 2012년 8584만원 등으로 증가해 왔을 뿐만 아니라 올해 예산도 지난해 보다 증액된 8633만원으로 잡혀 있다.
신입직원 역시 1인당 평균 2009년 2886만원이었던 것이 2010년 3134만원, 2011년 3740만으로 급증하다가 2012년 4000만원대를 넘어 그해 4202만원, 2013년 4310만원(예산) 등의 증가추이를 보였다.
신입직원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보면 서울대와 연·고대 출신 등 명문대 비중이 많고 지방대 출신이 상대적으로 작아 비난을 받았다. 직원과 신입직원의 연봉만 보면 가히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평판이 틀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런 기관에 명문대생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 자료: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 ⓒ스카이데일리
기관장 연봉은 설립 이후 상여금이 수억원씩 더해지면서 매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급격히 증가, 절대액수가 많아졌다. 2009년 출범 당시 1억6131만원이던 기관장 연봉이 2010년 2억1302만원으로 오르고 2011년에는 두 배가 넘는 4억6033만원으로 치솟았다.
2012년에는 결국 5억원을 돌파한 5억109만원이 책정돼 공공기관 중 최고수준의 대우가 주어졌다. 논란의 와중에 올해 기관장 예산은 1억8114만원으로 대폭 떨어졌다.
부채·자산 수십조 증가 속 적자 5000억 발생
경영상황에서도 2009년 22조3882억원이던 부채가 2010년 33조6189억원, 2011년 40조193만원, 2012년 49조2401만 등으로 크게 증가했다. 설립 당시 대비 4년 만에 부채가 26조원 넘게 증가했다.
물론 같은 기간 자산도 40조5087억원에서 71조2987억원으로 약 30조원 증가하기는 했지만 단기간에 방만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다.
▲ 자료: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 ⓒ스카이데일리
연도별 영업이익을 보면 이 같은 우려가 드러난다. 2009년 설립당시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117억원을 보인데 이어 2010년에도 4425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2011년에는 4033억원 흑자를 나타냈지만 다시 2012년에는 다시 3803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4년간 누적으로 보면 5000억원이 넘는 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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