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희망 꺾는 도 넘은 기업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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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희망 꺾는 도 넘은 기업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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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범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1-10 00:02:33

청년 일자리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기준 20~30대 청년층의 비경제활동 인구는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구체적으로 20대 251만2000명(14.6%), 30대 166만3000명(9.9%)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가 넘는 인구 가운데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을 말한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할 의사가 없이 쉬고 있는 인구로 전업주부, 연로자, 취업준비생, 진학 준비자, 구직 포기자 등이 대표적이다.

취업의사가 없는 ‘쉬었음’ 인구도 1년 전보다 28만9000명 증가한 246만2000명으로 지난 2003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가 17.7%, 30대가12.1%를 차지했다. 쉬었음 인구 3명 중 1명이 20~30대 청년층인 것이다. 청년층이 느끼고 있는 무력감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청년들이 취업을 포기하는 걸 단순히 청년들의 의지박약 탓으로 돌릴 수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대기업 네 군데 중 세 곳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신규채용 계획이 없다. 청년들이 원서 낼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청년 개인의 탓으로 돌릴 순 없다는 얘기다. 실제 전경련에 따르면 대학가에선 올해 졸업하면 절반 이상인 55.5%가 취업하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때보다 크다는 것이다.

결국 청년실업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고용여력이 있는 기업이 늘어나야 되는데, 정작 정부는 오히려 청년들의 실업을 높이는 규제일변도 정책을 내놓고 있어 우려된다. 더욱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대미문인 마이너스 성장이 점쳐지는 만큼 청년실업률은 지금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특단의 경제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 소비와 수출, 투자, 고용 등 주요 경기지표가 모두 암울한 상황인 만큼 무엇보다 경제심리를 호전시키는 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선 그간 규제일변도였던 정부의 반기업 정책 노선을 수정하는 게 필수다. 그런데 오히려 국회엔 노동경직성을 심화시키고 기업에 추가 인건비를 안기는 법안들만 다수 발의돼 있다. 실업자와 해고자도 노조에 가입시킬 수 있는 노조법 개정안부터 상시업무 직접고용 강제법 등이 대표적이다. 노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노동경직성만 강화돼 신규채용은 위축되고 노사갈등의 씨앗만 커진다. 직접고용을 강제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기업의 자유로운 인력운용을 제약해 신규채용을 어렵게 만든다.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감없이 기득권 지키기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내세우며 투자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에 손발이 묶인 기업들의 경제심리를 호전시키기엔 역부족이다. 당장 최악의 고용한파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노동시장 개혁이 시급하다. 노동시장 유연성이 높아질수록 청년고용률이 높게 나타나는데,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141개국 중 97위다. 정부의 친노동 정책이 청년들의 희망을 뺏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경제 수장이 언급했듯 경제는 심리라는 말에 적극 공감한다. 그렇다고 근거도 없이 장밋빛 전망만을 내놓기보단 기업주체들이 신나게 투자하고 고용할 수 있게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는 게 먼저다. 그러려면 최근 몇 년간 인상한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을 한시적으로라도 낮추고 고용시장 유연성을 저해하는 경직적인 노동규제 등을 개선해 경제의욕을 높여야 한다.

임현범 hby6609@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