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추천 무산에 與 “법개정 밖에”… 野 “공정후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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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후보추천위 재소집에도 후보 선정 불발… 김태년 “법 개정 추진할 수밖에”
주호영 “추천위원장과 변협회장이 與 대변” 김도읍 “후보, 정치적 중립성 필요”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1-26 15:26:00

▲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 회의. [사진=공동취재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 추천이 무산됐다. 여당과 대한변호사협회(변협) 등은 야당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공수처법 개정을 시사한 반면 야당은 공정한 후보 추천이 필요하다고 맞받았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25일 “끝내 최종적 의견 조율에 이르지 못했다”며 “다음 회의 일자는 정하지 않은 채 종료했다”고 밝혔다.

추천위원인 이찬희 변협 회장은 “(야당 추천위원들이) 무조건 검찰 출신 2명의 조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천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야당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야당 위원) 2명이 비토권(반대)을 행사해서 무산된 결과가 나왔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 양쪽 다 비토권을 내놨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즉각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서 야당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을 시사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26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야당이 비토권으로 회의를 무력화하고 다른 추천위원을 방해해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염원을 저버렸다”며 “법사위를 중심으로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공수처장 추천위 의결정족수를 7명 중 6명 이상 찬성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 요건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추천위원은 여야 추천위원 각 2명씩 4명에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추미애 법무부장관, 이찬희 변협 회장 등 7명이다. 이들 중 사실상 야당 추천 위원 2명을 배제하고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게 민주당 계획이다. 조 처장, 이 회장 모두 친여 성향인 것으로 알려진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법원행정처장과 변협 회장이 민주당 입장을 대변하는 듯하다. 개탄스럽다”며 “민주당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권을 (야당에게서) 빼앗아 자기들 마음대로 임명하는데 길을 깔아주는 게 조 처장과 이 회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추천위원장인 조 처장이 야당 추천위원들의 회의 속개 요청을 거부하고 여당 측 추천위원들과 함께 종료를 선언한 점을 문제삼고 있다. 이 회장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야당 추천위원 한 분의 눈에 보이는 어설픈 지연에 분노했다”며 공수처장 후보 추천 결렬 책임을 야당에 떠넘겼다.

국민의힘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질 공수처장 후보에 중립적 인물을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도읍 의원은 26일 “(여당이) 공수처 조기 출범에 목을 매는 건 악취 진동하는 각종 정권 비리를 막겠다는 것이다”며 “공수처 수사 대상 1호는 윤석열이라는 여권의 오랜 으름장은 빈말이 아니다. 때문에 (공수처장 후보는) 최소한 정치적 중립성, 최소한의 업무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