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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영국 첩보기관서 근무 경력을 가진 냉전시대 스파이 소설의 대가로 잘 알려진 영국 작가 존 르 카레가 12일(현지시간) 폐렴으로 사망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에서 보도했다.
13일 르 카레의 판권 대행자 커티스 브라운은 그가 영국 남서부 콘웰에서 폐렴으로 잠깐 앓다가 운명했다고 발표했다.
커티스 브라운은 그의 죽음이 코로나(코로나19)로 인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고 유족들 역시 폐렴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존 르카레는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비롯한 그의 스파이 소설은 세계 추리 소설계의 고전들이다.
그 당시까지도 문학비평가들이 장르로 여기지 않던 추리소설을 엄청난 작품성을 가진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존 르카레의 소설들은 문학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복잡하고 섬세한 표현과 서정적인 문장들을 통해 도덕적 의무와 배신, 테러, 비밀요원들의 정신적인 고통과 사랑을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르 카레의 캐릭터 중에 단정하고 온화한 신사의 외모에 복잡하고 기만적인 심장을 가진 조지스마일리 같은 스파이 대가는 르 카레가 창조한 20세기 스파이소설의 상징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르 카레의 별세소식이 전해지자 작가 스티븐 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존 르 카레가 89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올해의 이 지독한 환경이 문학계의 거물이자 휴머니티의 위대한 정신을 희생시켰다”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르 카레는 과거 인터뷰에서 스파이의 세계를 “인간의 조건에 대한 한 메타포(metaphor‧은유)”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연애소설, 추리 소설, 정격 문학 따위로 모든 작품들을 규정짓는다면 그 어떤 문학계의 파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이다. 나는 주인공들을 설정하고 그에 대해서 쓰고 싶은 대로 쓸 뿐이다. 나는 내 작품을 스스로에게도 스릴러나 첩보물, 오락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르 카레의 작품은 대부분 영화화 되거나 TV드라마로 제작됐다. 특히 1965년의 ‘스마일리의 사람들’, ‘팅커 테일러’에는 알렉 기네스가 스마일리 역을 맡으며 상징적 캐릭터가 됐다.
르 카레는 과거 옥스퍼드대 재학시절부터 M15라는 영국 첩보기관의 하급 첩보원으로 활동했고 이후 독일주재 영국대사관의 2등 서기관으로 실제는 냉전시대의 최전선인 독일에서 스파이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그의 첫 소설 3편은 그가 첩보원시절에 쓴 것으로 상관들이 본명을 쓰지말고 가짜 이름을 쓰라고 했는 데 그때 생긴 필명이 ‘르 카레’가 생겼고 그는 평생 ‘존 르 카레’란 이름으로 살아야 했다.
르 카레는 그 이름을 선택한 것은 프랑스어를 씀으로써 어딘지 유럽적인 모호하고 신비스러운 울림을 갖게 한 것이라고 과거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다.
르 카레는 인기작가가 되면서 작품에 전념하기 위해 첩보원 생활을 그만두게 된다.
그의 작품은 M16인 제임스 본드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언 플레밍의 본드 시리즈와 비견되기도 하지만 존 르카레의 작품에 등장하는 스마일리와 본드의 세계는 전혀 별개의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왓챠에서 공개된 존 르카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인 ‘리틀 드러머 걸’을 박찬욱 감독이 연출하면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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