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양도소득세 부과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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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받은 땅에 자경농지 양도세 감면 받으려면…1년 이상 농지 근처에 살아야

이재명 필진페이지 + 입력 2021-01-04 11:52:55

경남의 한 농촌에 살았던 A씨는 부모님에게 늘 착한 아이였다.

농번기에는 일손이 부족한 부모님을 열심히 도와줬고 밤에는 밀린 공부를 하며 ‘주경야독’의 생활을 실천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A씨 부모님은 과수원을 구매해 사과농장으로 업종을 바꿨고 A씨는 부모를 떠나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며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던 중 사과과수원을 관리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이 세상을 떠나는 일이 발생한다. A씨 혼자 사과농사를 짓는 어머니를 위해 귀농을 결심했다. 농장 근처의 주택에서 10년 넘게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고 농사도 함께 지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A씨는 농장과 농장근처주택을 상속을 받게 된다. 불행하게도 몇 달 지나지 않아 사과농사를 짓던 A씨에게 신장암이 찾아오게 된다.

암수술까지 받은 A씨는 농장에서 멀지 않은 남동생의 집에서 살기로 한다. 아내와 아이들은 부산에서 살았는데 A씨가 부산 집과 농장을 오고가려면 30분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남동생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암수술을 한 상태인 A씨는 고된 과수원 일을 하지 못하고 기존 본인명의주택과 과수원 땅을 팔게 된다. 아버지로부터 땅을 상속받은 지 20년 만이었다.

다행히 땅값은 많이 올라 앞으로의 경제생활엔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던 A씨에게 뜻밖의 세무서 공무원이 찾아온다.

세무서 공무원은 과수원과 가까운 곳에 위치했던 A씨 주택이 사람의 거주 흔적이 찾기 힘든 사실을 눈치 채고 지나가던 우체부에게 그 집으로 우편이 온 적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전기사용내역도 조회해봤는데 2년 동안 사용량이 전혀 없었다. 또한 과수원을 하려면 농약구입내역이 많아야 할 텐데 집주변에서 구입한 농약구입내역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세무서에서는 김씨가 실제로 농장 인근에 살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양도세를 추징했다. 김씨가 상속받은 땅에 대해 자경농지 양도세 감면을 받으려면 1년 이상 농지 근처에 살면서 경작해야 하는데 거주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A씨가 조세심판원에 국세청의 양도소득세 과세가 잘못됐다고 이의신청을 하게 된다. 세무서는 하이패스 기록까지 다시 살펴보면서 조세심판원에 과세의 적법성을 알렸다. A씨 차량을 직접 운전해서 부산 집과 농장을 오고갔는데 부산에서 농장으로 출발했다가 당일 저녁에 되돌아간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농장 바로 앞 본인 집에서 잠을 잔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조세심판원도 과세관청의 주장을 받아들여 ‘기각’결정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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