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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헌의 스포츠 세상

‘세계 최강’ 한국여자골프의 힘 어디서 나오나

본인의 열정, 부모의 헌신에다 다른 나라에 없는 국가대표 훈련시스템이 큰 몫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1-07 09:18:41

 
▲박병헌 전 세계일보 체육부장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여자 프로골프는 1998년 7월 박세리의 제53회 US여자오픈 우승 전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맨발의 투혼’ 박세리 이전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국여자 선수의 우승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 여자골프의 1세대인 구옥희(2013년 작고)가 1988년 4월 LPGA투어 스탠더드레지스터에서 우승한 적이 있었다. 물론 일회성이었다.
 
박세리의 US오픈 우승은 대한민국 여자골프 전성기의 시작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박세리가 그해 메이저 대회 2승을 포함해 무려 4승을 거둔 이후 태극 낭자들의 미국무대 진출은 본격화했다. 박세리가 데뷔 첫 해 벌어들인 상금은 총 87만달러(당시 약 10억원)이었다.
 
‘세리 키즈들’의 대약진
 
국제통화기금(IMF)사태에 온 국민이 신음하던 시절 박세리의 감격적인 우승 이후 많은 대한민국 여자 꿈나무 선수들은 “나도 박세리처럼 되고 싶다”는 희망과 꿈을 안고서 잇따라 LPGA의 높은 문을 두드렸다. 이른 바 ‘세리 키즈들’이었다. 당시 이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4, 5학년에 불과한 고사리 손들이었다.
 
‘세리 키즈’들은 대한민국 여자골프에 한 획을 그은 박인비, 신지애, 김인경, 이보미, 김하늘 등 ‘용띠 해의 기운’을 받고 태어난 1988년생이 주축을 이뤘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태어난 88둥이들은 대한민국 여자골프의 황금세대로 성장했고, 현재 30세가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 하지만 스타 탄생은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후배들에게도 우승 DNA를 대물림하고 있는 셈이다.
 
박세리는 LPGA에서 통산 25승을 거두고 2016년 10월 그린과 작별했지만 ‘세리 키즈’들의 활약은 말 그대로 눈부셨다. 박세리가 데뷔한 1998년 이후 LPGA무대에서 태극 낭자들의 우승이 없었던 해는 2020년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전 세계 50여개 국가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의 활극장인 LPGA투어에서 태극낭자들은 한 해에 대회의 절반 가량인 15승을 휩쓸기도 했다.
 
태극낭자들이 매년 승수를 쌓은 결과 1988년부터 2020년까지 LPGA에서 거둬들인 우승은 무려 194승이나 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창궐한 탓에 대회가 33개에서 18개로 대폭 축소된 2020시즌에도 태극낭자들은 7승을 합작했다. 승률은 무려 39%에 달했다. 메이저 대회가 4개였는데 그 중 3개를 태극낭자들이 차지했다.
 
태극낭자들, 세계랭킹 1~3위 휩쓸어
 
더구나 LPGA 상금랭킹 1~3위를 태극낭자들이 휩쓴 것은 2020시즌이 처음이었다. 상금랭킹 1~3위는 고진영, 김세영, 박인비가 나란히 차지했다.
 
게다가 이들은 여자골프 세계랭킹 1~3위였다. 여자골프에 세계랭킹이 도입된 2006년 이후 태극낭자들이 1~3위를 휩쓴 것도 처음이다. 2020시즌에 코로나 19 때문에 국내에 머물다가 11월 뒤늦게 LPGA투어에 합류한 고진영은 고작 4개 대회에 출전하고도 세계랭킹 1위답게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상금여왕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고, 대회별 누적 포인트로 결정하는 LPGA투어 올해의 선수상에는 시즌 2승을 거둔 김세영이 차지했다.
 
2020시즌에 국내무대에서만 활약했던 김효주는 세계랭킹 9위, 박성현이 10위에 포진해 세계랭킹 '톱10'에는 태극낭자들이 5명이나 된다. 다른 나라 선수들로부터 질시와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세계랭킹 100위엔 태극 낭자들이 무려 36명이나 포진해 있다. 이들 중에는 KLPGA투어에서만 활약하는 선수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들은 잠재적인 LPGA 멤버들이며, 한국 여자골프가 스타 탄생의 화수분임을 증명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12월 열린 최고 권위의 제75회 US여자오픈 정상을 LPGA 비회원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무대에서만 활약하던 ‘장타여왕’ 김아림이 차지한 것이 단적인 예다.
 
우승 원동력에는 가족의 힘이 한몫
 
20대 중후반의 태극 낭자들이 LPGA무대를 휩쓸고 있는 것은 선수들 저마다의 혹독한 개인적인 노력에 기인한다. 아침 9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오로지 골프연습에 몰두하지 않는 선수가 없을 정도다. 해가 진 뒤에는 집에서 퍼팅 연습에 집중하는 게 태극낭자들의 공통된 일과라고 할 수 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선의의 경쟁 때문이다. 단 하루만 연습을 하지 않아도 불안하고, 어색하다는 게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한국여자 선수들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해외 언론들은 "한국에서는 골프 아니면 공부, 하루에 10시간씩 훈련하는 기계들"이라고 폄훼하기도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다소 지엽적이다.
 
국내 선수들은 무엇을 하건 ‘죽기 살기로’ 덤벼든다. 개인운동인 골프에는 온가족이 ‘올인’하는 것이다. 특히 아버지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거나 생업을 포기한 채 골퍼인 딸의 뒷바라지에 매달려 ‘골프 대디’라는 말까지 나올 지경이다. 한국 문화 특성상 여자 선수들이 부모에게 순종적이고 말을 잘 듣는 게 대한민국 여자프로골프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한국은 비싼 그린피로 인해 미국보다도 골프를 하기에 훨씬 열악한 조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니어 시절부터 부모들의 엄청난 재정적인 희생과 선수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조화를 이뤄 ‘높은 벽’을 거뜬히 넘는 것이다. LPGA 우승자 가운데 가족의 힘을 부인할 선수는 아무도 없다.
 
비단 박세리나 김미현뿐 만이 아니었다. 온 가족이 매달려 장거리 운전을 비롯해 식사, 캐디 등 뒷바라지에 온 힘을 쏟아붓는다. 또한 조기 교육을 통해 선수들이 뼈를 깎는 훈련과 열정, 정신력으로 중무장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한골프협회(KGA)가 만든 국가대표 훈련시스템도 한국 여자골프를 세계 최강으로 끌어올리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KGA가 주요 대회 성적을 근거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국가대표와 상비군 등 60명을 뽑아 훈련시키고 이 중 6명을 국가대표로 선발해 1년에 200일 가량 무료 합숙훈련을 시켜왔다. 당연히 또래 선수들보다 월등한 경험과 자신감, 실력을 보일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러한 국가대표 시스템은 전 세계 선수들이 부러워하는 부분이다. 다른 나라에는 아예 없는 대한민국만의 훈련 시스템이었다.
 
앞으로 보름 후면 2021시즌 LPGA 투어가 막을 올린다. 올해에도 미국땅에서 들려오는 태극낭자들의 낭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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