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현대차의 애플카 협력은 ‘독이 든 성배’

오창영기자(cyoh@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1-15 00:02:51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오창영 기자 (산업부)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에는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귀환하는 율리시스의 여정이 그려진다. 바다를 건너던 중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노래 소리가 들려오자 율리시스는 순간 노래 소리를 찾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율리시스의 눈에 한 여인이 들어온다. 바로 세이렌이다.
 
세이렌은 암초에 앉아 노래 소리로 선원들을 현혹시키고 배를 좌초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존재다. 이에 율리시스는 혹여 세이렌에게 홀리더라도 뱃머리를 돌려 침몰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기둥에 몸을 묶는다. 덕분에 무사히 바다를 건너 귀향한다.
 
흔히들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상황을 두고 ‘세이렌의 목소리’라고 칭하곤 한다. 최근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려오자 위험을 무릅쓰고 너도나도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 역시 세이렌의 목소리에 현혹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다.
 
여기 세이렌의 목소리를 듣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전 세계 5위권의 완성차 생산 기반과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다. 얼마 전 현대차는 미국 IT 업체 애플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협력을 제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애플카’ 개발 협력을 놓고 양사가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는 양사 간 파트너십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당장 현대차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의 애플카 협력설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가가 오르면서 7일 종가 기준 44조156억원이었던 현대차의 시총은 13일 55조3401억원으로 증가했다. 4거래일 만에 25.7%(11조3245억원)나 늘어난 셈이다.
 
앞서 애플은 자율주행 기반 전기차 시장에 이르면 2024년, 늦어도 5년 후엔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자율주행 시스템과 같은 차량 관련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고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차량 플랫폼을 공급 받아 애플카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 일환으로 애플은 자율주행 전기차에 탑재될 인공지능(AI)은 물론 차량용 운영체제(OS)와 반도체, 배터리 등 다양한 미래차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애플에게 있어 매력적인 협력 카드로 꼽힌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아이오닉5 등 신형 전기차에도 적용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출시할 예정이다. E-GMP는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차량 제조 기술 등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애플 입장에선 현대차의 E-GMP가 애플카를 위한 차량 플랫폼에 적합할 거라는 설명이다.
 
이에 애플은 현대차에 애플카를 함께 개발하자고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양사 간 협력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득보다 실이 큰 협력이 될 수도 있어 우려된다. 애플의 글로벌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자칫 현대차가 애플의 하청으로 전락할 수 있어서다. 나아가 현대차그룹이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차량보다 애플카에 회사의 역량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에 탑재될 다양한 미래차 기술은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기술들과 상당 부분 겹친다. 만약 애플이 현대차그룹의 양산 노하우를 발판 삼아 단숨에 완성차 브랜드 상위권으로 올라서면 현대차그룹은 경쟁자를 키워준 꼴이 된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현대차는 아마 대만의 폭스콘이 아이폰에서 하는 역할과 비슷한 생산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현대차가 전기차 ODM 사업에 나서게 되면 애플처럼 막강한 브랜드와 함께 하더라도 수익성 제고는커녕 성장에 제한이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애플의 제안이 현대차에겐 세이렌의 목소리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당장 현대차가 애플과 손을 잡으면 애플카라는 흥행 보증수표를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마진이 적은데다 애플카 브랜드만 키워주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득보다 실이 커 보인다. 앞서 애플이 독일 BMW나 메르세데스-벤츠에도 애플카 개발 협력을 제안했지만 데이터와 디자인에 대한 권한을 두고 이견을 보이다 끝내 무산됐다는 점은 애플의 손을 잡을지 말지 고민하는 현대차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론칭하며 전기차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달 13일엔 아이오닉5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고 다음달엔 세계 최초로 공개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수소차 시장에선 현대차가 단연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렇듯 친환경차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현대차가 애플과의 협력으로 인해 자칫 성장 동력을 잃을까 염려되는 것은 기우일까.
 
단기적으로 볼 땐 애플카 개발 협력이 엄청난 수익을 제고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자면 현대차가 미래의 경쟁자를 제 손으로 키운 시발점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현대차가 제2의 폭스콘이 될지,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친환경차 브랜드로 도약할지 현대차의 선택에 달렸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 좋아요
    2

  • 감동이예요
    0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의 집&빌딩

울산현대 감독으로 K리그에 복귀한 '홍명보' 감독이 사는 동네의 명사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설민석
단꿈에듀
홍명보
울산현대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1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우리나라 트로트 계의 여왕이 되고 싶어요”
통기타 가수·뮤지컬 배우·연극배우 출신이 모...

미세먼지 (2021-02-26 15:0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최고 : 15)
  • 대구
  •  
(좋음 : 21)
  • 인천
  •  
(좋음 : 26)
  • 광주
  •  
(좋음 : 29)
  • 대전
  •  
(보통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