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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아트&컬처

세 춤, 세 가지 춤의 역사를 만나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1-15 09:56:12

 
▲이주영 세종시문화재단 이사・문학박사
/‘2020 전통춤 류파전’ 3일간 공연… 창조적인 전승을 확장한 무대  
/전희자 - 송화영流 교방계열 다양한 춤으로 과거, 현재, 미래 이어
/이철진 - 한영숙流 춤 원형을 기반, 독자적인 해석으로 풍미 더해
/김수현 - 김숙자流 느릿, 호젓, 농익함으로 삶-세월을 공간에 그려
 
세 춤을 만나다. 하지만 개인의 춤을 넘어 세 가지 춤 역사를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구슬주머니와 (사)한국춤예술센터가 마련한 ‘2020 전통춤 류파전’(2020.12.2.~4, 서울 대학로 성균소극장). 하나의 예술 세계를 일구어 류(流)를 형성한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일이다. 전통춤의 맥과 결을 동시에 선보인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송화영류 전희자, 한영숙류 이철진, 김숙자류 김수현이다. 2020년을 마무리하며 새해를 준비하듯 전통춤의 창조적 전승이 이 춤판을 통해 더 확장되리라 본다.
 
▲전희자의 송화영류 풍월도 [사진제공=필자]
 
첫 무대는 한양춤길 전통무용예술원 원장인 전희자의 춤으로 시작했다. 전희자는 오롯이 고(故) 송화영(1950~2006) 춤을 당대의 가치를 살려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 무용가다. 이매방, 박병천 선생에게도 사사했지만 송화영 선생으로부터 받은 춤 유산은 미래 세대를 위해 전희자 선생이 해야 될 중요한 소명이라 할 수 있다. 정재, 민속, 창작 등 춤 제반 분야를 섭렵하고 활동한 송화영의 춤 전통을 적통으로 보유하고 있는 전희자 춤 무대는 한양교방승무, 풍월도(한양교방굿거리춤), 한양교방살풀이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교방계열의 춤맛을 전희자 만의 색깔로 덧입히되 송화영류가 지닌 맥을 또 한 번 갈무리했다. 특히 경기민요 가락과 절묘하게 떨어지는 풍월도는 화문석 위에서 풀어내는 도가풍 한량무 멋이 일품이다. 마지막 순서를 장식한 한양교방살풀이는 전희자 한양춤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탐색할 수 있는 척도가 되는 춤이다.
  
▲ 이철진의 한영숙류 태평무 [사진제공=필자]
  
둘째 날 무대는 한영숙류 이철진의 춤. 벽사 한영숙의 춤길을 원형성에 기반해 오늘에 전하고 있는 이철진은 이번 류파전의 주최자이면서도 전통무용 한 길을 걷고 있는 남성 전통춤꾼이다. 이번 공연에선 춤과 함께 가무악 일체의 핵심인 음악을 담당하는 반주자 면면이 대단하다. 김무경(해금, 아쟁), 이철주(대금), 유인상(장고), 최광일(피리), 백현호(구음)는 춤길에 소릿길을 더했다. 이철진은 한땀 한땀 맥의 기운을 담은 태평무, 미동→유동→진동으로 이어져 손끝에 달린 수건과의 대화가 이채로운 살풀이춤, 공간의 춤 미학 결정체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승무를 통해 자신만의 춤 영역을 확실히 보여줬다. 구음과 함께 아정한 맛, 겨울속의 봄을 마주한 듯한 차명희의 구음검무도 이철진의 춤 풍미를 더했다.
 
▲ 김수현의 김숙자류 도살풀이 [사진제공=필자]
  
셋째 날 무대는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과 리을춤무용단장을 역임한 김수현의 춤이다. 김숙자 춤을 20년 넘게 추고 있는 김수현은 이번 춤판을 역사에 기대되 자신의 아우라를 춤벗(김선영, 이계영, 박세나, 양화정, 김민아)들과 함께 만들어 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경기도 도당굿 도살풀이) 예능보유자인 김숙자 춤류가 지닌 춤 미덕을 김수현은 입춤, 부정놀이, 도살풀이 독무로 춤 페이지를 장식한다. 느릿함과 호젓함이 노란 저고리색처럼 잘 어울린 입춤, 활달함 속에 농익은 여유를 보여준 부정놀이, 긴 수건에 매달린 삶과 세월을 허공에 띄우는 편지처럼 담담히 보여준 도살풀이가 그러했다. 마치 내 길을 가리라하는 듯.
 
세 류파의 각 춤을 특색있게 보여준 이번 전통춤 무대는 역사 속 춤길을 미래로 내는 춤꾼들의 꿋꿋한 춤 표정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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