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낳은 文 기자회견, 1년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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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0 00:02:35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취임 후 5번의 기자회견 밖에 가지지 않았던 문 대통령이 집권 5년 차를 맞이해 6번째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을 비롯해 정치·경제·외교·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많은 논란이 발생해 문 대통령의 입을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지난해와 달리 2021년은 모든 분야가 조금 더 나아진 모습이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문 대통령의 답변이 시원하게 와 닿지 않았다. 오히려 여러 가지 논란만 낳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민적 공감대’를 언급하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사실상 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20여일간 지속되던 사면논쟁이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여당도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이 대표가 제안한 전직 대통령 사면을 문 대통령이 반박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에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씀은 당 지도부의 입장과도 일치한다”고 밝히며 사전에 논란을 차단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야권에서는 전직 대통령 사면을 촉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사면의 권한과 책임은 국민이나 야당, 구속 중인 전직 대통령들에게 미룰 일이 아니라 국민통합의 최고책임자, 바로 대통령의 결단 사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을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강조하며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 윤 총장을 신뢰한다는 것처럼 보이나 윤 총장을 경계하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윤 총장이 야권 대선주자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윤 총장을 경계하기 위한 언급이라는 지적이다.

코로나 방역과 관련된 발언 또한 논란을 일으켰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질문 시간에 정치 등의 질문이 나오자 “방역은 너무 잘하니까 별로 질문 없으신가요?”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작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피해업종 및 종사자들에 대한 구제 방법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도 혼선을 빚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주요 정책을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주도하는 것에 대해 “정부지원으로 충분치 않다. 이를 보완하는 지자체의 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에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으로 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보수언론과 촛불개혁 방해세력의 시비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을 살리기 위한 경기도의 노력을 이해해주시고 수용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안보에서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최근 8차 당대회를 진행한 북한이 핵 및 군사력 증강을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화·대화·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인이 사건으로 관심이 쏠린 아동학대 문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입양 취소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아동 인권 무시, 아동학대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국 경제가 OECD 국가 중 가장 선방했다고 평가하며 올 상반기 중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의 경제회복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전문가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다”고 비판하고 있다. 코로나 종식을 전제로 한 전망이며 반기업·친노동 정책을 반영하지 않은 예측이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 역시 누구보다 희망찬 2021년을 바라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장밋빛 미래를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기자간담회의 답변을 통해 희망보다는 안개 속의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기 말에 접어든 문 대통령은 이번 신년 기자간담회를 복기해 봐야 한다. 과연 얼마만큼 솔직했는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남은 1년만이라도 예측 가능한 희망 속에서 보내고 싶다는 국민들의 바람을 중심에 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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