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공매도 논의에 인기영합주의 배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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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0 00:02:32

3100을 쉽사리 뚫었던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18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3085.90) 대비 71.97p 떨어진 3013.93으로 마감했다. 벌써 2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등의 순매도 영향이 컸다. 특히 기관투자자는 무려 7거래일 연속으로 차익을 실현하며 하락장을 이끌었다. 그럼에도 코스피 지수는 3000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바로 개인 투자자 덕분이다.

개인투자자는 최근 6거래일 동안 10조3197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3000대’를 지탱하고 있다. 새해 들어 2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주식을 계속 사들였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동학개미운동’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코스피 3000을 계속 지켜낼 지는 미지수다. 공매도가 3월부터 재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공매도란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음으로써 차익을 얻는 매매기법을 말한다. 즉 하락장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전략인 셈이다. 그렇다보니 공매도가 재개되면 코스피 지수는 하락할 것이 불 보듯 훤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신용도와 자금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는 대차거래를 이용하지 못해 공매도가 ‘그림의 떡’이 될 공산이 크다. 대차거래란 증권사가 고객과의 신용거래에 필요로 하는 돈이나 주식을 증권금융회사가 대출하는 거래를 말한다. 개인투자자는 오로지 대주거래만 이용할 수 있다. 대주거래는 대차거래 대여 기간보다 짧고 거래 수수료도 높다. 이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 내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비중은 2019년 기준 1.1% 수준에 불과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럼에도 금융위의 입장은 굳건하다. 공매도에 대한 우려에도 11일 금융위는 “3월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 개선을 마무리해 나갈 계획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단호한 금융당국과 달리 국회 정무위원회에선 공매도 금지의 연장 여부를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정책 주도권을 쥔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이 모습이 두드러졌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SNS를 통해 “공매도 금지 상태가 지속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 하락,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주가 거품 발생 가능성 증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과도한 주가 거품의 형성이나 자본시장 효율성 침해로 인해 오히려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분명한 것은 공매도 제도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서 개미 투자자들의 피눈물을 짜내고 많은 부담과 피해를 안겨준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을 고려하면 공매도의 재개 여부는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TBS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공매도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제도 자체에 대해 그렇게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생각이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중요한 건 국내 증시를 지켜온 개인투자자들의 역할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예정대로 공매도가 재개되더라고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정책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