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조민, 최서원 딸 정유라와 뭐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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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입시’ 연루된 상태로 의사 국시 합격
의사들 “면허·가운 찢어버리고 싶다” 개탄
“권력자 측근에겐 관대한 법과 원칙” 조롱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1 00:02:02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조국 전 법무장관의 딸 조민 씨가 끝내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했다. 정부의 4대 의료정책에 대한 반발로 응시 대상자의 86%가 불참한 의사 국시였다. 몇 번의 유급과 저조한 성적으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겨우 마친 조 씨는 최근 제85차 의사 국시를 최종 통과했다. 지난달 법원은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조 씨의 입시용 7대 스펙을 모두 허위로 판단, 징역 4년에 법정구속 했다. 이제 초미의 관심사는 의전원 입학 취소 여부다. 이대로 가면 조 씨는 의사로 살게 된다. 의사면허는 평생 간다.

의사에게 최고의 덕목은 실력과 성실성, 그리고 정직성이다. 방대한 학습량을 감당해야 하는 의대생에게 그래서 높은 학업능력과 성적이 요구된다. 실력을 입증할 가장 객관적 기준이기 때문이다. 부산대 의전원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입학 취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모집요강에 따르면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한 사실이 발견될 경우 입학 취소, 졸업 후라도 학적 말소 조치를 한다고 되어 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18일 기자회견에서 애매한 태도로 처리를 미루는 부산대 총장을 직무유기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최종판결 때까지 조 씨의 응시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의 가처분 신청을 6일 서울동부지방법원은 각하했다. 법률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의대에 부정 입학한 무자격자가 의사 행세를 하면서 환자 생명을 위태롭게 하게 된 사태에 의사면허증과 가운을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분노하고 개탄한다.” 16일 임현택 회장 페이스북에 13만 의사와 의대생들의 공분이 녹아 있다. 임 회장은 부산대 총장과 의전원장, 고려대 총장에 대해 “우리 사회의 정의·공정·평등 같은 중요한 가치들을 어긴 범죄자 공범에 다름 아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 논평 또한 다수 국민의 심정이다. 그는 “허위 경력이 들통 나고도 기어이 의사 국시에 응시한 뻔뻔함, 검찰수사 결과가 나와야 입학 취소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대학 측 입장 모두 이해불가”, “개천에서 붕어·개구리·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이야기하더니 자기 자녀는 온갖 수를 써서 용으로 키워내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배 대변인은 재판에 넘겨지자마자 입학을 취소하거나 교육부가 나서서 대학 측에 자체감사 후 입학 취소를 요구한 전례가 있음을 언급했다. 대표적인 예가 최서원(최순실 개명 이름) 씨 딸 정유라 씨다. 이화여대 입시 면접에서 규정에 반해 메달을 소지한 것과 선수생활로 인한 고교시절 출석일수 미달이 밝혀지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정 씨는 단숨에 중졸이 되었다.

이른바 ‘조국사태’ 직전에 있었던 대전시의회 민주당 김인식 의원의 학력취소 사례 또한 새삼 눈길을 끈다. 민주당이 제기하고 교육부가 즉시 확인에 나선 결과였다. 1970년대 가난 속에 배움의 길을 찾던 김 의원은 장학생으로 대전 소재 광명실업전수학교를 다녔고, 이를 기반으로 훗날 충북보건과학대를 거쳐 충남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미인가 상태에서 1985년 폐교된 실업전수학교를 본인은 줄곧 정식 교육과정으로 믿었다. 2019년 교육부 유권해석에 의해 김 의원의 45년 전 학력은 무효가 됐고, 중졸 이후의 모든 학력은 취소되었다. 만학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 말대로 “잘못된 교육행정을 바로잡기 위해 나선 것”이라면 좋다. 꼭 그대로 밀고 나가길 바란다. 법과 원칙이 권력에 가까운 인물에게만 한없이 관대하다는 의혹을 증명해선 안 된다. 교육부와 관련 대학은 조 씨 문제를 동등한 잣대로 처리해야 한다. 아니면 정의나 공정을 입에 담을 자격조차 없다. 조 씨의 의사 국시 합격을 축하하는 ‘대깨조’들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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