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은 여당 아닌 국민 돈이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데스크칼럼

스카이데일리 칼럼

재난지원금은 여당 아닌 국민 돈이다

조성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7 00:02:35

코로나19 위기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국내 신규확진자 수가 3차 대유행 정점보다는 적게 발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400명대를 기록하며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이달 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형평성 문제로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다소 완화된 방역 기준이 적용되긴 했지만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숨통을 트여주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코로나 피해계층의 절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다양한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여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손실보상법·이익공유법·사회연대기금법 등 일명 상생3법을 처리해 코로나 피해계층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명확히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손실보상법을 통해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에게 손실 매출의 일부분을 국가가 보상해준다는 방침이다. 또 이익공유법·사회적연대기금법을 통해 코로나 사태로 벌어들인 이익을 피해계층에게 나눠준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계층에게 지원하겠다는 것을 막을 이들은 없다. 다만 방법론을 고민할 때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하며 정말 필요한 곳에 지원금이 투입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의 재정상황을 봤을 때 위와 같은 고민은 더더욱 필수적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등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부채는 2198조원, 가계부채는 1600조원, 기업부채는 1118조원 등이다. 이를 모두 합치면 약 5000조원에 육박한다.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14.5%에 달한다. 국민 1인당 4251만원, 1가구당 1억927만원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여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통한 재원 확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추경은 국채로 메워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즉 어려운 재정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국가 빚을 통한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더더군다나 그 국채를 한국은행(한은)이 인수하는 방법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국채를 발행한다면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재정 악화는 물론이고 국민 1인당 갚아야 할 부채 역시 증가하게 된다. 국가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또 잦은 국채 발행으로 그 가치가 하락할 경우 외국인들이 국채를 사들이지 않고 오히려 금리는 오를 수 있어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다. 만약 한은이 국채를 직접 인수한다면 원화 가치 하락 및 인플레이션까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법제화가 된다면 형평성 및 지속성 논란까지 불거질 수 있다. 아직까지 명확한 지원 대상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외받은 업계가 반발할 수 있다. 또 코로나 이후 또 다른 감염병이 등장했을 때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유연하게 대처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어려울수록 나눠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어려운 이웃을 도와줘야 하는 시기는 맞다. 그리고 어떤 국민도 소외되지 않고 효율적으로 지원을 분배하는 것이 정치권의 역할이다. 하지만 여당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마구잡이식 선의를 베풀려는 모양새라서 걱정이 앞선다.

여당이 베풀려는 선의는 국민이 자신들의 이웃을 위해 베푸는 선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당, 정치권은 단지 그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실무자’일 뿐이다. 국민과 국가, 모두에게 이로운 방법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기를 바란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조성우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