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20년 만에 장중 1000선 돌파… 뒷심 부족에 994로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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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기관 1300억원 폭풍 매도로 두 시간만에 ‘천스닥’ 시대 마감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6 16:20:20

▲ 26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99.30)보다 5.32포인트(0.53%) 내린 993.98에 마감했다. 장 초반 20년 만에 1000선을 넘기며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의 딜링 룸. [사진=뉴시스]

코스닥 지수가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20년 만에 장중 1000선을 돌파했다. 다만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990대로 내려앉았다. 전날 3200이라는 신고가를 기록한 코스피 지수는 3100선으로 장을 마쳤다.

26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999.30)대비 5.32p(0.53%) 하락한 993.98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1000으로 개장한 코스닥 지수는 장 초반 1007.52까지 돌파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가 1000선을 돌파한 것은 2000년 9월 14일 1020.70p를 기록한 이후 약 20년 4개월만이다. 당시 코스닥 지수는 닷컴버블의 영향으로 2925.50까지 올랐지만 그 해 연말 전 세계적으로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500대로 추락하며 기나긴 시련을 맞이했다.

‘천스닥 시대’를 견인한 건 개인 투자자였다. 개인은 1415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루 만에 다시 매수세로 돌아섰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36억원과 300억원을 순매도했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개인투자자들의 수급이 대형주로 쏠리며 코스피가 코스닥 대비 강세를 보였으나 이달 말 들어 신규 개인 수급은 중소형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업무 계획에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늘리고 성과지표에서 코스닥을 포함하는 방안을 내걸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매도에 대한 허용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부터 순차적으로 공매도 허용이 재개된다면 대형주로 몰린 개인 매수세의 중소형주 유입이 시작될 것이다”며 “특히 공매도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큰 개인 수급 특성상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 수급이 이동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코스닥의 대형주들은 대체로 약세를 나타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선 셀트리온제약(2.01%), 펄어비스(1.58%)만이 상승했다. 에이치엘비(-0.11%), 씨젠(-0.17%), 알테오젠(-2.21%), 에코프로비엠(-0.41%), CJ ENM(-2.78%) 등은 하락면치 못했다.

반면 중소형주들의 상승률은 돋보였다. SFA반도체, 시그네틱스, 룽투코리아, 인터파크, 서플러스글로벌, 프로텍, 아이에이 등 7종목이 상한가로 마감했다. 이날 현대비앤지스틸 등 2종목만 상한가를 기록한 코스피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백신 접종 이후 경기 회복이 진행되면 대형주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다”며 “중·소형주의 강세로 코스닥 지수 1000p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0.61% 오른 반도체를 필두로 통신서비스(4.46%), 종이·목재(0.69%), 화학(0.63%) 등이 상승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은 대부분의 업종을 매도했지만 반도체와 IT하드웨어에 대해선 각각 306억원, 177억원 순매수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TSMC와 수년간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실적을 쌓았던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높더라도 이를 정당화할 환경이 조성됐다”며 “전반적으로 반도체 대형주보다 시설투자 수혜 강도가 큰 중·소형주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8.68p(2.14%) 내린 3140.3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3203.96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커지면서 한때 3209.18까지 올랐지만 이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 늘어나면서 3100대 보합권을 유지했다.

이날 개인은 4조2220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각각 1조9765억원, 2조2498억원 순매도했다. 증시 하락세에 상위 종목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3.02%), SK하이닉스(-4.44%), LG화학(-3.54%), 삼성전자우(-1.39%), NAVER(-2.01%) 등 모두 감소했다. 업종별로도 의약품만 0.43% 상승했을 뿐 나머지 업종들은 모두 감소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은 유럽과 미국의 경제 봉쇄 이슈가 부각되며 매물이 출회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특히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보복 소비 지연 우려가 부각되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약화한 점도 부담을 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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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