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악영향 ‘공매도 금지’ 연장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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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 해외자금 대량 유출 명약관화
글로벌 자본시장 ‘대표 신흥국’ 지위 약화
‘선거 겨냥’ 정책…정치논리에 휘둘려서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8 00:02:01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설 연휴 전에 당정 협의를 거쳐 ‘공매도 한시적 금지안’ 연장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공매도 금지는 3월 종료될 계획이었지만, 여권을 중심으로 연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공매도 금지’ 연장은 피해야 한다. 공매도 금지가 계속되면 국내에 투자된 해외자금의 대량 유출이 예상된다. 1년 이상 공매도 금지가 지속될 경우 한국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공매도 금지 상시 국가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환경 요인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한국 투자 비중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 신흥국’으로서의 지위 약화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권의 정치적 의도를 경계한다. 공매도를 싫어하는 개인 투자자가 수백만 명에 이르는 만큼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을 겨냥, 이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당장 그만두길 촉구한다. 개방화된 글로벌 시장에 시장 논리로 풀어가야 할 경제 정책이 집권당의 정치 논리에 휘둘려서는 결단코 안 될 말이다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란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음으로써 차익을 얻는 매매기법이다. 예를 들어 A종목 주가가 1만원이고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경우, 이때 A종목 주식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일단 1만원에 공매도 주문을 낸다. 그리고 실제 주가가 8000원으로 하락했을 때 A종목을 다시 사서 2000원의 시세차익을 챙기는 것이다. 이처럼 공매도는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기법이다.

또한 주식 공매도는 특정 주식의 가격이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매도 주문을 증가시켜 주가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등 증권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선진국 투자사들이 한국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는 마음대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가 계속된다면 주가에는 거품이 끼게 된다. 거품은 언젠가는 꺼지게 마련이다.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당연히 공매도는 허용하는 게 온당하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여권은 공매도를 재개할 예정이던 3월 16일까지 개인 투자자에게 불리한 기존 제도의 개선 작업을 마치기 쉽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공매도 금지를 3~6개월 연장하거나 대형주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재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는 우리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당장 공매도 금지 논란으로 인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EM) 내 비중 축소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MSCI EM 추종 자금은 2020년 말 기준 약 2400억달러(264조원)로 한국 비중은 13.4%(35조3700억원)다.

이 비중에서 1%포인트만 축소돼도 분기 변경에서 하루 만에 약 3조원의 순매도로 주가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MSCI 지수 정기변경은 5월에 예정돼 있다. 5월에도 공매도가 재개되지 않는다면 공매도 금지기간이 1년을 경과해 그만큼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지난해 터키는 공매도 체계가 제대로 운용되지 않고, 해외 투자자들에게 관련 사실이 즉각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MSCI에서 평가 하향과 강등경고를 받고, 연말 EM 내 비중이 1.41%에서 0.34%로 1.07%포인트나 하향 조정됐지 않은가.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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