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전쟁 속 ‘어설픈 중간자’ 설 자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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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美대통령 “중국과 극한 경쟁” 예고
“시진핑은 뼛속에 민주적인 생각 1도 없다”
동맹 규합 중…한국은 미국과 힘 합쳐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2-15 00:02:02

지구촌의 두 패권국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갈등이 제2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제1라운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G2로 급부상해 ‘중국몽’을 꾸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대중국 견제였고, 제2라운드는 조 바이든 새 행정부가 임기를 연장한 시진핑 주석의 중국과의 극한 대결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CBS와 인터뷰에서 시진핑에 대해 “매우 영리하고 터프하지만 민주주의적인 구석은 하나도 없다”고 혹평하면서 “중국과 극한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전쟁선포와 다름없다.

바이든은 이어 “트럼프가 한 방식으론 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적 규칙이라는 수단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고율관세로 대표되는 미·중 일대일 ‘무역 전쟁’으로 중국을 압박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을 규합해 민주주의·인권·지식재산권·글로벌 지배구조 등 국제 규칙으로 중국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일본·호주·인도와 안보공동체 ‘쿼드’를 결성한 이유이다. ‘동맹’ 한국의 동참도 거듭 요청하고 있다.

시진핑에 대한 바이든의 부정적 인식은 하루 이틀 사이에 형성된 게 아니다. 2011년 부통령이던 바이든은 방중 길에 국가부주석이던 시진핑을 처음 만나 10시간을 함께했다. 그 후 1년 반 동안 8번이나 만났다. 시진핑의 사람됨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바이든이 내린 결론은 “이 사람은 강경하고 현실적인 것을 추구한다. 또 미국의 권력에 의문을 표하며 공산당이 우세하다고 굳게 믿는다”는 것이었다. 나아가 “이 사람은 우리를 바쁘게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2013년의 판단이다.

8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바이든은 인터뷰에서 “그는 덩샤오핑 이래 중국에서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하려 한다. 그것은 당을 장악하는 것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정부를 완전히 통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기 독재할 것을 예견한 것이다. ‘뼛속에 민주적인 생각이라곤 1도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심지어 “악당”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신장위구르 주민 100만을 재교육 캠프에 가두고 관리하는 것을 비난한 바이든은 “국제사회와 함께 중국에 압력을 가하고 고립시키고 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선 때 공개적으로 한 말이다.

물론 시진핑도 미국에 대해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달 25일 화상으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어젠다’ 연설에서 시진핑은 “국제사회는 하나 혹은 몇 개국이 내리는 명령이 아니라 각국이 합의한 규정과 공통인식에 따라 다스려져야 한다”며 “국제적으로 소집단을 만들거나 신냉전을 조장하고, 타인을 배척·위협·협박하며, 걸핏하면 디커플링(탈동조화), 공급 중단, 제재를 부과해 인위적으로 상호 고립과 단절을 조성한다면 세계는 분열과 대립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들으라고 한 얘기다. 맞는 말이지만 중국이 그동안 무자비한 사드 보복 등 우리나라에 한 짓을 반추하면 섬뜩하다.

문제는 대한민국이다. 이미 미·중 갈등은 불이 붙었다. 전쟁 수준이다. 평시엔 친구라도 전시엔 동지 아니면 적이다. 어설픈 중간자가 설 자리는 없다. 이럴 때 문재인 대통령이 혈맹인 미국 정상에 앞서 중국정상과 통화한 것은 뼈아픈 실책이다. 더구나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축하한 것은 불필요한 과공(過恭) 발언이었다. 한·중이 틀어지면 무역수지에 문제가 생기는 정도이지만, 한·미가 어긋나면 안보 등 국가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 대통령은 개인의 사상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게 지도자의 도리이자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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