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절규를 이용하지 말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데스크칼럼

스카이데일리 칼럼

국민의 절규를 이용하지 말라

조성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2-17 00:02:45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인해 사회 곳곳에서 곡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로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물론 이들과 연계된 중소기업까지 큰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일반 국민들 역시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 공간도 없는 상황이다. 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친구들은 물론 가족들의 얼굴을 보는 것까지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절규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돈이 해결책으로 부상한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4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기로 결정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자와 금액을 종전 재난지원금보다 더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달 중 추경을 편성해 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해 내달 말부터는 지급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이로 인한 국민적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 규모와 재원마련에 대한 이견은 여전한 상황이다.

2·3차 재난지원금의 소상공인 지원 기준은 연 매출 4억원 미만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는 매출액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노점상, 플랫폼 노동자, 신규 상인, 폐업 자영업자 등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3차 재난지원금(9조3000억원) 규모를 넘어선 대형 재난지원금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4차 재난지원금의 규모가 10조원에서 최대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민주당은 현재 편성된 본예산의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의 일부를 확보하고 나머지는 국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아직 올해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아 지출 구조조정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4차 재난지원금 재원 대부분을 국채로 조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연말 국가채무는 956조원으로 예상된다. 만약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적자국채를 10조원 규모로 발행한다면 국가채무는 966조원으로 늘어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7.8%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각의 예상처럼 최대 30조원의 4차 재난지원금이 현실화될 경우 국가채무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결국은 국민들이 갚아야 할 빚만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회색빛 전망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것은 국민들의 절규와 혈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이다. 여당이 급하게 4차 재난지원금을 추진하려는 시점이 4·7 재보궐선거 직전이다. 코로나19 방역, 부동산 정책 실패, 인사 참사 등으로 인한 비판을 덮기 위한 수단으로 4차 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보궐선거는 지급시기를 결정할 중요 지점은 아니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취약계층에 대한 피해는 명백하게 해소해야 하므로 최대한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원내대표의 말이 진심이길 바란다. 국민들의 절규와 혈세를 선거에 이용하려한다면 국민들은 민주당을 향해 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다. 선거용 재난지원금이 아닌 진정한 재난지원금이 되기를 바란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조성우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