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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누란의 미녀’가 반갑지만은 않다

오주한기자(jhoh@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2-23 00: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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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주한 기자(정치·사회부)
1934년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스웨덴의 고고학자 폴케 베리만에 의해 한 구의 미라가 출토됐다. 소하(小河) 지역 인근에서 발견된 이 미라 앞에 학계는 흥분으로 들끓었다. 최소 3800년 전 여성으로 추정됐음에도 오똑하고 선명한 이목구비의 눈코입, 긴 속눈썹 등이 그대로 보존됐음은 물론 조상이 머나먼 유럽에서 온 것으로 드러난 것이었다.
 
2010년 7월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지린대학 연구팀이 미라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결과 동서양의 유전자를 모두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생물학 저널 ‘BMC 바이올로지’ 인터넷판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미라에서는 유럽 등에서 주로 발견되고 중국에는 드문 유형의 Y염색체가 검출됐다.
 
때문에 기원전 4세기 마케도니아의 지배자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동방원정 훨씬 이전에 이미 코카소이드계 인종이 아시아에 진출했음이 첫 확인됐다.
 
‘소하공주’로 명명된 해당 미라 이후에도 태곳적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했던 유럽인들의 존재는 속속 확인됐다. 1980년 우루무치 남동쪽의 사막 한가운데에서 또 한 구의 미라가 발굴된 것이다.
 
키 152㎝, 혈액형 O형인 이 여성의 시신도 소하공주와 마찬가지로 부패가 거의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다. 깃털이 꽂힌 털모자와 가죽신발 등을 착용한 단아한 모습이었으며 ‘누란의 미녀’로 명명돼 현재 우루무치박물관에서 후세인들을 맞이하고 있다.
 
오랜 여행 끝에 동방에 정착해 인종 간 화합을 이뤘던 이들 토하라인들의 선사시대 역사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이들이 사서에 등장한 건 전한(前漢) 사람인 장건이 실크로드를 개척한 기원전 2세기 이후다.
 
장건 등에 의하면 토하라인들은 한나라가 건국되고 서방 진출을 꾀할 무렵부터 아시아 문명에 서서히 동화되기 시작했다. 그들은 동방의 종교를 받아들였으며 서기 4~5세기에는 중원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모계 쪽이 토하라인인 ‘푸른 눈의 승려’ 쿠마라지바가 대표적 인물이다.
 
그러나 정체성 상실은 결국 독으로 작용했다. 진시황이 “진나라를 멸망시키는 건 호(胡)다”고 말하며 두려워했을 정도였던 유목민족의 담대한 기상은 사라져갔다.
 
토하라계 도시국가 중 하나인 월지의 분파였던 소월지는 전한에 항복하거나 흉노, 강족에 흡수되는 등 갈가리 찢겼으며 노수호(盧水胡)라는 이름으로 후한 말기 마등, 한수의 반란 때 용병으로 동원되는 처지로 전락했다. 또 다른 도시국가인 누란도 기원전 109과 104년에 한무제와 각각 벌인 ‘한혈마 전쟁’ 등에서 대패해 한나라에 복속된 후 강압에 의해 국명마저도 선선(鄯善)으로 바꾼 끝에 소리소문 없이 멸망했다.
 
위대한 개척자로서 동방으로까지 외연확장에 나섰으나 결국 정체성을 잃고 타클라마칸 사막 아래에 묻히고 만 토하라계 문명을 교훈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외연확장을 두고서다.
 
보수가 아닌 중도에 무게를 두는 듯한 김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긍정적 평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TK(대구‧경북) 자민련’이 아닌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반면 정체성 상실, 콘크리트지지층 균열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서진(西進) 정책, 가덕신공항 앞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TK의 호소도 경청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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