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임 일자리 정책, 피해는 결국 국민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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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02 00:02:54

독일 나치정권시절 아돌프 히틀러의 나팔수였던 파울 요제프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탄압 및 언론 출판 방송 등 문화계를 통제하고 교묘한 선전·선동 정치를 한 인물로 꼽힌다. 그의 탁월한 언변 능력은 대중들을 집단 최면 상태로 만들었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했다. 1945년 5월, 독일은 연합군에 대한 무조건적 항복을 했고 국민들에 비극과 경제적 혼란만 유발했다.

이같은 선동정치는 △정권몰락 △국민피해 △국가경제몰락 이라는 비극을 초래한 선통의 무서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오늘날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마치 괴벨스 선전장관이 일삼아온 그것과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는 듯해 우려된다. 정부가 통계용 일자리를 찍어내놓고 일자리가 호전됐다고 되풀이하는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어서다.

최근 일자리 문제는 청년과 중·장년층을 불문하고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국무회의에서 외환위기 이후 최대 고용위기와 관련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합심해 올 1분기까지 90만 개 이상의 직접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반드시 이행하라”며 범부처의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지금 수출 호조 등 국가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고용 회복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공공부문과 재정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로 당장의 고용 한파를 이겨나가야 할 것이다”며 “일자리 기회를 대폭 확대하기 위해 공공부문이 우선 마중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 스스로도 일자리 위기임을 자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당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와 일자리수석비서관까지 설치할 정도로 일자리 대통령임을 자처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다른 정권에 비해 역대 최악의 고용 성적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년층 대상으로 공원·도서관 등 공공시설 청소, 등·하굣길 교통안전 지킴이같은 단기성 공공 아르바이트를 대폭 늘려 놓고 “고용이 호전됐다”는 등 자화자찬하기 바빴다.

특히 기업규제3법, 중대재해처벌법, 노동3법 등은 기업경영의 의욕을 꺾는 ‘악법’ 수단에 가까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정부·여당이 집단소송, 징벌적 손해배상제, 이익공유법, 사회연대기금법 통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규제완화 의지는커녕 오히려 양산만 한다. 이는 기업들의 성장동력·투자저해로 직결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청년들이 받을 수밖에 없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24일 청년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자리 상황에 대한 청년세대 인식조사’에 따르면 구직자 10명 중 6명은 사실상 구직활동을 포기했다. 어찌보면 당연할 수밖에 없다. 각종 기업규제로 민간의 질 좋은 일자리들이 생기지 않는 상황에서 가짜 일자리만 펼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올 1분기에만 90만 개 이상의 직접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한다. 단순히 세금지원이나 땜질 처방과 같은 정책은 백해무익이며 근본적인 대책방안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이같은 세금 땜질로 “고용이 개선됐다”고 평가할 공산이 커 더 우려된다. 이러한 일자리 선전술은 결국 악순환만 초래해 국가경제 몰락을 부추길 뿐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돌이켜봐야 한다.

[이창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창현 c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