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승리는 단순한 기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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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의 승리는 단순한 기적이 아니다

조성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03 00:02:52

이길 수 없을 것 같던 강자를 쓰러뜨렸다는 일화로 유명한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양치기 소년이 주머니 속 다섯 개의 돌을 던짐으로써 공포의 대상이던 적을 무찔렀다는 이야기는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 전달하고 있다.

다윗의 세 명의 형은 사울을 따라 필리스타아인과의 싸움에 나섰고 다윗은 형들에게 빵과 볶은 밀을 주기 위해 사울의 진영을 방문한다. 이때 청동 투구와 비닐 갑옷, 거대한 창으로 무장한 골리앗이 전장을 호령하고 있었고 사울 진영의 군사들은 무서워서 어쩔 줄 몰랐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은 다윗은 사울에게 골리앗과 싸우고 싶다고 말했으며 사울은 자신의 갑옷과 투구, 칼을 건네며 이를 허락했다.

하지만 다윗은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이를 거절했고 돌을 던져 골리앗의 머리에 맞춰 쓰러뜨린 이후 골리앗의 몸을 밟고 선채 그의 칼집에서 칼을 꺼내 목을 잘라 돌아왔다고 한다.

절대 열세였던 다윗이 전장에서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아군이 겁에 질린 상태에서 골리앗과 싸우겠다고 나서는 용기가 첫 번째일 것이고 다윗을 전장에 내보낸 사울의 믿음이 두 번째일 것이다. 사울의 갑옷을 입고서는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전략 역시 다윗의 승리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의 귀책으로 치르게 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국민의힘 등 야권은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

민주당의 최종후보로 결정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4선 국회의원으로 전국구 정치인이다.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도 다수 들고 있는만큼 그의 경쟁력을 의심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또 의회 180석과 25명의 서울시 구청장 중 24명이 여당 출신 구청장 등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유리한 형국인 것은 틀림없다. 특히 민주당이 선거 직전 4차 재난지원금, 상생3법(손실보상법·협력이익공유법·사회연대기금법) 처리라는 막강한 칼을 뽑아들었기 때문에 야권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윗의 이야기를 잘 곱씹어 보면 분명히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윗과 같은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믿음과 전략은 지금부터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사울이 다윗을 믿어 전장에 내보낸 것처럼 유권자들이 믿음을 줄 수 있는 단일후보를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 제3지대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확정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간 최종후보 경선을 공정한 기준을 바탕으로 치러야 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단일화 방법을 두고 잡음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 대표는 여당 후보와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여론조사 항목을 선호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야권 후보로 누가 적합하냐고 보느냐라는 질문을 주장하고 있다.

신속한 전략 구상도 필수적이다. 비록 국회의석도, 구청장 수도, 서울시 의회 의석 수도 등 정치적 지형이 불리한 상황이지만 다윗이 돌로 골리앗의 머리를 맞춰 쓰러뜨린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자신의 할 수 있는 최선의 공약을 제시함과 동시에 여권의 급소를 공격할 수 있는 자신만의 무기를 갖춰야 할 것이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것은 단순히 기적이 아니다. 자신의 용기, 전략 그리고 주변의 믿음까지 합쳐진 결과물이라는 것을 야권은 잊지 말아야 한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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