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피로 물든 날’… 미성년자 포함 시위대 38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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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시작 이래 50명 사망…군경, 실탄 및 고무탄 발포

박정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04 15:17:36

▲ 3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대가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해 달리고 있다. [뉴시스]

3일(현지시간) 미얀마 전역에서 군사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에 군경이 실탄 사격을 하면서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됐다.

BBC에 따르면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기자회견에서 이날 38명이 사망했다고 밝히면서 “오늘은 2월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이다”고 말했다. 이어 “쿠데타 이후 총 사망자가 50명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세이브더 칠드런에 따르면 38명의 사망자 중에는 14세 소년 한 명, 17세 소년 한 명, 19세 소녀 한 명 등 미성년자가 3명 포함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망자 중 6명은 미얀마의 중심도시인 몽위야에서 발생했다. 이날 몽위야에서는 30명 이상의 부상자도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버기너 특사는 미얀마의 현지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서 군경이 비무장한 의료진을 구타하고 길거리에서 시위대가 총격을 당하는 모습을 봤다며 “피로 물든 날이다”고 표현했다.

그는 영상에 나온 무기들을 총기 관련 전문가에게 문의한 결과 확실하지는 않으나 군경이 사용하는 무기는 9밀리미터 서브머신건이었다며 “실탄 사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버기너 특사는 이와 같이 밝히며 유엔 측에 “매우 강력한 대처를 해야 한다”며 제재 조치를 촉구했다. 그는 “국제 사회와 함께 해야 한다”며 국제 사회 전체에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을 포함한 많은 서구권 국가들이 아직 대응 조치를 고려중에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얀마에서 벌어진 일을 두고 “간담이 서늘하다”며 “전 세계가 한 목소리로 자국 시민들에게 잔인한 폭력을 가하는 버마(미얀마) 군대를 규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미얀마의 오랜 동맹인 중국에도 미얀마 군사 쿠데타의 규탄에 동참하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유엔 안보리 측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BBC는 유엔 안보리 측이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는 했지만 이를 내정 간섭으로 보는 러시아와 중국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어 적극적으로 규탄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영국은 5일 유엔 안보리를 소집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일 미얀마 군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을 구금하고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에 따라 쿠데타를 규탄하고 수치 고문을 포함한 정치 인사들을 석방하라는 시민들의 시위가 한달여째 이어지고 있다.

수치 고문은 구금 중 자택에서 불법 무전기가 발견돼 수출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달 1일 화상으로 네피도 법정에 출두해 징역 3년형을 받았다. 또한 국가재난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 되어 구금 중에 있다. 관련 재판은 이달 15일로 예정돼 있다.

[박정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정은 기자 je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