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원전수출 열리나’ 경제효과 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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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필리핀 정상, 양국 상의 무역투자증진 MOU 체결

김승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1-11-21 15:15:14

한-필리핀 상의 무역투자 증진 MOU체결

이명박 대통령, 베니그노 아키노(Benigno Aquino) 필리핀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 상공회의소가 무역투자 증진을 다짐하는 MOU를 체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명박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방문에 맞춰 경제사절단을 파견하고 2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 경제사절단장인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이날 행사에는 경제사절단장인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정만원 SK 부회장,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김윤 대림산업 사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한-필리핀 경협위원장) 등 한국 경제인 100여명과 프란시스 추아(Francis Chua) 필리핀상의 회장, 콘레드 마티(Conrad G. Marty) 필리핀-한 경협위원장 등 필리핀 경제인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기업의 필리핀 투자금액이 3억 9000만 달러를 넘어서고 투자분야도 기존 제조업·관광·레저분야에서 발전소·광물자원 개발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는 필리핀은 그만큼 투자가 더 필요하고 우리기업들의 사업기회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 필리핀 원전수주 가능성 여부 주목

하지만 20(일)~22(화)간 필리핀을 국빈 방문함에 수빅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협력 MOU보다도 그동안 한전에서 더 공들여온 필리핀 원전수주 가능성 여부가 주목된다.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필리핀이 근본적인 해소책으로 원전 가동을 들고 나온 시기와 맞물려 더 주목되고 있다.

▲ 자국의 전력난 해소를 위해 한국형 원전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

필리핀은 지난달 초 화력발전소가 고장난 뒤로 중순이 지난 현재까지 제한송전을 하고 있을 정도로 전력부족은 이제 만성이 된 상태에 있다.

전력공급 차질로 경제의 핵심을 형성하고 있는 메트로 마닐라(수도권 지역)를 포함한 루손(Luzon) 지역의 전력수요 6800㎿에 공급이 200㎿ 정도 부족해서 산업계 피해는 물론 가정에까지 극심한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에너지 부족 해소를 위해 필리핀은 지금까지 에너지산업의 구조개혁과 민영화를 추진해왔으며, 2014년까지 에너지자급률을 40%에서 6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필리핀 에너지계획 2005~14를 가동하고 있다.

또 60%에 달하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바이오에너지 사용 의무화 등 신재생에너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신재생에너지 생산은 5500㎿에 이르고 있다.

원전을 택할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돼 지난해 초 국회의원 190명이 원전의 상업적인 가동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필리핀에는 1976년 착공해 완공단계에 이르렀던 600㎿급 바탄(Bataan) 원전이 있으나 무려 23억달러를 투입하고도 기술적인 이유가 아닌 정치적인 이유로 아직까지 시운전도 못하고 있는데 이를 우리나라 한국전력이 이미 1년여에 걸친 상업운전 가능성에 대한 타당성 조사결과를 마치고 필리핀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한전은 12억달러를 추가 투입하면 가동이 가능하며 가동까지 대략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으며 발전량이 600㎿라는 점에서 루손 지역의 전력부족량을 충족하고 수요총량을 일거에 해소, 전력난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필리핀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경수로형 원전 설비를 이용한 자국 원전사업의 수행 가능성 여부도 타진해오고 있던 터였다.

1GW급 한국형 원전 2기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전은 이미 말라야 화력발전소, 일리한 화력발전소 등 총 4건의 전력 프로젝트를 통해 필리핀 전력의 15%를 담당하고 있는 2위의 민자 발전사업자다.

필리핀이 KEDO의 설비를 구매해 원전을 건설할 경우 설계부터 건설, 운영까지 우리나라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원전 수출과 기자재 공급 등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김승섭 기자 cunjamsu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