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땅] 허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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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땅] 허언증

조정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05 12:08:31

▲ 북한의 무력도발이 빗발치고 있음에도 남북정상회담 추억에 취해 “그날의 감격”을 되뇌는 문재인 전 대통령. 스카이데일리@

‘자신의 세계가 완벽하다. 이상이 높고 욕망이 강하다. 자신의 거짓말이 들키면 화를 낸다. 거짓말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 평소에도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신의 말에 토를 달면 화를 낸다.’

공상허언증(空想虛言症) 환자의 특징이다. 허언증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거짓말을 그대로 사실로 믿는 정신적 증후군을 뜻한다. 1891년 안톤 델브뤼크라는 의사가 처음으로 개념화 했다. 병적 허언과 실제로 체험하지 않은 것을 사실로 단정하는 회상착오가 병행되는 것을 특별히 18세기 독일 군인 이름을 따 뮌하우젠 증후군으로 부르기도 한다.

허언증과 유사한 증상으로는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1955년 쓴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 씨’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에서 유래된 리플리 증후군이 있다. 리플리 증후군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자신이 만든 허구를 진실이라고 믿고 거짓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한다.

허언증은 공화증(空話症)·허담증(虛談症)·작화증(作話症)이라고도 부른다. 모두 없었던 일을 마치 있었던 것처럼 확신을 가지고 말하거나 일어났던 일을 위장하거나 왜곡하는 신경병적인 증상을 말한다. 알츠하이머·해마병변·알코올중독 등으로 뇌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이들 질병은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허구로 메꾸기 때문에 단순한 거짓말과 달리 자신의 거짓 기억을 진실로 믿는 게 특징이다.

허언증 환자는 대체로 다른 사람이 쉽게 믿도록 자신의 상황을 실감나게 설명하고 자신의 세계를 이상적으로 묘사한다. 이들은 타인에게 주목받기를 좋아하며 이상이 지나치게 높고 자기 과시욕도 남다르다. 특히 이들은 거짓말을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에 불안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따라서 허언증 환자는 거짓말탐지기에도 탐색되지 않는다.

대통령을 지낸 문재인 씨가 10·4 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그날의 감격을 기억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우리와 동맹을 향해 무력 도발을 하는 와중에 생뚱맞은 입장문을 낸 것이다. 자신이 북한 핵 개발에 시간만 벌어줬다는 객관적 사실을 애써 외면한 자가당착이다.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라는 상투적인 북한식 구호도 인용했다. 간첩인지 허언증 환자인지 진찰해 봐야 할 때다. 조정진 주필

조정진 기자 jjj@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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