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광주 
제주 
목포 
)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인근에는 서울 강남의 랜드마크라고 할 만한 고층빌딩들이 밀집해 있다. 이 중 아주빌딩은 역삼역 사거리 모퉁이에 위치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 빌딩의 소유주는 아주산업주식회사다. 아주산업은 1983년 이곳 부지를 매입하고 1999년 지하 8층, 지상 20층의 규모의 아주빌딩을 준공했다. 빌딩전문 부동산 업체 관계자에 의하면 아주빌딩의 가치는 약 2000억원이다. 아주산업은 강남역 사거리 인근에 빌딩 한 채를 또 소유하고 있다. 청남빌딩은 지하 5층, 지상 17층의 규모로 빌딩 전문가는 약 800억원으로 가치를 추계했다. 두 건물의 가치를 단순 합산하면 총 2800억원으로 추산된다. 강남의 빌딩 두 채를 보유한 아주산업은 29개 계열사로 구성된 아주그룹의 지배회사다. 1960년 문태식 아주산업 명예회장이 설립했고 전신주 생산과 레미콘 사업을 주 사업으로 영위했다. 2000년대에 들어 사업을 다방면으로 확장했는데, 2005년 대우캐피탈을 인수해 아주캐피탈을 세웠다. 아주캐피탈은 아주그룹의 금융 주력사로 자리매김하며 캐피탈 업계 2위 자리를 선점했다. 최근 아주산업은 이 같은 그룹내 알짜 계열 아주캐피탈을 M&A 시장에 내놓았다. 주력사업인 레미콘 사업이 경기침체로 부진을 겪는 가운데 캐피탈 계열사마저 별다른 실적을 일구지 못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여기에 금융당국이 캐피탈 사업에 대한 규제를 예고해 아주산업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더 큰 중요한 배경으로 아주캐피탈에는 없는 ‘캡티브마켓’, 즉 기업내 내부시장이 없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요인들을 보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그동안 한국GM, 쌍용차와 제휴해 캡티브마켓 못지않은 시장을 확보했다. 특히 한국GM은 아주캐피탈의 자동차할부금융 부문에서 약 50%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GM의 철수설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3년간 부채비율과 부채규모가 높아지는 추세에 본업인 할부·리스 자산마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적으로는 M&A 시장에 아주캐피탈 이외에도 이미 KDB캐피탈, 두산캐피탈, 한국SC캐피탈 등 굵직한 회사들이 매물로 나와 있기도 하다. M&A 전문가들은 기존 매물이 있는 만큼 아주캐피탈의 매각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역삼동의 아주빌딩과 알짜 계열 아주캐피탈이 매물로 나온 배경과 경영실적 등을 취재했다. 
|
▲ 아주산업은 역삼역 사거리에 아주빌딩(사진)을 소유하고 있다. 빌딩 매매 전문가에 따르면 이 빌딩의 시세는 약 2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아주산업은 강남역 인근에도 약 800억원대의 청남빌딩을 갖고 있다. 두 빌딩의 가치를 단순 합산하면 약 2800억원에 이른다. ⓒ스카이데일리
테헤란로 역삼역사거리에는 강남파이낸스센터, SI타워, 금융결제원 본부 등 서울 강남의 랜드마크라고 할 만한 빌딩들이 역 주변으로 몰려있다. 빌딩들 가운데 2호선 7~8번 출구 방향 모퉁이에 위치한 아주빌딩은 사거리의 중심에 있는 만큼 지나는 시민들의 시선을 끈다.
빌딩의 소유주는 아주산업주식회사다. 아주산업은 1983년 강남구 역삼동 679-5 소재의 부지를 매입하고 1999년 지하 8층, 지상 20층 규모의 아주빌딩을 준공했다. 내부 공간은 주로 사무실 임대로 사용 중이다.
빌딩의 부지는 1267.3㎡(383.4평), 연면적은 2만2856.74㎡(6914.2평)이다.
이승진 원빌딩부동산중개 팀장은 “아주빌딩은 연면적 3.3㎡당 약 3000만원 선으로 추정가치는 약 2000억원이다”며 “2003년 이후 건립된 근처 빌딩의 용적률은 보통 800%인데 아주빌딩은 1999년 지어져 용적률이 1157%에 달한다”고 전했다.
아주산업은 아주빌딩 외에도 강남역 사거리 인근에 청남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1990년 이곳 부지를 매입하고 1994년 지금의 건물을 준공했다. 지하 5층, 지상 17층의 건물은 부지 978.6㎡(296.0평), 연면적 1만3224.0㎡(4000평)이다.
▲ 강남역 인근의 아주산업 소유 청남빌딩(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은 약 800억원대의 시세를 보이는 것으로 부동산은 추계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승진 팀장은 “청남빌딩은 연면적 3.3㎡당 약 2000만원 선으로 추정가치는 약 800억원이다”고 말했다.
아주산업이 보유한 두 개 빌딩의 가치가 모두 약 2800억원이 조금 넘는 것으로 추계되는 셈이다.
강남에서 빌딩 두 개를 소유한 아주산업은 29개 계열사로 구성된 아주그룹의 지배회사다. 1960년 문태식 아주산업 명예회장이 설립한 아주산업은 전신주 생산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1980년대에 회사의 주력사업인 레미콘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7년 아주기술투자를 설립해 금융업을 꾸렸고 1998년에는 아주택배를 설립하며 물류사업에도 진출했다. 2000년대에는 사업영역을 렌탈, 관광레저, 자동차 리스 등으로 확장했고 2005년 대우캐피탈을 인수해 아주캐피탈을 세웠다. 아주캐피탈은 2014년 현재 캐피탈 업계 2위로 아주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아주그룹은 지배회사 격인 아주산업을 비롯해 주력 계열사이자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아주캐피탈 그리고 비상장사인 아주모터스, 아주네트웍스, 아주글로벌 등 2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아주산업, 건설경기 부진으로 캐피탈 매각 나서
아주산업의 창업주 문태식 명예회장은 슬하에 문규영, 문재영, 문덕영 세 아들을 뒀다. 장남 문규영 아주산업 회장은 아주산업의 대주주로 아주그룹의 실제적인 소유자다. 차남 문재영은 버스터미널사업 및 부동산 임대업을 주사업으로 하는 신아주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삼남 문덕영은 2007년 아주LNF 등 일부 계열사를 이끌고 독립해 현재는 AJ네트웍스의 최대 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자리하고 있다. AJ그룹은 지배회사 AJ네트웍스를 비롯해 AJ렌터카, AJ캐피탈 등 34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집단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아주산업 주식의 대부분은 문규영 회장과 차남인 문재영 대표가 소유하고 있다. 문 회장이 84.21%, 문 대표가 11.81%를 갖고 있다.
아주산업의 재무구조는 비교적 튼튼하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개별 기준) △2011년 자산 1조500억원, 부채 4772억원, 자본 5727억원, △2012년 자산 1조7억원, 부채 4620억원, 자본 5387억원 △2013년 자산 1조11억원, 부채 4556억원, 자본 5455억원을 기록했다.
튼튼한 재무구조에 비해 최근 이익실적은 다소 저조한 편이다. △2010년 매출액 3136억원, 영업이익 240억원, 당기순이익 10억원, △2011년 매출액 3047억원, 영업이익 287억원, 당기순이익 103억원, △2012년 매출액 2920억원, 영업이익 224억원, 당기순이익 36억원, △2013년 매출액 2814억원, 영업이익 236억원, 당기순이익 32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오랜 경기침체와 건설경기의 부진으로 아주산업의 레미콘 사업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레미콘 등 주력 사업이 맥을 못 추자 아주캐피탈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6조원 아주캐피탈 새 주인은…인수시 업계 2위 등극
최근 아주산업은 그룹의 주력 금융사인 아주캐피탈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9일 매각주간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했다. 2005년 대우캐피탈을 인수한지 9년만에 다시 팔게 됐다.
매각대상은 아주산업, 아주모터스, 특수관계인, 임원 등이 보유한 주식 74.16%다. 거기에 아주캐피탈이 보유한 아주IB투자 지분 57.9%, 아주저축은행 지분 100% 그리고 아주저축은행이 보유한 아주자산운용 지분 100%도 매각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아주캐피탈은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당사의 최대주주 아주산업은 당사의 지분매각과 관련해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했다”며 “아주산업의 자회사 아주저축은행 및 아주아이비투자 매각에 대해서는 제3자에게 매각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4000억~5000억원 선에서 매매가 성사될 것으로 대부분 예상했다. 캐피탈이 팔리면 아주그룹은 캐피탈 부문을 접고 레미콘, 건축자재, 호텔운영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게 된다.
M&A 전문가들은 아주캐피탈의 유력한 새 주인 후보로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를 꼽았다. 현재 캐피탈 업계의 순위는 1위 현대캐피탈(자산규모 21조원), 2위 아주캐피탈(6조원), 3위 롯데카드캐피탈(4조3000억원), 4위 현대커머셜(4조1000억원)인데 캐피탈 계열사가 약한 신한과 하나가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면 업계 2위로 급부상할 수 있다.
특히 신한은 아주캐피탈의 주식 5.09%를 보유해 그 가능성이 점쳐진다. 만약 자산 3조8000억원의 신한캐피탈이 아주캐피탈과 합병하면 총 자산 10조원의 업계 2위 캐피탈사로 등극하게 된다.
▲ 역삼역 사거리의 아주빌딩은 역삼동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아주빌딩의 소유주 아주산업은 최근 금융계열사 아주캐피탈을 M&A 시장의 매물로 내놓았다. 사진은 아주빌딩 앞 전경. ⓒ스카이데일리
자동차 ‘캡티브마켓’ 매출역할 ‘한국GM’ 철수설 솔솔
아주캐피탈이 M&A 시장에 나오자 업계 관계자들은 캐피탈 산업이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완성차 계열 할부금융사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금융 규제가 커져 업체들의 실적이 저조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아주캐피탈은 타 업체와 달리 캡티브마켓 즉 기업내 내부시장이 없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자동차를 내부시장으로 삼았고 RCI파이낸셜코리아는 삼성카드의 르노삼성자동차 할부·리스 영업권을 인수해 르노삼성차를 캡티브마켓으로 삼았다.
아주캐피탈은 한국GM, 쌍용차와 제휴해 캡티브마켓 못지않은 시장을 확보했다. 특히 한국GM은 아주캐피탈의 자동차할부금융 부문에서 약 50%의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GM과 쌍용차는 아주캐피탈 말고도 KB캐피탈, 하나캐피탈, JB캐피탈 등 여러 캐피탈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어 아주캐피탈만의 내부시장으로 보기 어렵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런 상황에서 아주캐피탈의 주요 고객사인 한국GM의 철수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GM 측은 철수설을 부인하지만 최근 GM 본사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철수설은 더욱 불거졌다.
2013년 GM은 2016년부터 유럽의 대중차 시장에서 쉐보레를 빼고 호응이 좋은 ‘오펠’, ‘복스홀’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재정비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에서 실적 저조를 겪는 쉐보레는 2015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다. 쉐보레의 유럽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 가량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내수용 쉐보레와 유럽에서 판매되는 쉐보레 생산량의 상당 부문을 담당하고 있어 이번 조치로 인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만약 한국GM이 철수하면 아주캐피탈 역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쌍용차가 실적 호조를 보이긴 하지만 국내 점유율이 미진하다. 그래서 업계 관계자들은 아주캐피탈의 매각 이유로 주 고객사인 한국GM의 불투명한 미래를 꼽고 있다.
만약 한국GM이 철수하면 아주캐피탈 역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쌍용차가 실적 호조를 보이긴 하지만 국내 점유율이 미진하다. 그래서 업계 관계자들은 아주캐피탈의 매각 이유로 주 고객사인 한국GM의 불투명한 미래를 꼽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한때 실적이 급감한 적 있었다. 2011년에서 2012년 사이 영업이익은 536억원에서 117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623억원에서 29억원으로 떨어졌다. 2011년 GM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브랜드를 쉐보레로 변경하고 대우GM의 사명을 한국GM으로 바꿨다. 이듬해 아주캐피탈의 실적은 급락했다.
부채규모, 부채비율 상승세에 ‘본업비율도 낮아져’
아주캐피탈의 재무구조는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의 경우 부채 5조5430억원, 자본 698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793%에 달했다. 2011년 623.3%(부채 4조4053억원 자본 7067억원), 2012년 748.5%(부채 5조1870억원, 자본금 6929억원)로 부채규모와 부채비율이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불안정한 재무구조에 실적도 따라주지 안았다. 아주캐피탈은 연결기준으로 △2011년 매출(영업수익) 7286억원, 영업이익 536억원, 당기순이익 623억원, △2012년 매출 7782억원, 영업이익 117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 △2013년 매출 7921억원, 영업이익 280억원, 당기순이익 191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본업인 할부·리스 자산보다 일반대출·신기술금융 등 외적인 자산이 더 많았다. 아주캐피탈의 할부·리스금융 자산은 2011년 2조1327억원(1조5016억원·6311억원)으로 일반대출 등 자산 2조2267억원보다 낮았다. 이후에도 △2012년 할부·리스금융 2조3152억원, 일반대출 등 2조6383억원, △2013년 할부·리스금융 2조445억원, 일반대출 등 3조3037억원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할부·리스금융 이외의 자산범위는 오토론 등 일반대출과 신기술금융 및 투자금융 등이 포함됐고, 리스금융은 금융리스와 운용리스가 더해진 금액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해 본업을 통한 수익 창출 기회가 줄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할부금융과 리스업에 대한 규제를 예고해 아주산업이 캐피탈 사업을 접으려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는 아주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캐피탈사를 정리하려는 대기업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M&A시장에는 KDB캐피탈, 두산캐피탈, 한국SC캐피탈 등이 매물로 나와 있다. 하지만 사겠다는 기업이 없어 아주캐피탈 매각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