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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경리단길과 맞닿아있는 ‘해방촌’은 서울시 용산구 용산2가동의 대부분과 용산1가동의 일부 및 후암동 산동네가 포함되는 지역이다. 용산고등학교 서쪽이면서 남산타워의 남쪽, 즉 남산 밑에서 중턱에 걸쳐 형성된 마을이다. 해방촌이란 지명의 유래는 그 이름에서 충분히 유추가 가능하다. 1945년 8·15광복 직후 해외에서 돌아온 사람들과 북쪽에서 월남한 월남민들, 그리고 한국전쟁으로 인해 피난 온 사람들이 정착해 모여 살기 시작한 데서 유래됐다고 알려진다. 현재 해방촌은 젊은 층 사이에서는 ‘HBC’라는 약칭으로 불린다. 한때는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곳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기도 했던 이 작고 낡은 동네가 몇 년 전부터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태원의 소란스런 분위기에 싫증을 느낀 외국인들이 하나 둘 해방촌으로 몰려들면서 골목골목 안에 자연스럽게 레스토랑, 카페, 펍들이 잇따라 들어섰다. 현재 해방촌은 이태원과 함께 외국인 거주비율이 가장 높은 동네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해방촌 상권은 ‘제2의 이태원’이란 별칭의 글로벌 문화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곳에 대해 “작년부터 유동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비로소 상권다운 모습이 만들어졌다”면서 “발전 가능성만큼은 무궁무진한 곳”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낙후된 동네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이국적이면서도 정감 있는 ‘리틀 이태원’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해방촌 상권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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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는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곳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기도 했던 작고 낡은 해방촌이 몇 년 전부터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태원의 소란스런 분위기에 싫증을 느낀 외국인들이 하나 둘 해방촌으로 몰려들면서 골목골목 안에 자연스럽게 레스토랑, 카페, 펍들이 잇따라 들어섰다. 해방촌은 현재 낙후된 동네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이국적이면서도 정감 있는 ‘리틀 이태원’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위 지도는 해방촌 내 주요 점포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2번출구로 나와 10분 정도 걷다보면 해방촌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는데, 그 왼쪽골목인 신흥로를 따라 펼쳐진 곳이 바로 해방촌 상권이다.
해방촌 상권은 번화한 이태원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조용하고 아늑한 고유의 분위기도 잘 보존하고 있는 모습이다.
외국인 거주 비율 가장 높아… 다양한 문화 공존하는 곳
해방촌은 이태원과 함께 국내에서 외국인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하나같이 동네 특유의 안락한 분위기에 반해 해방촌에 머물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오래전부터 주한미군들이 많이 거주하면서 편리한 생활 기반을 닦아놓은 것도 외국인들이 많이 몰리는 이유다.
해방촌은 실제로 전쟁 직후 미군부대가 들어와 주민들과 한 동네에 더불어 살면서 서로 다른 방식의 삶을 공유하는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진 동네다. 이처럼 동네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미군들과 어깨를 부딪혀가며 지내다보니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 또한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덜하다. 해방촌에 여전히 다양한 국적의 문화가 공존하는 이유 또한 새로운 문화가 유입되는 것을 크게 개의치 않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군이 경기도 평택 등지로 많이 떠난 뒤에도 해방촌에 외국인 인구가 꾸준히 유입된 이유는 서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면서도 이태원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임대료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는 원어민강사나 교수 등 교육직 종사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태원과는 또 다른 분위기, 짧은 골목 안 ‘리틀 이태원’ 형성
해방촌 상권의 중심을 관통하는 신흥로는 남산 3호 터널을 지나지 않고 반포대교로 나갈 수 있는 길이어서 항상 차량이 끊임없이 몰린다. 이 도로 양쪽으로 상가들이 늘어서 있다.
해방촌 상권은 다양한 국적의 문화가 넘실대고 있다는 표현을 써도 무방할 듯하다. 20개가 넘는 이국적인 레스토랑, 카페, 펍 들이 줄지어 입점한 채로 손님을 맞이한다.
▲ 도로 우측 해방촌 상권 초입에 위치한 ‘굿투고(Good to Go)’는 오픈한지 일주일밖에 안 돼 이곳 가게들 중에서는 제일 막내에 해당한다. 주로 브런치를 먹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은 ‘굿투고’의 주 메뉴는 샌드위치다. 평일에는 오전 11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주말 동안은 문 닫는 시간을 30분 연장해 밤 11시까지 영업한다. ⓒ스카이데일리
도로 우측 해방촌 상권 초입에 위치한 ‘굿투고(Good to Go)’는 오픈한지 일주일밖에 안 돼 이곳 가게들 중에서는 제일 막내에 해당한다. ‘굿투고’로 새롭게 태어나기 전 이 자리는 원래 ‘인디고’라는 미국식 집밥을 판매하는 식당이었다.
주로 브런치를 먹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은 ‘굿투고’의 주 메뉴는 샌드위치다. 가장 스탠다드한 메뉴는 ‘필리치즈 샌드위치’로 쇠고기랑 치즈, 양파를 같이 볶아 넣었다. 콘 비프를 넣은 ‘루벤 샌드위치’도 인기 만점인데 외국인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평일에는 오전 11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주말 동안은 문 닫는 시간을 30분 연장해 밤 11시까지 영업한다.
‘굿투고’ 관계자는 “저희 가게는 해방촌에 위치한 다른 가게들에 비해 공간이 넓고 야외테라스까지 있어 손님들이 좋아한다”며 “자가 건물이라 임대료는 없다”고 말했다.
‘굿투고’에서 조금만 올라가다보면 수제 햄버거 뷔페 ‘버거마인(BURGER MINE)’이 눈에 확 들어온다. 가게 전체에 그려진 특이한 일러스트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버거마인’은 2년 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1인 기준 1만5000원만 내면 햄버거를 무제한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고 갓 튀긴 감자튀김에 음료수까지 제공된다. 단품가격은 7000원 선이며 파인애플이 들어간 ‘하와이안 버거’는 여자들의 주문 1순위 메뉴다.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문을 연다.
▲ 가게 전체에 그려진 특이한 일러스트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수제 햄버거 뷔페 ‘버거마인’은 2년 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1인 기준 1만5000원만 내면 햄버거를 무제한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고 갓 튀긴 감자튀김에 음료수까지 제공된다.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문을 연다. ⓒ스카이데일리
‘버거마인’ 관계자는 “주 고객층은 외국인과 유학생들인데 시끄러운 이태원에 질린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오전과 낮보다는 오후와 밤에 방문하는 손님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자코비 버거’, ‘해크니’, ‘보니스 피자펍’, ‘디에스프레스룸’…이름난 맛집 즐비
해방촌 상권에는 유독 햄버거가게들이 많다. 칼로리가 높아 일명 ‘내장파괴버거’로 매스컴에 종종 오르내리며 유명세를 탄 해방촌의 터줏대감 ‘자코비 버거’도 이곳에 있다. ‘자코비 버거’의 주문방식은 특이하다. 메인버거, 빵, 치즈, 패티, 토핑까지 다 일일이 선택해야 맛볼 수 있다. 인기에 힘입어 압구정에 2호점도 문을 열었다.
20여개가 넘는 해방촌 상권의 가게 중에서도 빈티지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아담한 카페 ‘디에스프레소룸(DEESPRESSOROOM)’은 해방촌에 자리를 잡은 지 올해로 약 4년째다. 사장이 미인으로 소문이 자자한 ‘디에스프레소룸’ 은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해 엄선한 좋은 커피콩만 사용하며 디저트 종류 또한 좋은 재료를 사용해 수제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인기메뉴는 단연 딥초콜렛이지만 날이 더워지면서 시원한 레모네이드도 잘 팔린다.
‘디에스프레소룸’ 하면 마스코트인 강아지 두 마리를 빼놓을 수 없다. 꼬리를 흔들며 손님들을 반기고 옆에 앉아 애교를 부리는 디에스프레소룸의 유능한 영업사원이다. 귀여운 강아지를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상당수라고 한다.
▲ 20여개가 넘는 해방촌 상권의 가게 중 에서도 빈티지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아담한 카페 ‘디에스프레소룸(DEESPRESSOROOM)'은 해방촌에 자리를 잡은 지 올해로 약 4년째다. 사장이 미인으로 소문이 자자한 디에스프레소룸은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해 엄선한 좋은 커피콩만 사용하며 디저트 종류 또한 좋은 재료를 사용해 수제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스카이데일리
‘디에스프레소룸’ 관계자는 “해방촌은 보통 늦은 오후부터 밤 10시까지 북적거린다. 10시 넘어서는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닫기 때문에 늦은 밤에는 조용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는 동네 주민들을 상대로 한 동네장사였는데 최근 1년 사이에 외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늘고 새로운 가게들도 속속 생기고 있다”며 “자코비 버거 등의 맛집이 많이 알려진 덕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 아니라 주인장이 외국 가정집에서 직접 배운 비법으로 유기농 제주산 당근을 사용해 만드는 케이크 ‘오!캐롯’이 대표메뉴인 카페 ‘해크니’, 화덕피자 맛이 기가 막힌 이태리 레스토랑 ‘알마또’, 뉴질랜드 스타일의 스포츠 펍 ‘보니스 피자펍’ 등 이색적인 가게들도 한번 가볼만한 곳이다.
▲ 주인장이 외국 가정집에서 직접 배운 비법으로 유기농 제주산 당근을 사용해 만드는 케이크 ‘오!캐롯’이 대표메뉴인 카페 ‘해크니’, 화덕피자 맛이 기가 막힌 이태리 레스토랑 ‘알마또’, 뉴질랜드 스타일의 스포츠 펍 ‘보니 피자펍’ 등 이색적인 가게들도 한번 가볼만한 곳이다. 사진은 ‘보니스 피자펍’ 전경. ⓒ스카이데일리
인근 A부동산에 따르면 이태원은 10평 기준으로 권리금 8000~1억원,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250만원 정도로 임대료가 형성돼있는데 반해 해방촌 상권은 같은 평수가 권리금 3000~6000만원,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00만원 정도로 훨씬 싼 편이다.
A부동산 관계자는 “이태원 상권이 포화상태가 된 후 경리단길에 상가가 들어섰는데 경리단길도 한정돼있다 보니 최근에는 이곳으로 유입되는 추세”라며 “작년부터 유동인구가 많아지기 시작했고 점차 상권이 완성된 모습을 갖춰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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