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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내부통제 기준·이해상충 방지 장치를 통해 평가시장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13일 김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ESG 평가시장의 투명성·신뢰성 제고 방안’ 세미나에서 “ESG 평가는 환경(E)·사회(S)·지배구조(G)와 같은 비재무적 요인들을 기업의 가치평가에 고려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고 최근 ESG 투자 활성화 추세에 따라 ESG 평가기관의 역할과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ESG 전문가들이 참석해 주제발표·토론을 통해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 도입’ 등 ESG 평가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내용을 논의했다.
김 부위원장은 ESG 평가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평가기관마다 평가 결과가 달라 해당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위원장은 “평가 결과의 과도한 차이가 ESG 평가의 본질적인 목적인 기업의 ESG 활동과 그 성과에 대한 판단 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기업들이 평가기관들로부터 ESG 경영활동에 대해 엇갈린 신호를 받게 된다면 기업의 ESG 성과 개선의 동기 또한 약화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해 김 부위원장은 정부도 ESG 평가시장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평가시장의 신뢰성을 제고하겠다”며 “ESG 평가기관은 평가과정 전반에 대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컨설팅 등 자문서비스와 평가간의 이해상충 가능성·계열사 업무와의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평가 프로세스의 투명성도 제고할 계획이다. ESG 평가정보를 투자자가 믿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ESG 평가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다.
그는 “평가의 직접적인 대상인 기업의 평가결과에 대한 수용 가능성을 높이고 ESG 경영을 촉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며 “ESG 평가기관들 스스로 평가 프로세스 전반에 대해 시장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금융위는 ESG 평가시장뿐만 아니라 ‘ESG 공시–평가–투자’로 이어지는 ESG 생태계 전반에 대한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특히 ESG 공시 정보는 ESG 평가의 기초가 되는 기업의 ESG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며 “정부는 2025년부터 ESG 공시의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 의무화를 통한 정보의 확산은 기업의 ESG 활동과 그 성과를 보다 적확하게 측정해 시장에 공개함으로써 ESG 평가의 신뢰성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 도입 필요”
한편 주제발표를 맡은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ESG 평가시장의 객관성·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ESG 평가시장은 △평가기관 간 차이문제 △표준화 부족 △평가기준에 대한 투명성 부족 등의 문제를 지적받고 있다고 밝히면서 작년 12월 최초로 행동규범을 도입한 일본을 비롯해 영국·유럽연합(EU) 등에서 행동규범 제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도 ESG 평가기관과 임직원이 ESG 평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준수해야 할 기준과 절차에 관한 가이던스가 필요하다”며 “가이던스에는 내부 운영지침 마련,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평가등급 결정, 평가방법론의 투명한 공개 및 이해상충 방지체계·내부통제절차 등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석한 토론자들은 아직 ESG 평가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면서도 공정하고 투명한 ESG 평가를 위한 가이던스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윤철민 대한상공회의소 실장은 “기업들이 ESG 평가의 일관성 결여와 피드백 부족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이런 내용들이 가이던스에 반영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동수 김앤장 ESG경영연구소장은 “민간의 평가 기준을 정부가 직접 규제하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평가기관들이 평가방법론 등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석 연세대학교 환경금융대학원 교수는 “최근 주요국에서도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 행동규범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는 원칙에 입각해 상황에 따라 판단하고 적용하는 것으로 투자자도 이를 감안해 평가 결과를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광일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이날 정책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ESG 평가시장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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