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이란 팔레비 왕세자, 이스라엘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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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자 팔레비 이스라엘 방문한 최고위급 이란인”
팔레비 왕세자, 지속적으로 이란 귀국 의사 밝혀

김연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17 14:15:10

▲ 2006년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레자 팔레비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쫓겨난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왕의 아들인 레자 팔레비 왕세자가 이번 주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팔레비 왕세자는 이스라엘을 공식 방문하는 최고위급 이란인”이라고 밝혔다고 17일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레자 팔레비의 방문은 이스라엘과 이란 국민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이며 아야톨라 현 정권에 대한 공동의 반대를 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이란 왕세자인 그는 미국이나 서방세계에서 망명 생활을 하며 팔레비 왕조의 복원 주장 및 반체제 활동을 해왔다. 다만 최근에는 군주제 복원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고 이란 국민의 뜻에 따라 공화정을 수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성명은 아야톨라 정권에 대한 이란 내·외부의 부정적인 여론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숨진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된 이란 시위에서 69명의 아동과 500명의 시위대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된 이번 시위는 이란 정부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이란 최고의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외조카인 파리데흐 모라드카니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이란 정권은 종교적 원칙과 규칙을 지키지 않으며 오로지 권력 유지를 위한 무력 사용에만 혈안이 돼 있다”라며 각국 정부를 향해 “살인적인 이란 정권을 지원하는 것을 멈추고 외교 관계를 끊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다가 체포됐다.

이란 내부뿐만 아니라 이란 혁명 당시 서방으로 망명한 팔레비 왕조 시대의 기득권층, 호메이니 치하에서 정치범으로 몰려 탄압받거나 신정(神政) 체제의 연좌제 정책에 의해 정치범의 자손으로 불이익을 당하며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이란인들에게도 아야톨라 정권은 타도의 대상이다.

아야톨라 정권에 반대하는 이란인들은 팔레비 왕자의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팔레비 왕세자는 “민주적인 이란은 이스라엘과 아랍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하면서 “그날이 어느 때 보다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란과의 적대적 관계에도 이스라엘은 그동안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는 팔레비 왕세자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팔레비 왕세자는 국외로 추방된 왕족들의 입국 금지령을 폐지한 불가리아, 루마니아, 이탈리아와 그리스 같은 유럽 국가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란으로 귀국하고 싶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지속해서 밝혀왔다.

팔레비 왕세자는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동안 이스라엘의 공식 행사인 홀로코스트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연주 기자 y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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