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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규제 법안을 주요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지난 2월 발효됐다. 이에 따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의 총수 일가가 직접 지분율을 보유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다. 또 거래단계 중간에 일가 지분이 높은 회사를 끼워 넣어 이익을 편취하는 행위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런 법안이 통과된 데는 과거부터 줄곧 총수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를 통해 부당이득을 챙겨온 이유가 주된 배경이 됐다. 법 개정 이전에는 사실 기업 간의 내부거래 만으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재계의 견해였다. 여론 또한 단순히 대기업 계열사들 간의 내부거래에 대해서는 반감이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높은 실적을 이끌어 낸 후 배당 등의 형태로 다시 이익을 가져가는 행위가 도덕적 문제로 거론되면서 일감몰아주기 자체에 대해 비난 여론이 비등하기 시작했다. 일감몰아주기가 이처럼 총수 일가의 개인 지갑을 두둑하게 해주는 합법적 방법으로 이용되는 데 대한 비판의 강도가 거세진 것이다. 여전히 규제는 증여세를 통한 규제 외에 내부거래 자체에 대해서는 법적인 제재가 따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법적 제재’ 이상으로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비난 여론’이 높자 기업들은 대책마련에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시대의 화두로 부상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반(反)재벌 인식이 심화되면서 재계의 몸낮추기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명가’로 불리는 대림그룹은 최근 마치 보란듯이 내부거래를 통한 오너 일가의 부당이익 편취 행위가 드러나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일감몰기는 통상 ‘내부거래→고실적→배당’으로 이어진다. 대림산업의 경우는 이 같은 행위가 3세 경영인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관심의 정도가 더욱 높은 상황이다. 대림그룹은 현재 창업주인 고 이재준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준용 명예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라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준용 명예회장의 아들들이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동시에 그룹 지배구조 내에서도 그 영향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이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으로의 경영승계는 이미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다. 최근 오너 일가의 수익을 챙겨 줘 눈총을 받는 계열사들이 대림그룹의 후계자로 지목된 이 부회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건설명가로 불리는 대림그룹의 계열사 중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해 여론의 비난을 받는 계열사들(상)과 함께 대림그룹이 ‘담합행위의 단골손님’이 되면서도 검찰 칼끝을 피해가는 상황(하) 등을 2회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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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명가로 불리는 대림그룹은 3세 경영인으로의 경영 승계가 한창 진행중이다. 이미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 중심의 지배체제가 절반 가량 갖춰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분 이전이 완료되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다수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의 최근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내부거래를 통해 실적을 올린 뒤, 배당을 실시해 이해욱 회장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행보들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대림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재계서열 19위 대림그룹 3세 경영인 이해욱 ‘경영 승계’ 행보
올 4월 기준 재계서열 1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대기업 집단 대림그룹은 3세 경영인으로의 경영승계가 한창 진행 중이다. 창업주의 장남이자 2세 경영인인 이준용 명예회장은 지난 2000년대 후반부터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 중심의 지배체제 구축에 나섰다. 이후 대림그룹의 경영 승계는 약간의 잡음이 흘러나오긴 했지만 별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림그룹 지배구조는 주력 계열사이자 모기업인 대림산업이 대부분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대림코퍼레이션은 이런 대림산업을 지배하는 구조다. 또 이준용 명예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 구조는 이준용 명예회장이 61%, 이해욱 부회장이 32.1% 등을 각각 나타냈다. 이는 “이해욱 부회장으로의 경영승계가 기정사실화 됐을 뿐만 아니라 경영 승계가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됐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 천안두정랜드마크프로젝트는 회사 청산 종결에 따라 2014년 3월 18일자로 계열제외.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3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그러나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이해욱 부회장은 적지 않은 비중의 핵심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반쪽 짜리 경영 승계라는 견해가 많다. 이는 최종적으로 이준용 명예회장 소유의 지분 61%(449만137주)의 이전이라는 핵심 과제가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이준용 명예회장 소유 지분의 가치는 약 70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만약 정상적인 방법으로 증여나 상속이 이뤄진다면 보유지분 가치의 절반에 달하는 3500억원 가량의 세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과거와 같이 이 부회장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계열사와 자신의 지분을 많이 보유한 계열사 간 합병을 통한 지분율 올리기가 이뤄지지 않는 한 증여세 마련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에 대해 공정위의 감시가 높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런 이유로 업계와 증권가는 대림그룹이 이해욱 부회장으로의 경영 승계에 있어 마지막 남은 숙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높은 관심을 드러내는 한편 증여세 마련과 관련된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이다.
업계 “이해욱 챙기기 급급한 대림그룹 계열사들” 눈총
▲ 지난해 말 기준 이해욱 부회장이 지분의 89.69%를 보유한 대림I&S는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보여 눈총을 사고 있다. 사진은 대림I&S의 본사가 위치한 상암동 KBS미디어센터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이해욱 부회장이 지분을 다수 보유한 일부 계열사에 여론의 따가운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계열사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높은 실적을 기록한 후 배당금 명목으로 이 부회장의 주머니를 채워주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더욱이 이 부회장의 증여세 마련 사안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모아진 만큼 여러 구설들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해욱 부회장이 다수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대림코퍼레이션, 대림I&S, 에이플러스디 등 총 3곳이다. 이 가운데 대림코퍼레이션, 대림I&S 등은 ‘내부거래 후 배당’이라는 전형적인 ‘오너 챙기기’ 행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기준 이해욱 부회장이 지분의 32.1%를 보유한 대림코퍼레이션은 지난해(개별) 매출액 약 4조1323억원, 영업이익 약 903억원, 당기순이익 약 553억원 등을 시현했다. 이 가운데 매출원가는 3조9764억원을 나타냈다. 그런데 매출원가 중 약 49%인 1조9407억원을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로 발생시켰다. 적지 않은 비중의 상품(제품)을 계열사로부터 사들여 판매해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증권가의 시선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또한 대림코퍼레이션은 당기순이익 중 일부를 배당금 명목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지난해 대림코퍼레이션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총 165억7300만원(주당 2250원) 가량이다. 이 가운데 약 53억2341만원이 작년말 기준 236만5962주(32.1%)를 보유한 이해욱 부회장에게 지급됐다.
내부거래로 차곡차곡 실적을 올린 후 이해욱 부회장에게 막대한 배당금을 안겨준 계열사는 이 뿐 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말 기준 이 부회장이 지분의 89.69%(74만7637주)를 보유한 대림I&S 또한 ‘이해욱 챙기기’에 급급한 행보를 보여 여론의 눈총을 샀다.
대림I&S의 지난해 실적(개별)은 매출액 약 2787억원, 영업이익 약 188억원, 당기순이익 약 138억원 등을 각각 나타냈다. 이 가운데 매출액의 약 81.3%인 2267억원 가량을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독자 생존하기에는 불가능한 사업구조”라는 견해를 비쳤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또한 대림I&S는 지난해 총 82억9276만원의 배당금(주당 1만1000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이 중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의 몫은 82억2401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림I&S는 최대주주 외 나머지 대부분의 주식인 7만9699주(9.56%)는 자사주로 갖고 있다는 점에서 배당이 거의 외부로 나가지 않는 구조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대림I&S는 총수일가 이익편취 행위의 전형적인 방법인 ‘내부거래 후 배당’을 실시했다”며 “이런 계열사와 오너 일가들 때문에 반(反)기업 정서가 사그라들지 않는 것이다”고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후계 구도에서 벗어난 삼남도 개인 곳간(계열사) ‘차곡차곡’
대림그룹의 후계자로 기정사실화 된 이해욱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외에도 이준용 명예회장의 다른 아들, 즉 이 부회장의 형제들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의 행보에서도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대림그룹 계열사 중 한 곳인 ‘켐텍’은 지난해 말 기준 이준용 명예회장의 3남인 이해창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이 지난해 말 기준 지분의 60%(6만주)를 보유한 기업이다. 대림코퍼레이션도 10%(1만주)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7월 무역, 화학합성 수지 도소매업체로 설립된 뒤 바로 다음달인 8월 초 대림산업그룹 계열에 편입됐다. 켐텍은 지난해 매출액 약 744억원, 영업이익 약 17억원, 당기순이익 약 14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켐텍은 대림코퍼레이션과 비슷한 구조로 실적을 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켐택은 지난해 689억원의 매출원가를 나타냈는데, 이 가운데 69.5%인 479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계열사로부터 상품 매입 후 되파는 사업구조를 띄고 있는 셈이다.
켐텍은 최근 2년간 배당을 실시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오너 일가 지분이 높은 타 계열사에 비해 감시와 비난의 눈초리가 덜하다”고 재계 한 관계자는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언제든 배당가능한 이익잉여금이 약 39억원에 달하는 점은 켐텍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거둘 수 없는 단초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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