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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은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로 국내에서 3위지만 신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팬택은 기술 특허 4886건을 보유했고 1만4488건의 특허를 출원 중이다. 세계 최초의 신제품 개발 기록도 12개를 갖고 있다. 팬택이 1991년 창업 이래 투자한 연구개발비만 3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1년 동안 휴대폰 기술 특허만 2179건을 낸 삼성전자와 1678건을 낸 LG전자에 비하면 팬택의 보유 특허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매출액 2조원의 중견기업이 대한민국 연간 예산과 맞먹는 대기업과 경쟁하면서 신기술 개발에 노력한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았다. 그래서 ‘스카이’, ‘베가’ 등 팬택의 주력 제품에는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 현재 팬택은 재정적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는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됐다. 2011년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재기하는가 싶더니 올 2월 다시 워크아웃 상태로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팬택의 위기가 대기업과 고가폰으로 무리하게 경쟁하다 시장점유율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얼마전 팬택 채권단은 이동통신 3사에 팬택이 줘야할 돈 1800억원에 대한 출자전환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팬택은 220억원 가량의 채권도 상환하지 못한 상태였다. 게다가 25일 200억원 채권을 협력사에 상환하지 못하면 협력사들의 줄도산과 함께 팬택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 24일 이통 3사는 자신들이 보유한 팬택 채권 1531억원을 2년간 상환유예 해준다고 결정했다. 팬택은 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법정관리의 위기는 넘겼으나 워크아웃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해외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팬택 보유 기술이 해외 유출이 우려되고 있다. 팬택 인수에 관심을 보인 인도의 마이크로맥스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위해 고급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데일리가 이동3사의 팬택 채권 상환유예와 함께 팬택의 해외 매각설에 대해 취재·진단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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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관리에 들어갈 뻔한 팬택이 위기를 넘겼다. 지난 24일 이동통신 3사가 팬택 채권 상환 유예를 결정하면서 팬택은 당분간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자활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오히려 매각설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팬택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이통3사가 좌초중인 팬택 호를 우선 구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4일 SK텔레콤, KT, LG U+ 등 이동통신 3사는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팬택 상거래 채권의 상환을 향후 2년간 무이자 조건으로 유예한다고 밝혔다.
채권을 출자전환 해달라는 팬택의 구조요청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던 이통 3사들이 채권유예로 화답한 것이다. 25일 도래하는 200억원 가량의 상거래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팬택은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되지만 이통 3사의 결정에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업계에서는 팬택이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을 벌었지만 자활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팬택 채권단은 이미 기업 매각에도 문을 열어뒀으나 현재까지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은 해외기업 몇 군데인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특허 기술을 많기 보유했기 때문에 만약 해외기업에 매각되면 기술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법정관리 위기 넘겼으나 워크아웃은 지속될 듯
이통 3사가 상환을 유예하는 채권은 총 1531억원 규모다. 지난 24일 기준 이통 3사가 팬택과의 거래를 통해 보유한 상거래 채권 전액이 대상이다.
앞서 팬택과 채권단은 이통 3사에 18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요청했지만 묵살당한 상태였다. 팬택은 지난 10일 220억원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고 25일에는 200억원 가량의 채권을 상환할 예정이다. 이 채권의 상당수가 팬택의 협력회사에 주는 돈이어서 팬택이 이를 결제할지 못할 시 협력회사의 줄도산이 우려됐었다. 24일 이통 3사가 채권 유예를 결정하면서 팬택과 협력사들은 일단 위기는 넘기게 됐다.
이처럼 급한 불을 껐지만 팬택의 앞날은 여전히 험난한 상태다. 채권단은 출자전환 대신 제시된 채무유예를 조건으로 팬택의 워크아웃을 재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3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팬택의 워크아웃은 채권액 기준 75%의 동의를 얻으면 가능하다. 팬택의 채권금융기관은 산업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으로 각각 40%, 30%, 15%의 채권을 보유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개시에 긍정적인 입장이며 이르면 다음 주 중 워크아웃을 다시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이미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워크아웃을 통과했고 지난 2월부터 두 번째 워크에 들어간 상태다.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난 팬택은 일단 워크아웃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채권단이 요청한 휴대전화 최소 판매물량 보장은 관철되지 않았다. 채권단은 이통 3사에게 매월 17만개의 팬택 휴대전화 단말기를 판매해달라는 요구했으나 3사가 즉답을 피해 향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통 3사는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단말기 구매는 3사가 시장에서의 고객 수요 및 기존 재고 물량 등 각 사의 수급 환경을 고려해 사업자별로 판단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팬택, 해외로 팔리면 특허 4886건 타국으로 유출
업계에서는 팬택의 자활은 차별화된 중저가 제품 생산과 해외사장 공략이 관건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팬택이 고가폰 판매를 통해 매출 80%를 국내시장에서 창출하기 때문에 이런 체질변화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신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장은 “팬택은 국내 경쟁사와 대결이 힘든 상태이다”며 “해외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저가폰으로 물량공세를 하고 있어 스마트폰 사업 자체가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팬택의 활로를 회사 매각에서 찾으려는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다. 채권단은 이미 해외매각의 가능성을 밝혔다. 팬택 관계자에 따르면 인도 휴대폰 업체 마이크로맥스를 비롯해 몇 개의 해외기업이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3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마이크로맥스는 인도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의 휴대폰 제조업체다. 저가 스마트폰을 주로 생산하며 세계 시장에서는 10위권 정도로 평가 받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맥스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하지만 고가 스마트폰 제조 기술력이 아직 미진한 상태여서 기술력 확보가 절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때문에 위기에 놓인 팬택의 고급기술이 마이크로맥스의 주목을 받는 것으로 관측됐다.
팬택이 1991년 창업 이래 투자한 연구개발비만 3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 팬택은 기술 특허 4886건을 보유했고 1만4488건의 특허를 출원 중이다. 세계 최초의 신제품 개발 기록도 12개를 갖고 있다.
마이크로맥스가 팬택을 인수하면 관련 특허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제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과거 쌍용차를 인수해 기술만 얻고 다시 팔아버린 상하이차의 경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해외 매각의 경우 기술유출은 물론 대량해고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벤처신화라는 상징성과 국민적 정서를 감안하면 해외기업의 인수는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팬택 주식 10%를 보유한 삼성전자와 업계 2위인 LG전자의 인수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고객 중 하나가 팬택으로 삼성은 전략적 차원에서 지분 10%를 소유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동종업체인 마이크로맥스의 진출을 탐탁치 않게 생각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업계 2위인 LG전자의 경우 3위 팬택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면 1위인 삼성전자와 경쟁을 해볼만 하다는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 자료: 팬택.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팬택은 자가 회생을 원하고 있다. 팬택은 6월 이후 통신 3사에게 휴대전화를 한 대도 팔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월 15만대 이상을 팔면 충분히 자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작년 말 구조조정을 이후 올 1~2월 스마트폰을 월평균 약 18만대를 판매해 영업이익을 냈다. 팬택 박창진 부사장은 “해외 중저가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도 자가 회생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찬진 스마트앤소셜 대표는 “채권단, 통신사, 정부가 서로 책임을 넘기고 팬택을 외면해선 안 된다”며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소프트웨어 회사와 협조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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