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배당금 받으세요”… 카드사, 실적 악화에도 배당금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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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카드사, 올해 배당금총액 1조 원으로 확정… 전년比 고작 0.2% ↓
대부분 비상장사라서 모회사로 돌아가… 삼성카드 모회사 지분도 71%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03 11:09:49

▲ 3일 카드사 공시에 따르면 신한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배당금총액을 1조497억 원으로 지난해 배당금총액(1조526억 원)과 0.3% 줄어드는데 그쳤다. ⓒ스카이데일리

카드사들이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1조 원 넘는 배당금을 쏟아붓기로 했다. 작년과 비교해 30억 원 줄어든 규모다. 삼성카드만 빼면 비상장법인이고 나머지 회사들도 모회사 지분 비중이 높아 배당금은 대부분 모회사로 흘러 들어갈 전망이다.

3일 카드사 공시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배당금총액을 1조 497억 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배당금총액(1조526억 원)과 비교해 0.3%(29억 원) 줄어든 규모다. 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나가는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평균 43.8%에서 45.6%로 소폭 올라갔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가 지난해 2566억 원에서 올해 3104억 원으로 배당금을 21.0% 늘렸다. 지난해 배당금이 660억 원이던 롯데카드도 올해엔 780억 원으로 18.2% 더했다. 삼성카드는 배당금을 작년과 동일하게 2668억 원으로 유지했다.

문제는 실적이 나빠진 상황에서 배당금을 확대했다는 점이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3020억 원으로 전년(2조4016억 원) 대비 4.1%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620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년 전(6414억 원)보다 3.2% 주저앉았다.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대손비용이 증가한 게 악영향을 미쳤다. 롯데카드는 순이익이 2539억 원에서 3747억 원으로 47.6% 늘었지만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이익 2608억 원을 제하면 1년 전보다 55.1% 적다. 삼성카드도 6223억 원에서 6094억 원으로 2.1% 감소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작년에만 배당성향을 줄였던 거고 올해 배당성향은 예년과 같은 수준이다”며 “충당금 적립, 미래 투자 재원 등이 충분히 확보돼 있다고 생각해 다시 원래 수준의 배당성향으로 돌아갔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나머지 카드사는 배당금을 줄였지만 배당성향은 대부분 유지했다. KB국민카드의 배당성향은 52.8%(배당금 1854억 원)로 전년과 같았다. 하나카드는 28.6%에서 28.0%(배당금 480억 원)로, 우리카드는 19.9%에서 19.6%(배당금 220억 원)로 소폭 내렸다.

삼성카드를 빼면 카드사는 비상장법인이다. 배당금을 늘려도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거의 없다. 최대주주인 모회사로 돌아간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는 금융지주가 지분 100% 보유하고 있다. 금융지주는 각 카드사로부터 총 5658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한다.

나머지 카드사도 모회사 지분율이 높다. 삼성카드의 최대주주는 삼성생명으로 지분 71.86%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환산하면 삼성카드로부터 올해 받을 배당금은 1917억 원 수준이다. 현대카드(배당금 1325억 원)는 현대자동차(지분 36.96%)·현대커머셜(34.62%)·기아(6.48%)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주요 주주다. 계열사 3곳이 수령할 배당금은 총 1034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