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추천 ‘제로’… 건설株의 수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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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침체 심각한 수준
회사채 발행 위해 사옥 담보도

박상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06 13:30:45

증권사가 매수를 추천한 건설사가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건설부동산 불황이 심각하다. 불가리아 원자력발전소 수주가 예상되는 현대건설조차도 매수 추천을 받지 못했다. 우량 건설사로 손꼽히는 KCC건설은 회사채 발행을 위해 본사 사옥을 담보로 제공해야만 했다.

하나증권이 6일 건설사 주식에 대해 추정치 하향 여지가 남았다면서 3월에는 추천종목이 없다고 발표했다. 건설사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등 부동산 시장 불황이 심각하는 방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2022~2024년 2월 착공한 물량 1만6991가구 가운데 청약 미달은 무려 3168가구(19%)였다. 현대건설도 11%(3만9351가구 중 4242가구)였고 대우건설은 10%(3만5377가구 중 4210가구)였다. DL이앤씨는 10%(1만5379가구 중 1599가구)를 기록했고 HDC현대산업개발 은 8%(만4387가구 중 1139가구)였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업황이 여전히 좋지 않다. 미분양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1월도 증가했다”며 “최근 청약 결과를 보면 미달 현장이 대다수다. 2·3월 미분양 지표도 증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주택주는 미분양에 따른 비용 인식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공사 미수금 대손 상각비는 금액과 반영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워 추정치에 반영돼 있지 않아 현재의 추정치와 실제 실적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미분양으로 인한 비용 인식 때문에 펀더멘탈 하방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때 대우건설이 미분양 대손상각 등 1100억 원을 판관비에 반영한 것이 신호탄이다. 대우건설은 전체 착공 가구수의 미달 가구수가 10%에 불과하지만 공사비 미수금 상각을 했다. 대우건설과 같은 사례가 다른 건설사에게도 마찬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2022년부터 약 3500가구가 청약 미달이 발생했고 2023년 3분기 기준 미분양 가구는 4635가구다. 이 중 분양률이 낮은 현장에서의 공사비 미수금을 상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별 계약률이 70%가 넘어가면 공사비 회수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 다만, 미달이 발생한 현장의 경우 계약률이 50%가 넘어가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청약 미달 현장에서 공사비 미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주택 부문은 해외 수주가 주가 상승의 이벤트가 될 수 있지만 업황이 빠르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에는 현대건설의 불가리아 원전·사우디 사파니아 등의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O&G(오일·가스)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높은 금리와 공사비로 인해 신규 투자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발주처는 한정된 예산 아래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여러 번 입찰을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ps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