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귀국·황상무 사퇴’ 손잡은 당·정… 민심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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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20일 새벽 “尹, 黃 사의 수용”
한동훈 “李 곧 귀국”… 총선 전 들어올 듯
서울서 15%p 빠진 지지율 반등 여부 주목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0 12:56:35

▲ 이종섭(사진) 호주 주재 대사가 내달 10일 전에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의 이종섭 호주 주재 대사와 ‘기자 회칼 테러’ 발언 논란의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거취를 두고 대립하던 당·정이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이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조기 귀국하기로 함에 따라 총선을 앞두고 떠나간 수도권 민심이 국민의힘에 돌아올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20일 오전 공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황 수석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형식상 황 수석의 자진 사퇴지만 사실상 윤 대통령이 경질했다. 수석비서관 같은 고위직 참모는 대통령 용인 없이는 독단적으로 거취를 결정하기 어렵다.

같은 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경기 안양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사가 곧 귀국한다”고 전했다. 이 대사는 당초 4월 말에 귀국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총선(4월10일) 전에 조기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두 사람을 두고 그간 대립해왔다. 황 수석이 16일 사과문을 내자 대통령실은 “사퇴설은 오보”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사에 대해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소환이 없는데 귀국해서 마냥 대기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 와중에 서울에서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폭락했다. 한국갤럽이 12~14일 실시해 15일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당 지지율은 일주일 만에 15%p 급락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물론 윤 대통령 최측근 그룹까지도 두 사람의 거취 결단을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 17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19일에도 같은 입장임을 재확인했다.

호준석(서울 구로갑) 후보는 “만나는 지지자들마다 ‘이러다 선거 망하는 것 아니냐’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윤희숙(서울 중·성동갑) 후보는 “매일매일 중도층 마음이 냉랭해지는 게 느껴진다. 두 분의 자발적 사퇴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진(서울 동대문을) 후보는 “대통령이 읍참마속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당·정 가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친윤계 이용 의원도 두 사람의 거취 결단을 종용했다. 이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경기 하남갑에 출마한다.

한 위원장은 두 사람의 사퇴·귀국에 일단은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그는 안양 선대위 회의에서 “경기 시민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세 가지 차이를 말씀드리겠다. 재건축 규제 완화 활성화 찬반의 차이, 경기북도 설립 등 행정구역 리노베이션(개조) 찬반의 차이, 민심을 무시하느냐 반응하느냐의 차이”라며 “국민의 지적이 있을 경우 (국민의힘은) 과감히 정리·교체했다. 민주당은 그러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이 대사의 조기 귀국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기 권역 선대위원장인 김학용(안성) 의원은 “황 수석 사의를 받아준 건 정말 잘 했다”면서도 “(민심이) 싸늘히 식고 있다. (이 대사는) 본인으로서는 안타깝지만 나라를 위해 자진 사퇴하고 들어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속된 말로 공수처가 계속 안 부르고 질질 끌면 민심은 악화될 텐데 언제까지 계속 기다릴 건가. 이 대사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나경원(서울 동작을) 공동 선대위원장은 “황 전 수석 사퇴는 그마나 다행”이라며 “(이 대사 문제와 관련해선) 대통령실이 민심에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철수(경기 성남 분당갑) 공동 선대위원장은 이 대사 자진 사퇴에 대해 “고려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