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심의 놓고 노동계경영계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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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 원 초과예상 노동계·경영계 격돌 예상
노동장관 31일까지 심의요청… 공익위원 교체 변수

이상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4 15:36:22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 추이 [그래픽=임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릴까?

올해 최저임금은 9860원이다. 역대 최저 인상율(1.5%)을 적용하더라도 내년 최저임금은 1만7원이 된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1만2000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경영계는 상징성을 고려해서라도 1만원대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은 29일 최저임금위원회에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최저임금 1만원대 진입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노동계와 경영계는 업종별 차등적용 논의와 공익위원 교체 변수를 놓고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계는 해마다 최저임금법 제4조1을 근거로 사업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적용하자고 주장해왔다. 업종별 차등적용은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1988년 시행됐다가 노사간 이견이 커서 사문화됐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당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찬성했다.

노동계는 차등적용을 반대한다. 한국노총은 돌봄 서비스직 노동자 등이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공익위원 의뢰로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한 뒤 결과를 최저임금위원회에 제출했다고 알려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근로자위원을 추천하고 경영계는 사용자위원을 추천한다.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의 의견은 엇갈리는 상황이라서 정부가 추천하는 공익위원이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

노동계는 지난해 최저임금 심의에서 공익위원과 격돌했다. 근로자위원은 논란이 된 근로시간 제도 개편을 놓고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사퇴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주 최대 69시간 근로를 주장해온 터라서 노동계 반발을 불렀다.

올해도 최저임금 심의는 험난할 전망이다. 노동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던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공익위원을 바꾸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해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일자리가 최대 6만9000개 감소할 거라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다음달 중순 첫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저임금 심의는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안에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최저임금 심의가 법정 시한을 지킨 적은 1988년 이후 9번에 불과하다. 지난해 심의는 시한을 110일 넘긴 끝에 7월 19일에야 의결했다.

이상준 기자 ju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