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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행궁 앞 정조로에 걸려있는 각 정당 현수막들. ⓒ스카이데일리
이번 4.10 총선에서 전국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곳 중 하나가 수원병 지역이다. 최근까지도 방문규 국민의힘 후보와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싸움이 박빙을 이루고 있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원병은 권선구 세류1동을 포함한 수원시 중앙부에 위치한 팔달구 전역이다. 이곳은 동쪽으로는 영통구, 서쪽으로는 권선구, 북쪽으로는 장안구와 경계를 접하고 있다. 수원병은 경기도청을 비롯해 수원시청, 수원세무서, 경인지방병무청 등 여러 관공서가 위치해 있다. 하지만 주변 동탄이나 화성에 비해 개발이 정체돼 있는 모습이다.
수원병은 비교적 보수성향이 강했던 곳이다. 남평우 전 의원이 14·15대 의원을, 아들인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15대 보궐선거부터 19대까지 부자가 내리 7선을 했다. 호남과 영남, 충청, 그리고 피란민 1·2세들까지 고루 거주하고 있어 20대 대선이나 지방선거 때는 보수와 진보 쪽 표가 비슷하게 나왔던 격전지 중 하나다.
이 지역 주민들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손을 번갈아 들어줬다. 지난 대선에선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팔달구에서 48.94% 지지율을 획득, 47.28%의 윤석열 후보를 이겼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선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49.64%를 얻어 김동연 민주당 후보(48.37%)보다 앞섰다.
정치계에선 이번 수원병 지역 총선을 ‘윤석열 대 이재명’ 대리전으로 보고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이곳에 출사표를 던진 방문규 국민의힘 후보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처음 영입한 인재로 진보·보수 정부 모두에서 중용되며 여러 분야를 경험한 ‘경제통’이다. 그는 팔달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뒤 기획재정부에서 오래 근무하며 예산실장과 보건복지부 차관, 수출입은행장, 국무조정실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방 후보는 △반도체 메가시티 허브로 육성 △예술문화 복합공간 재조성 △원도심 발전과 남문 역전 상권 회복 △수원역·성균관대역 철도 지하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진정으로 팔달을 발전시킬 사람을 뽑아야 하는 선거”라며 “지난 10여 년간 답답했던 원도심 발전과 남문·역전 상권이 새롭게 달라질 수 있도록 40년 공직 노하우를 총동원 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김영진 후보는 대표적인 ‘친명’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그는 남경필 전 의원의 지지세가 강했던 때에 도전해 고배를 마셨으나 재도전 끝에 당선된 후 재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최근까지도 지역구 일에 마당쇠 역할을 자처하며 평소에도 운동복차림에 소탈한 모습으로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오랜 세월 지역을 구석구석 누비며 수원시민과 함께 즐거움과 슬픔을 나눠본 사람만이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 변화시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아는 김영진이 팔달구와 세류1동의 발전을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신분당선 연장 △팔달경찰서 착공 △수원발 KTX 조기 개통 △원도심 개발을 위한 문화재보호구역 고도 제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총선을 2주일도 남겨놓지 않는 시점에서 하루나 이틀 사이에도 지지율이 요동친다. 후보의 역량과는 별개로 중앙이슈가 어디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바뀌기도 한다.
취재진이 ‘격전지’로 분류된 수원병 지역 표심을 살펴본 결과 많은 시민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다만 주요 정책에 대한 문제나 개선점에 대해선 각자의 의견을 피력했다.
광교에서 부동산을 하는 40대 후반 남성은 “거품이 빠져야 부동산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며 “부동산 안정을 위해선 국힘이 과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64년생 수원 토박이로 타지에 가서 살다가 귀향했다는 여성은 “내 세대 교육의 영향도 있겠지만 시대는 변화·진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차선으로 민주당을 찍을 생각”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어르신 복지관에서 글쓰기·구연동화를 가르치신다는 50대 후반 두 여성은 “우리 때는 무조건 열심히 하면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 젊은 층이 희망이 없다”며 “우리도 노인이 될 세대지만 현재 복지 정책이 과도하게 노인층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하며 저출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됨에 따라 이 지역 여야 후보들도 선거 전략을 마련하는 등 잰걸음을 하고 있다.
방문규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지율이 벌어진 원인으로 “정권심판론이 다시 작동한 것이라고 본다”며 “개별후보가 대응하기엔 큰 물결이니 역행할 순 없지만 마지막까지 진정성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 현안과 관련해선 “수원지역은 문화재 보호 구역과 수원 군 공항으로 인한 고도 제한 때문에 동서가 균형되게 발전을 못 했다”며 “이번엔 지역의 미래 청사진을 위한 인적 교체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본지와 통화에서 “윤석열정부 2년에 대해 대단히 깊게 고민하고 있다”며 “경제 무능에 대해 제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역 현안과 관련해선 “시작부터 완성까지 해왔던 김영진이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알기에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거 전략으론 “선거에 정도란 게 없으니 평상시 해왔던 것처럼 ‘현장에 답이 있다’는 자세로 지역 주민들을 만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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