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복의 특별기고] 결과 빤한 선거 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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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살펴본 2024년 4월 총선

거대 양당의 싹쓸이 독식 현상은 변함없이 실현될 듯
각 정당이 유권자 지지만큼 의석수 확보하는 제도 필요
20~30%는 군소정당 차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제안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8 15:01:29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그에 앞서서 이번 선거에 대해 평가하려고 한다. 아직 선거 결과를 알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평가한다고 하니 무슨 말인지 다소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선거일 이전에 선거 결과를 예측하고 평가하는 일이 가능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미리 말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도 과거의 총선 결과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거대 양당이 싹쓸이하고, 군소정당은 거의 존재감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래 표에서 지난 20년의 역대 총선 결과를 보면, 항상 그래왔던 것을 알 수 있다. 거대 양당이 얻은 의석 비중은 평균 90%를 상회한다. 아직 제22대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거대 양당의 독식 현상은 변함없이 그대로일 것이다.

이렇게 거대 양당이 매번 독식하는 이유는 그들이 정치를 잘해서가 아니라 한 표라도 많으면 당선되는 ‘단순다수제’ 선거제도 때문이다. 준연동형이라는 이상한 제도를 만들어 혼란스럽게 하고 있지만, 거대 양당에 유리한 기본 논리는 변하지 않고 있다.

이 제도에서는 유권자가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있는 제1당이나 제2당이 아닌 다른 군소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하기 어렵다. 바로 이런 점이 국민의 의사를 왜곡하고 있다.

평소 거대 양당에 대한 지지율은 60~70% 정도이다. 선거 때가 되면 조금 오르긴 하지만, 지지율이 70~80%를 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들이 가져가야 할 의석 수도 이에 상응하여 전체 300석 가운데 210~240석이어야 타당하다.

그런데 거대 양당의 의석수는 평균적으로 90%가 넘는 270석 이상으로 유권자의 지지보다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군소정당의 피해로 나타난다. 유권자의 20~30%에 해당하는 60~90석은 거대 양당이 아닌 다른 정당에 돌아가야 하는데, 우리의 선거제도가 그것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 <표> 역대 총선 결과(2004~2020). * 무소속 당선자는 나중에 대부분 거대 양당에 입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 참조

이번 총선에서 유일하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은 거대 양당 중에 누가 제1당이 될 것인가이다. 매번 정당의 이름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여당인 국민의힘과 제1당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서로 제1당이 되기 위해 다투는 것이 우리 총선의 모습이다.

두 정당은 선거를 앞두고 공천과정부터 신경전을 벌이며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또 영호남이라는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매번 아슬아슬하게 당락이 갈리기 때문에 양당은 선거운동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다.

문제는 이러한 경쟁이 두 정당만의 잔치라는 점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까닭은 거대 양당 중 누가 이기든지 우리 정치권이나 사회에는 별반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이다. 혹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위 표를 다시 한번 살펴보기를 바란다.

지난 20년간 거대 양당은 서로 번갈아 가며 제1당이 되었지만(물론 그 이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양당을 중심으로 한 진영 대립에서 변화한 것은 별로 없다. 둘 중 누가 승리했든지 간에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나 승자독식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심화하는 중이다.

거대 양당은 언제나 국민의 다수를 지향하기 때문에 정치적 지원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는 소외되거나 배제되기 쉽다. 다변화된 현대 사회에서 한 정당이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양당제의 구조적 문제점이다.

반면에 여러 정당이 의미 있는 의석을 가지고(소수 의석을 지닌 정당이 아닌) 국회에 들어가는 다당제에서는 한 정당이 과반이 되기 어렵다. 입법을 위해 국회에서 과반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특정 계층을 대변하는 군소정당의 주장이나 의제도 실현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다당제를 채택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거대 양당이 독점하는 우리의 국회 모습을 바꿀 수 있을까? 그것은 각 정당이 유권자의 지지만큼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거대 양당은 70~80%의 의석을 갖고, 나머지 20~30%의 의석은 군소정당에 돌아갈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변경하는 것이다. 그런 선거제도가 바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이다.

◇필자

•독일 쾰른대학교 정치학박사

•주독대사관 전문연구관

•국회 정책연구위원

•중앙대 연구교수

•독일정치연구소장

•저서: ‘대전환의 시대 독일의 제도와 정책’ ‘미완의 독일통일-독일통일 30년을 돌아보며’ ‘누가 그들에게 그런 권리를 주었는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무엇인가’ ‘독일 연방제와 지방자치’ ‘독일 사회, 우리의 대안-사회적 시장경제와 한국 사회의 미래’ ‘독일 정치, 우리의 대안-승자독식 사회에서 합의제 민주주의로’ ‘미국의 외교 안보정책과 북한의 핵정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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