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나인원한남’ 경매감정가 108억 원… 역대 최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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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도 경매연구소 “아파트 감정가 최초 100억 원 돌파”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8 12:50:33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와중에도 서울 초고가 공동주택(아파트)들의 가치가 고공행진 중이다. 매매거래뿐 아니라 법원 경매 시장에서도 최고가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는 28일 용산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44㎡의 감정평가액이 108억5000만 원으로 산출됐다고 밝혔. 명도 경매연구소는 아파트 경매감정가가 100억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역대 최고 감정가라고 설명했다.

감정평가액은 경매 법원이 선정한 감정인이 매각 물건에 대해 평가한 가격이다. 법원은 이를 첫 매각기일의 최저매각가격(최저경매가)으로 정하며, 유찰 시 감정가에 변동 없이 최저경매가를 일정 비율로 하향 조정한다.

나인원한남은 341세대 규모의 저층(5~9층) 아파트 단지로 2018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임대 후 분양전환 조건으로 공급돼 2019년 11월에 입주했다. 당시 임대 보증금 33억~48억 원과 월 임대료 70만~250만 원에 달했고, 2021년 3.3㎡당 평균 6100만원에 분양 전환됐다.

이전까지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 최고 감정가는 2018년 10월 서울 강남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전용 269.4㎡ 복층형 펜트하우스의 99억 원이었다. 이 경매 물건은 1회차에 유찰됐고 2회차에 83억7508만 원으로 낙찰됐다. 이 역시 최근까지 역대 최고 낙찰가였다.

하지만 나인원한남 207㎡가 16일 1회차 입찰에서 감정가 78억5000만 원보다 약 15억 원 높은 93억6900만999원에 낙찰돼 최고 낙찰가 기록을 경신했다. 5명이 경쟁한 이날 입찰에서 1~3위 입찰자가 모두 90억 원을 넘는 응찰가격을 써냈다.

이번에 최고 감정가 자리에 오른 나인원한남 244㎡의 입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원래 이달 9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채권자 측이 경매기일 변경을 요청해 법원이 수용했다.

강은현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이 아파트의 감정이 작년 2월에 이뤄져 현 시세보다 낮게 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국토부에 신고된 올해 2월 매매 실거래가가 98억3000만∼99억5000만 원으로 낙찰가가 시세보다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나인원한남이 분양 전환 후 시세가 많이 올랐고, 전세 시세도 50억∼70억원에 달해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가 많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물건이 경매로 종종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나인원한남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역시 올해 들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월 초 전용 293㎡가 전세 80억 원에, 2월 말 전용 248㎡가 매매 99억5000만 원에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 전용 244㎡의 올해 공시가격은 106억7000만 원으로 전국 최고 공시가 3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