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 파병 용사 “月42만원, 참전 수당… 유가족이 받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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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전참전자회 대표 “미망인 참전 수당 승계가 가장 시급”
“尹 대선공약 5년간 月 70만원 ‘참전수당’ 지켜지지 않아”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9 18:21:16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이 윤석열정부에서 공약했던 참전 명예수당 인상 요구를 호소하는 가운데 사망 시 배우자에게 수당을 승계하게 조처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참전용사로서 영예로운 노후보장을 위해 노령연금(월 32만 원)과 비슷한 현재 수당(월 42만 원)을 대폭 인상하고 유족에게도 혜택을 주게 제도적으로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이화종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대표는 2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며 “가장 급선무는 월 42만 원의 참전 수당을 사망 시 유가족이 승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령연금·기초연금 등과 참전 명예수당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나랏빚이 너무 많아 200만 원대 수당 인상이 당장 어렵다면 이를 유가족이 승계받을 수 있게 하는 조항이라도 신설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목숨을 걸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파병 참전했고 귀국 후 사망자 중 80%가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통 받다가 작고했는데도 의료혜택조차 거의 받지 못하고 있어 노후 보장이 전혀 안 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 2018년 이후 5년간 총 9년간 연평균 1.8만 원 인상된 월남파병 참전명예수당.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앞서 월남전투수당추진위원회 참전명예수당을 동맹국들 수준인 ‘200만 원대’로 현실화 해달라는 호소문을 25일 대통령실에 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대한민국은 우리의 희생을 기반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5000달러가 넘는 국가로 도약했다”며 동맹국의 파병 용사 수당 평균인 월 240만 원대에 맞춘 200만 원대 수당인상을 요구했다. 캐나다는 저소득층 참전 군인 매월 250만 원, 호주도 200만~250만 원을 지급하는데 이에 맞춰달라는 현실적인 요구로 풀이된다. 현재 남은 월남전 참전 군인은 17만여 명 수준으로 평균 나이 77세이며 월 5000명~7000명씩 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베트남을 지원했던 미국은 북베트남과 1955년부터 1975년까지 20년간 전쟁을 치렀다. 박정희정부는 1965년부터 베트남전 종전까지 우리 군 32만 명을 베트남 전장에 투입했으며 이 기간에 5000여 명이 전사하고 1만10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미국은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 게릴라(베트콩)의 밀림에 감춰진 이동 경로를 노출시킬 목적으로 맹독성 제초제 ‘고엽제’를 전쟁에 활용했다. 10년에 걸쳐 총 7200만 리터의 고엽제를 살포한 것으로 기록됐다. 고엽제는 한국군이 주둔해 있던 남쪽 지방에 특히 집중됐다. 고엽제 성분의 절반을 차지하는 2·4·5-T는 ‘다이옥신(Dioxin)’이라는 맹독성 화학물질을 불순물로 만들었고 다이옥신으로 인해 전쟁 후 참전 군인들은 방광암·다발성경화증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아 왔다.

이에 윤석열정부는 2022년 대선 당시 참전유공자 예우 및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국가 유공자 수당을 5년 동안 점진적으로 올려 2배 가까이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당선 후에는 구체적으로 연 5만 원으로 상승 폭을 조정한다고 밝혔으나 재원 문제로 연 3만 원씩 2차례 인상해 올해는 42만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2027년까지 50만 원을 지급한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역대 최고 수준의 인상이라고 자평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평균 20만50000원(최고 충남 서산시 60만 원)을 지급하는 등 매월 평균 62만5000원의 참전 명예수당을 별도로 지급하고 있지만 이 또한 ‘평준화’해 달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 대표는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해서라도 4~5배씩 차이 나는 지자체 참전 수당의 평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훈부는 200만 원 대의 수당은 ‘저소득 참전 용사’에 한 한 것이고 대폭적인 일괄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남참전전우회 관계자는 본지에 “국회와 정부가 결정하면 보훈부는 집행하는 곳”이라며 “수당 인상 관련한 모든 전권은 정부가 쥐고 있으며 이 또한 국회에서 통과돼야 해서 보훈부는 실질적 힘이 없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정부에서 의지가 있다면 2배 수당 인상의 공약 이행 혹은 유가족 등을 위한 참전 수당 승계 조항을 별도로 신설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별도 자료를 보내온 월남전참전자회는 ‘참전 유공자 주요 숙원사항’으로 “한국군의 월남전 참전에 따른 미국의 총지원금 상세 분석 및 미지급금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추진해달라”며 “파월 역사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파병 용사의 날 지정’ ‘아카이브 사업 추진’ 기념 공원 조성‘ 등 참전유공자 명예 선양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