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광주 
제주 
목포 
)
용산구 한강로 1가에 위치한 삼각지는 1906년 러일전쟁 직후 일본이 한강로에 경부선 철도를 부설하면서 생긴 한강·서울역·이태원 방면으로 통하는 세 갈래 길을 일컫는 명칭이다. 이곳에는 1939년 로터리가 형성됐고, 1967년에는 용산역·서울역·이태원·원효로의 교통을 원활히 처리하기 위한 우리나라 최초의 입체교차로가 만들어졌다. 이후 1974년 용산구청 방향에서 철도를 건너는 고가도로가 건설되면서 사거리가 됐다. 삼각지는 1994년 입체교차로가 철거되고 같은 해 전쟁기념관이 들어서는 등 외관상 변화와 유입인구 증가를 꾀했으나 이 일대 상권은 별다른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넓은 교차로를 건너는 방법이 지하철 지하도가 유일해 유동인구의 흐름이 끊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2006년 말 버스중앙차로 ‘한강대교~서울역’ 구간 개통으로 횡단보도가 놓이면서 유동인구의 왕래가 활발해졌다. 이로 인해 지난 한 세기 동안의 다양한 변화를 거쳤음에도 제자리걸음을 하다시피 했던 삼각지 상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2000년 이후 이곳 일대의 재건축·재개발이 속속 추진되거나 완료되면서 상권 역시 서서히 환골탈태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들어 점차 변모하는 양상을 띠고 있는 삼각지·한강로 상권을 다녀왔다. 
|
▲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이 위치한 삼각지는 제1한강교 한강대교와 도심을 연결하는 한강로를 중심으로 백범로, 이태원로를 가로지르는 교통의 요지다. 이 곳을 중심으로 삼각지상권, 한강로상권, 고가 밑 상권이 분포한다. 사진은 지하철4·6호선 삼각지역 이정표와 GS용산자이의 전경 ⓒ스카이데일리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이 위치한 삼각지는 한강대교와 이어진 한강로와 백범로, 이태원로가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다. 이곳은 국방부와 전쟁기념관, 그리고 주한 미8군 사령부가 자리한 서울시의 주요한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군사시설이 몰려있다는 이유로 고층빌딩 및 아파트가 설 수 없어 넓은 공터 같은 느낌이 강했던 삼각지가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미군부대 주변 시설의 고도제한이 완화되고 전쟁기념관의 개관과 함께 인근 용산일대의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부터였다.
삼각지·한강로상권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삼각지역 1번 출구와 국방부 사이의 ‘삼각지역 상권’과 이 상권이 한강로를 따라 확장된 ‘한강로상권’, 그리고 최근 주목 받는 삼각지역 8번 출구방향의 ‘고가 밑 상권’이다.
삼각지역 상권…‘재개발 구획화’ 속에 속속 짐 싸는 상인들
‘삼각지역 상권’은 우리은행골목인 한강대로 62길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국방부와 표구거리 및 군장점 등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상권답게 다양한 메뉴가 마련돼 있다.
대다수 상점들이 오랜 기간 동안 한 자리를 지킨 이곳은 점심시간이 되자 밀려들어오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입소문으로 인해 인근 지역 직장인들까지 찾아와 점심과 저녁시간 모두 손님이 몰린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점심시간 때에 직장인들의 외부 유출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며 “각양각색의 음식점들이 즐비한데다가 주어진 점심시간만으로는 숙대입구나 이태원까지 가기엔 빠듯해 거의가 이곳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는 특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 삼각지역 1번 출구와 국방부사이에 조성된 삼각지 상권은 국방부와 표구거리 및 군장점 등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오래된 상점들이 늘어서있다. 이곳은 식사때가되면 밀려오는 손님들로 인산인해지만 재건축의 바람앞에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사진은 삼각지 상권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경쟁력을 갖춘 ‘삼각지역 상권’에도 최근 세월호 참사로 예기치 않는 불황이 닥쳐왔다. 보통의 상권들이 세월호 사고로 인한 내수 침체의 여파에만 시달렸던 것과는 달리, 이곳은 직격탄을 맞았다. 세월호의 실 소유 배후로 지목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서울교회가 이곳에 몰려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호프집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개업한지 얼마 안 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면서 한동안 파리가 날렸다”며 “연일 각종 단체의 구원파 규탄 시위가 이어지다보니 사람들이 이곳으로 발걸음을 안했다”고 말했다. 이 상인은 “거의 장사를 포기하다시피 하다가 회복세로 돌아선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각지역 상권’의 핵심적인 변화는 다른데서 찾아볼 수 있었다. 상권의 축을 담당하던 한강대로 62길 좌우측 지역이 재개발 예정지로 확정되면서 구획화가 이뤄진 것이다. 이곳의 명물이었던 국수골목 상점들도 재개발을 앞두고 이주를 원하는 건물주의 뜻에 따라 한 집을 제외하고 전부 이전하면서 더 이상 국수골목이라 부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오랜 전통과 역사가 있는 가게들은 새로운 장소를 찾아보거나 재개발 이후 다시 돌아올 계획을 갖고 있어 큰 걱정이 없어 보이지만 고만고만한 가게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재개발이 예정된 만큼 건물들이 낙후돼 임대료가 150~200만원 선으로 손님이 많은 것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며 “값싼 임대료를 포기하고 나가야 하기에 군소 상인들의 고심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한강로 상권…우후죽순 아파트에 저녁장사 호황
삼각지역과 신용산역을 잇는 한강로 동쪽 이면도로에 위치한 ‘한강로상권’은 처음에는 상권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였다.
▲ 비교적 주변보다 일찍 재개발을 시작한 한강로 서쪽지역에 재개발 아파트들 주위에 변변한 식당가가 없어 가족단위 외식손님이 증가한 한강로상권은 최근 유입되는 다양한 연령층의 인구에 맞게 변모하고있다. 사진은 한강로변 아파트단지와 이들과 함께 들어선 BMW MINI 매장 전경 ⓒ스카이데일리
주택가와 소규모 사무실이 많았던 이곳은 용산우체국 골목을 제외하면 가게들이 군락을 이루지 않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띄엄띄엄 위치해 있었다. 그러던 것이 대로변을 따라 빌딩들이 들어서고 이 직장인들을 상대로 식당들이 연이어 문을 열면서 상권으로 발전했다.
여기에 주변보다 비교적 일찍 재개발에 착수한 한강로 서쪽지역의 재개발 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하며 인구유입이 이어지고, 국제빌딩주변 용산4구역 철거가 본격화되며 몇몇 가게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상권이 성장했다.
아파트단지 주위로 변변한 식당가가 없어 가족단위 외식손님이 증가하고 있는 ‘한강로상권’은 ‘삼각지역 상권’과 마찬가지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식메뉴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이탈리안 레스토랑, 독자 브랜드 커피전문점 등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등 이곳 상권은 젊은 층과 가족단위 고객의 수요에 맞게 변모하고 있다.
‘한강로상권’에 자리한 식당 종사자들은 “주중 점심·저녁에만 몰렸던 손님들이 이제 주말에도 찾아온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용산역 전면1구역의 공사가 진행 중이고 국제빌딩주변 4구역 재개발이 답보상태에 놓여 역사가 위치한 ‘아이파크몰’을 제외한 인근 상권자체가 전멸한 상황에서도 이곳 상권은 발전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아모레퍼시픽타워 공사가 완료된다면 유입 직장인의 수는 더욱 더 증가해 주중주말과 점심저녁을 가리지 않고 우수한 상권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가 밑 상권…바뀐 인구 흐름에 ‘상인들 흐뭇’
삼각지 로터리에서 마포방향에 위치한 ‘삼각지 고가차로’는 과거 용산구청이 자리했던 원효로와 삼각지역을 이어주는 고가차로다. ‘삼각지 고가 밑 차로’는 철길을 중심으로 동측 고가 밑에 작게 형성돼 있다.
▲ 주변에 고층 주거 및 업무단지들이 속속 생기며 유동인구가 증가하자 삼각지고가차도 밑을 중심으로 상점이 생기며 상권이 형성됐다. 사진은 고가 밑 상권 전경 ⓒ스카이데일리
고가차로에서 바라본 고가차로 북측과 남측은 확연히 다른 양상을 띤다. 북측엔 GS 용산자이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있지만 남측으로는 허름한 단층 건물들과 판자촌이 눈에 들어온다.
백범로를 사이에 두고 GS 용산자이와 마주보고 있는 ‘고가 밑 상권’은 식당과 커피숍, 펍 등이 군집해 작은 상권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재개발 계획은 있으나 언제 시행이 될 것인지 기약이 없어 용산초등학교 뒤편은 마치 폐허처럼 방치된 상태다.
이곳은 철로 건너편이 발전하면서 덩달아 상권으로서의 모습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다. 소규모 커피전문점인 ‘미스터 아메리카노’ 사장은 “철로와 원효로 사이의 문배동·산천동 등지의 재개발이 완료되면서 사무실들도 상당수 입주했다”며 “이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이곳을 지나다니면서 상권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철길 건너편에는 원효로1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용산 e편한세상’, ‘용산 CJ나인파크’, ‘리첸시아 용산’ 등 아파트 단지 주변으로 오피스텔 등이 들어서 있다.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과 1호선 남영역이 근방에 있지만 삼각지역이 가장 가깝고 환승역인 탓에 고가를 건너는 것이다.
실제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이곳은 사거리에 위치한 ‘한강 생태탕’을 제외하면 변변한 식당이 없었다. 그러던 것이 주변에 GS 용산자이가 들어서고 또 철길 건너편에 주거 및 업무단지들이 속속 생기며 가게들이 입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삼각지역을 이용하는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녹사평역 일대의 상권이 발달하면서 주차가 용이한 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