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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 몸을 싣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대부분 무미건조한 표정을 짓고 있다. 거의 모두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있고 사람들은 그 작은 기계를 통해 잠깐이나마 각박한 일상의 고단함을 달랜다. 따분한 일상 속에서 변화를 시도하는 직장인들도 많다. 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답답한 일상에서 돌파구를 찾고, 지친 삶속에서 자신을 힐링시킨다. 이들은 동호회의 문을 두드려 일상의 돌파구를 찾는다. 동호회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독서, 등산, 사진, 축구, 배드민턴, 댄스 등 취미에 따라 다양한 동호회가 있다. 여러 동호회 중에는 스윙댄스를 즐기는 조금은 특별한 동호회가 있다. 이들 회원들의 얼굴을 보면 보는 사람도 행복해 지는 행복감이 뿜어져 나온다. 이들은 바로 ‘박쥐스윙’ 회원들이다. 이 동호회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사람들이 모여 스윙댄스 하나로 활력과 즐거움을 찾는다. 이곳 회원들은 이름 대신 서로 닉네임을 부른다. 나이와 직업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스윙댄스’ 에 대한 관심 하나만으로 서로를 평등하게 대한다. 스윙댄스는 재즈음악에 맞추어 두 사람이 추는 춤이다. ‘박쥐스윙’은 이런 스윙댄스를 체계적으로 가르쳐준다. 동호회에 들어가면 우선 6주 강습을 받고 MT, 졸업파티를 경험하게 된다. 동호회 회원들 중 상당수가 힐링으로 활력을 얻고자 처음 스윙댄스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계속하다보면 힐링을 넘어서서 다양한 문화활동을 공유하며 청춘의 설레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이구동성 이야기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박쥐스윙’을 찾아 스윙댄스의 매력과 이를 통해 활력소를 얻고 있는 회원들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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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윙댄스 동호회 ‘박쥐스윙’에서는 왕초보 과정인 ‘지터벅’이란 춤을 시작으로 6주 강습이 시작된다. 이곳에서는 나이, 이름, 직업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 스윙댄스와 이를 즐기는 사람들과 만남 그 자체가 중요하다. 이곳은 춤으로 대화하는 곳이다. 사진은 ‘박쥐스윙’ 회원들이 춤을 추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국내에서 스윙댄스는 다른 춤에 비해 다소 생소함이 있지만 알고 나면 다른 춤들보다 더 배우기 쉽고 사람을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다.
스윙댄스는 ‘재즈음악에 맞춰 두 사람이 추는 춤’으로 흔들거리는 걸음걸이(swing)를 흉내 내 그 이름이 붙어졌다. 이 춤은 1920~1940년대 사이 스윙 재즈음악과 함께 발전한 일련의 춤을 일컫는다. 스윙댄스의 대다수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춤으로 시작됐으며 우리나라에는 들어온 지는 약 15년이 됐다.
이 춤은 두 사람이 함께 춤을 춰서 ‘살사’ 같은 라틴댄스와 비슷하게 보인다. 라틴 지역이 기원인 라틴댄스는 화려하고 열정적이지만 북아메리카 지방을 기원으로 한 스윙댄스는 부드럽고 잔잔한 느낌을 준다.
댄스 종류에는 멜로디의 템포에 따라 지터벅, 린디합, 쉑, 켈로라이쉐그, 웨스트코스트윙, 발보아 등의 하위 장르로 나뉜다. 지터벅은 빠른 노래에 어울리는 스윙장르로, 가수 박진영씨가 불렀던 노래 ‘스윙 베이비’에서 잠깐 나오는 춤이다. 린디합은 흐느적거리거나 중간 빠르기의 재즈음악에 어울리고, 초급 및 중급자들이 배우기에 쉬운 것이 특징이다.
▲ ‘박쥐스윙’은 최근 60기 신입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기간은 9월 13일부터 11월 1일까지며 강습시간은 토요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이다. 인원은 남녀 각각 35명 모집하며, 장소는 논현 스윙바이다. <사진=박쥐스윙>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박쥐스윙’은 왕초보 과정인 ‘지터벅’을 중심으로 6주간의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 MT와 강습이 끝나면 마지막 주에 ‘졸업파티’라는 빅 이벤트를 마련한다. 졸업파티에서는 강습기간 동안 배웠던 내용을 바탕으로 패턴을 짜 노래 한 곡에 맞춰 스윙댄스를 공연한다.
또 정규강습은 전체 8개월로 지터벅 2개월 과정과 린디합 6개월과정으로 이뤄진다. 과정을 마치면 자유롭게 춤을 추면서 추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배우기도 하며 외부강습을 통해 고급과정을 배우는 회원도 있다. 또 회원 이름을 걸고 타 동호회에 강습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동호회 정모가 이루어진 ‘Swing’ Bar는 2002년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서 문을 열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처음 생긴 스윙바였다. 스윙바가 처음 생기면서 ‘박쥐스윙’도 함께 생겨났다고 한다. 스윙바가 생기기 전 스윙을 추는 사람들은 살사바에서 살사댄스 추는 사람들이 쉬는 타임에 스윙 두 곡을 췄다고 한다. 그때 두 곡을 추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안되겠다 싶어 아예 스윙바를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는 신논현역 인근으로 자리를 옮겼다.
스윙댄스…나에게 찾아온 변화, 그리고 청춘 설렘 그대로
‘박쥐스윙’은 15년전의 초창기 멤버가 동호회에서 중추역할을 하고 있다. 전체 회원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의 나이대가 주를 이룬다. 이곳에서 회원들은 실명이 아닌 닉네임을 사용한다. 나이·직업 보다 스윙댄스를 즐기는 사람들과 만남 그 자체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춤으로 대화하는 곳이다.
▲ ‘박쥐스윙’의 시샵(system operator)이자 카페지기인 손영신씨(왼쪽)와 중급강사 최문석씨의 닉네임은 ‘날다시니’와 ‘투자’이다. 손씨는 “스윙댄스는 타인과 교감하고 서로를 위로한다”고 말했고, 최씨는 “스윙댄스를 통해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는 깊이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박쥐스윙’의 시샵(system operator)이자 카페지기인 손영신씨와 중급강사 최문석씨의 닉네임은 ‘날다시니’와 ‘투자’이다. 두 사람은 스윙댄스는 나이가 들어도 청춘의 설렘을 느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서 남녀 관점에서 스윙댄스에 대한 생각과 변화를 설명했다.
여성인 손영신씨가 ‘박쥐스윙’을 접하게 된 계기는 지인의 추천이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지쳐있던 그는 스트레스 해소방법을 찾다가 친구의 추천으로 스윙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게다가 춤을 추며 남에게 자신을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힘든 점이 있었다고 손씨는 설명했다.
그런데 동호회에 와서 춤을 추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추는 모습, 재즈음악과 풍성한 빅밴드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 강렬해서 얼마나 재밌으면 저렇게 활기찬 표정을 지을까 궁금했다고 한다.
스윙댄스를 시작한지 4년째인 손영신씨는 “춤을 추는 것은 나를 표현하는 것이며, 상대방과 몸으로 말하는 대화이다”고 말했다. 손씨에 따르면 스윙댄스에 빠지다보면 상대방에 대한 낯설음이 덜해지고 상대방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또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전면거울을 보며 나를 살펴보게 되고, 나를 가꾸며 자기만족감이 생긴다고 한다. 스윙댄스를 통해 폐쇄적이었던 자기 자신이 개방적으로 바뀌게 된다고 손씨는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말로는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춤은 계산적 행동이 없는 솔직함이 있다고 한다. 손씨는 “스윙댄스는 타인과 교감하고 서로를 위로한다”며 “이 춤은 느린 노래, 경쾌한 노래 등 여러 방식으로 서로 교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여성들은 아무래도 보수적인 면이 남아있는데, 댄스를 통해 생각이 유연해지고 남성을 대하는 태도도 자연스러워진다고 한다. 아울러 스윙댄스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이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이가 들면 사회에서 맺는 관계가 점점 좁아지는데, 이를 다양하고 폭넓게 하는 것이 동호회의 장점이라고 손씨는 설명했다.
남성 중급강사 최문석씨 또한 스윙댄스를 통한 다양한 변화와 장점을 즐겁게 설명했다.
최씨는 “스윙댄스를 통해서 기본매너와 배려가 몸에 배이면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태도도 달라지면 이성(異性)으로 보던 여성에 대한 관점이 춤추는 파트너로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관계가 확장된다고 한다.
▲ 박쥐스윙의 MT에서 라인댄스를 배우는 모습(위) 신입회원의 입학을 축하하는 전 지터벅 기수들의 입학 축하공연이다. <사진=박쥐스윙>
이어 그는 “동호회는 직장에서의 엄격한 사고에서 벗어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스윙댄스는 이처럼 남녀의 자연스러운 만남과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외부활동은 한정적인데다 게임 등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뭔가 활동적인 것이 필요하다고 최씨는 설명했다.
최문석씨는 ‘박쥐스윙’ 말고도 ‘Drag Time’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가 말하는 ‘드래그 블루스’는 스윙댄스와 블루스가 합쳐진 형태인데, 스윙댄스의 특징은 여러 가지 춤과 합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스윙댄스로 문화적 시야 넓어져…예술적인 다양한 혜택
▲ 사진 맨 위는 전 시샵이었던 닉네임 ‘바람처럼’이다. 그는 “일상생활 춤이 더 가까이 다가와 문화적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다양한 활동계기가 돼 좋았다”고 전했다. 가운데는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닉네임 ‘밥탱씨’이다. 그는 현재 8개월 과정을 마쳤고, 춤을 춰보고 싶어 검색으로 ‘박쥐스윙’을 알게 됐다고 한다. 맨 아래는 직장생활을 접고 스윙바를 운영하며 스윙댄스 일로 전념하게 회원들이다. 닉네임은 각각 ‘키노’(왼쪽)와 ‘도라도라’이다.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가 박쥐스윙을 찾았을 때는 스윙댄스 정기모임이 한창이었다. 전에 시샵이었다가 현재회원으로 활동중인 직장인 닉네임 바람처럼은 “일상생활에서 춤이 멀게 느껴졌는데, 스윙댄스 동호회를 통해 문화적 시야가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단지 춤뿐만이 아닌 그것에 곁들어져서 문화, 음악 등 예술적인 다양한 혜택을 보게 되며, 동호회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닉네임 밥탱씨는 현재 8개월 과정을 마쳤다. 그는 “직업이 프로그래머라서 하루 종일 앉아 있다가 나와 스트레스 풀고 좋다”며 “8개월 지나면 알아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기본기가 다져지면 다른 분야와 관심분야를 더 배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항공사에서 오퍼레이터로 일하다가 스윙바 일에 전념하게 된 닉네임 도라도라씨는 스윙바를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살사바에서 살사댄스 추는 사람들이 쉬는 타임에 스윙 두 곡을 추는데, 30분을 기다려 두 곡을 추다가는 안되겠다 싶어 스윙바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그는 2002년 이후 스윙댄스 동호회를 3~4개 만들었고, 만들어서 다른 사람에게 운영자 자격을 넘겨주는 형식으로 동호회를 확장해나갔다고 한다. 스윙바와 인연이 깊은 그는 “스윙댄스는 청춘이다”며 “10년이 넘었지만 언제나 춤추는 것을 보면 아직도 그때에 머무는 느낌이라 좋다”고 전했다.
2001년부터 회원이었다가 바를 운영한지 4년 된 닉네임 키노는 “처음에는 스윙댄스와 관련된 클래스가 없었지만 지금은 체계가 잡혀서 짜임새 있고 프로그램이 잘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윙댄스는 즐거움과 슬픔을 준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춤은 항상 즐겁지는 않고, 자신의 한계를 알면 좌절을 느끼게 한다. 그것이 극복되고 나면 잘 출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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