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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등‘기간산업 민영화’를 적극 추진해 온 MB 정부의 마지막 민영화 대상은 어디일까. 알짜로 주목받고 있는 고속철도(KTX)가 떠오르고 있다. ‘공항’ 다음 ‘철도’라는 논리가 실행되고 있는 단계다. MB 정부는 2014년 완공되는 서울 수서~경기도 평택 구간 사업권을 민간업체에 넘겨 KTX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수서~평택 구간 사업권을 따낸 회사는 평택 이남 기존 노선을 이용해 경부선·호남선 고속철도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민간사업자가 KTX를 운영할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구랍 2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MB 정부가 사업성 좋은 KTX만 따로 떼서 민간에 넘기는 이유가 무엇일까. 정부는 가장 중요하게 거쳐야 할 국민여론을 꼼꼼히 청취하지 않은 채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이를 집중적으로 살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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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KTX 민영화 반대여론이 많지만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제휴>
정부가 올해 KTX 민영화를 본격 추진할 방침인 가운데 찬반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국토해양부 권도엽 장관은 구랍 27일 ‘2012년 정부 업무보고’에서 철도산업의 서비스 개선과 효율성 증대를 위해 경쟁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독점하고 있는 지역 간 철도운영 시장을 민간이 참여하는 경쟁체제로 재편하겠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재 2014년 말 수서와 평택을 연결하는 수도권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2015년부터 수서에서 출발하는 호남선(수서~목포)과 경부선(수서~부산) 고속철도 운영권을 민간에 넘겨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토부 계획안은 민간사업자가 평택 이남의 기존 노선을 이용해 KTX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되는 것으로, 지난 1899년 경인선 개통 이래 113년간 이어진 코레일의 독점체제가 깨지는 셈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동부그룹 등 1~3곳이 민간철도 운영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 정부, 반대 여론 불구 추진 강행
전국철도노조는 구랍 27일 서울역에서 ‘KTX 분할 민영화 음모 저지를 위한 간부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정부가 주장하는 ‘경쟁체제’는 사실상 민간자본에 대한 특혜이며 철도의 공공성을 파괴하는 민영화”라면서 “국민 혈세로 민간자본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철도노조는 또 “인천공항 매각, 영리병원 도입에 이어 정부가 공공부문을 팔아 외국자본의 이윤만 챙겨주려 하고 있다”면서 “KTX 분할 민영화 철회를 위해 결의대회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예산축소가 KTX 사고를 사실상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 현기환(한나라당) 의원은 “고속철도 선로의 유지보수 예산이 5년 동안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이러한 예산축소가 KTX 고장사고의 주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현 의원은 고속도로 선로공사나 재료 및 장기검수 등에 필요한 예산이 2005년 736억원에서 지난 2010년 327억원으로 400억원 이상 삭감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우려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KTX 민영화 작업을 본격화 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그 일환으로 지난 연말 철도정책을 총괄하는 철도정책관에 구본환씨를 전격 임명했다. 구 정책관은 김대중 정부 말기 철도구조개혁단 팀장으로 철도 민영화를 밀어붙인 이른바 ‘민영화 전도사’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KTX 사업의 민간참여에 반대 입장을 보여 온 최정호 전임 철도정책관은 현재 대기발령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민영화 정책을 반대해 온 최 전 정책관에 대한 ‘보복성 인사’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민영화 답보 사례, 인천 영종도 공항
사업성 좋은 KTX만 따로 떼서 민간에 넘기는 이유가 무엇일까. 현 정부는 여러가지 이유를 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안전 부분을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민영화론의 최대 역설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개선하겠다는 논리로 무장한 민간자본이 실제로는 공기업 사업분야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만 선택적으로 노린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여전히 민영화 논란이 한창인 인천공항이다. 세계적인 공항으로 명성을 높히고 있는 인천공항을 굳이 민간에 매각할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민간자본은 방만한 경영 때문에 저평가된 적자 공항을 싸게 사서 수익성을 올려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인천공항 외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정부가 인천공항을 제가격 받고 매각을 할 것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철도 역시 마찬가지다. 철도사업법은 2004년부터 이미 철도공사 외의 민간법인이 철도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돈 안 되는’ 중·단거리 노선이나 화물 노선에 참여하겠다는 민간 법인을 찾기는 쉽지 않다. 새마을·무궁화 등의 노선이다. 이들 노선은 현재의 사업성이나 미래 성장성 등의 측면에서 기업들에게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그러던 중 정부가 알짜 사업인 KTX 노선을 민간에 넘기겠다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비로소 경쟁도입 논의가 활발해졌다. 이는 무조건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거꾸로 보면 수익성이 좋은 공기업을 굳이 민간에 넘길 이유가 의문으로 제기되는 것이다.
경실련, 민영화 반대 논리 적극 피력
그렇다면 수서역 상황은 어떨까. 서울 수서역에 새로 들어서는 KTX 역사는 강남권 이용자들의 수요를 빨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공사는 철도의 공공성을 고려해서 ‘돈 안 되는’ 역도 어느 정도 정차해야 하지만 민간기업은 그런 부담을 질 필요가 없다.
KTX 민영화 문제를 감시해 온 경실련의 윤순철 기획실장은 민영화 반대 논리를 이렇게 밝혔다.
“첫째, 교차 보조를 전제로 운임이 책정된 KTX만 떼어 민간에 주는 것은 그 자체로 특혜다. 민간자본의 위험부담이 거의 없다. 둘째, 철도산업은 운영체계가 매우 복잡한데, 공사와 민간이 중복 운영하면 사고 위험이 증가한다. 셋째, 철도공사의 부채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사라진다. 철도 공공성이 위협받고 혈세가 들어가게 된다”
MB 정부, 레임덕에 여론 검증 안해
하지만 궁극적인 문제는 여론 동향이다.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야심차게 추진한 인천공항 민영화도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서 답보 상태다.
▲ 민주통합당 김진애 의원
‘운임 20% 인하’를 가장 먼저 내세우고, ‘민영화’ 대신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MB 정부도 여론전에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토부 장관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이미 끝나 버린 현실이다.
민주통합당 김진애 의원과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민간자본의 수익성 추구 경영으로 철도의 기반인 차량 및 시설유지보수를 소홀히 함으로써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이는 영국 등 철도 선진국의 민영화 이후 사고발생, 요금인상 등의 경험과 재공공화 추진으로 이미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
한국교통연구원(KOTI), ‘터무니없는 수요 예측’ 구설수
보고서를 낸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KOTI)은 과연 어떤 기관일까. 관련 자료에 의하면 한마디로 ‘전적’이 화려하다.
KOTI는 1999년 인천공항철도 수요예측 연구를 맡아 개통 첫해 하루 평균 21만명으로 시작해 2021년에는 82만명이 이용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하지만 실제로 개통 후 2년간 하루 평균 이용자는 1만7000명 수준이었다.
▲ 인천공항철도 등에 대한 한국교통원구원(KOTI)의 수요과다 예측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혈세 낭비로 되돌아 왔다.
KOTI의 수요과다 예측은 고스란히 혈세 낭비로 돌아왔다. 공항철도 계약기간인 30년을 채울 경우 정부 추가지출만 14조원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결국 2009년 철도공사가 현대건설로부터 공항철도를 인수하는 ‘공영화’가 이뤄졌다. 현대건설은 개발이익과 운영손실 보전액을 고스란히 챙겼다.
또한 KOTI는 2003년 부산~김해 경전철 수요예측 연구에서 개통 첫해 하루 평균 17만 명, 2030년 32만 명으로 수요를 전망했다.
실제로는 개통 첫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3만명이 이용했다. 이 역시 MRG 협약 사업이어서 재정투입이 불가피하다.
2009년 용인 경전철 수요예측 연구는 아예 검찰수사 대상에 올랐고, 관련 연구원이 출국금지를 당하기도 했던 그런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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