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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은 지난여름에 끝났지만 축구에 대한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데포르티보 서울’ 축구팀 역시 9월 한낮의 따가운 햇살 속에서 축구를 하며 열정을 내뿜고 있다. ‘데포르티보 서울’ 팀은 한국에서 타향살이를 하는 외국인들과 한국인이 함께 하는 축구 모임이다. 축구 실력을 향상시키겠다는 목적보다는 축구를 통한 재미와 구성원의 화합을 먼저 추구하는 순수 축구 동호회다. 팀의 이름 ‘데포르티보’(Deportivo)는 ‘스포츠’라는 뜻을 가진 스페인어에서 가져왔다. 이 팀을 만든 이는 축구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온 스티브 져스티스다. 그는 “다른 동호회에서 축구를 해 봤지만 사람들이 화를 내고 서로 싸우는 모습에 지쳐서 스스로 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축구를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많지만 언어적 소통 한계 때문에 활동을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며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팀을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축구 팀의 구성원은 피부 색깔도 다양하고 직업도 가지각색이다. 이런 이들이 토요일마다 만나 땀을 흘리며 친목 도모를 하고 있다. 이들은 평일에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축구를 통해 해소하며 건강까지 챙기고 있다. 그래서 축구팀에 입단하려는 한국 거주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은 공을 차며 먼 이국의 타향살이 외로움을 잠시 잊고 경기 후에는 때때로 술 한 잔을 함께 기울이면서 향수병을 달래고 있기도 하다. 스카이데일리가 아마추어 글로벌 축구팀 ‘데포르티보 서울’ 팀을 만나 그들의 한국살이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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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포르티보 서울’은 한국에서 타향살이를 하는 외국인들과 한국인의 축구 모임이다. 이들은 일주일 한번 만나 축구를 하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서로 달랜다. 뒷줄 왼쪽에서 세번째 사람이 감독인 스티브 져스티스씨다. 스코틀랜드에서 온 그는 현재 서경대학교에서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스카이데일리
3년전 스티브 져스티스 감독(32)은 친한 친구 두 명과 함께 ‘데포르티보 서울’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선수 모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친구의 친구들이 한두 명씩 늘어나 지금은 총 28명의 선수가 활동 중이다.
구성원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인도, 독일, 러시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28명이다.
스티브 감독을 포함한 한 명의 코치는 선수단 관리와 훈련을 각각 분담해 ‘데포르티보 서울’을 이끌어 가고 있다.
팀의 이름 ‘데포르티보’(Deportivo)는 ‘스포츠’, ‘운동’, ‘운동정신’이란 뜻을 가진 스페인어 형용사다. ‘데포르티보’라는 명칭은 스페인어권의 축구팀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스페인에 ‘데포르티보 라코루냐’, ‘데포르티보 알라베스’가 있고 아르헨티나에 ‘데포르티보 코레아노’가 있다.
이들은 매주 한번 토요일 오후에 팀원들끼리 서울 근교의 축구장에서 모여 친목을 다진다. 지난 14일 SSL(토요축구리그)의 첫 경기가 열려 스카이데일리가 망원 한강공원 축구장을 찾아 데포르티보 서울을 만나봤다.
한강 마포공원 축구장을 처음 찾았을 때 먼저 도착한 선수들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으며 선수들 간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몇몇 선수가 늦었지만 누구 하나 늦은 선수에게 얼굴을 찡그리거나 큰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없었다.
주말의 여유로운 늦잠을 즐길 수 있는 토요일 오후 1시,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일상의 피로와 타향살이의 고단함 축구로 날려버려
이곳에서 창단멤버로 활동 중인 한국인 김중균씨(34)는 스트라이커를 맡고 있다. 그는 한국은행에서 금융시스템개발을 하고 있는데, 일의 특성상 야근이 많다고 한다. 고단하게 지내는 일상을 축구를 통해 피로를 풀면서 지내고 있다.
김씨는 “사무실에 앉아서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건강 관리 차원에서 주말에는 꼭 운동을 하러 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주일에 한번 하는 운동이지만 선수들끼리 부딪히고 땀을 흘리다 보면 평일에 쌓인 스트레스는 어느 순간 다 날아 간다”고 전했다.
▲ 창단 멤버인 김중균씨(사진 왼쪽)는 스트라이커를 맡고 있다. 그는 한국은행에서 금융시스템개발을 하고 있는데, 일의 특성상 잦은 야근이 많다고 한다. 고단하게 지내는 일상을 주말에 축구공을 차면서 피로를 풀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방글라데시에서 온 루흐(23)씨는 한국철도기술교육원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타국살이의 외로움에 빠진 비슷한 처지의 외국인들과 축구를 하며 고향 생각을 잊는다고 했다.
한국생활 6년차인 그는 카이스트에서 학사과정을 마쳤고 현재는 교육원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팀에서 가장 중요한 스트라이커와 오른쪽 윙을 맡고 있다.
한국에 온지 6년이 됐지만 루흐씨의 한국말은 아직 서툴다. 그는 “카이스트에 다닐 때, 모든 학생들이 영어를 썼다”며 “일상 생활에서 거의 한국어의 필요성을 느낄 수 없어서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수원에 살지만 일주일에 한번은 꼭 ‘데포르티보 서울’ 축구팀을 찾아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한다고 했다.
▲ 방글라데시인 루흐(23)는 한국철도기술교육원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수원에 살지만 일주일에 한번은 꼭 ‘데포르티보 서울’ 축구팀을 찾아 친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루흐는 “실력 향상을 하기 보다는 친구들과의 재미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루흐의 이런 생각은 팀의 색깔과도 일치했다.
경쟁보다는 친목 도모에 더 방점을 둔 ‘데포르티보 서울’ 축구팀은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만나 축구를 통해 웃고 즐기는 밝은 축구팀이다. 실제로 ‘데포르티보 서울’ 축구팀은 지인들의 소개로 들어온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초창기 3명으로 시작한 축구팀은 서로를 데려오면서 이제 28명이 됐다. 팀원이 너무 많아지면 혹시라도 생길 분란을 우려해 30명만까지 팀원을 받을 예정이다.
축구도 배우고, 한국어도 배우고 일석이조
러시아에서 온 알렉스(28) 역시 지인의 소개로 이 팀에 들어오게 됐다고 한다. 동국대학교에서 한국어 교육과정을 연수 중인 그는 미소를 머금으며 최근 “한국어 테스트에 합격했다”고 또렷한 한국말로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무릎 수술을 받아 필드플레이어로 뛰기에는 무리가 있어 현재 골키퍼로 활약 중이다. 그는 “무릎만 나으면 언제든지 운동장을 휘젓고 다니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현재 맡은 포지션에 충실히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국생활 2년차인 알렉스는 한국말을 잘하는 편이었다. 특유의 외국인 발음이 있지만 한국어를 배우려는 자세와 열정은 다른 외국인들을 뛰어 넘었다.
▲ 러시아에서 온 알렉스(사진 가운데)는 어린 시절 무릎수술을 받아 필드플레이어로 뛰기에는 무리가 있어 현재 골키퍼로 활약 중이다. 그는 팀에서 한국어를 잘 구사하는 축에 속한다. ⓒ스카이데일리
지난 토요일 생일을 맞은 스티브 져스티스는 팀의 매니저이자 감독이다. 그는 스코틀랜드 출신이며 서경대학교에서 영문학 교수를 맡고 있다.
그는 다른 축구 동호회에서 축구활동을 했지만 선수들 간의 소리치고 싸우는 모습에 지쳐 팀을 창단했다고 한다.
3년전에 팀을 만들었고 작년 여름에 정식으로 팀을 창단했다고 한다. 감독이 말하는 팀의 모토는 ‘즐거운 축구팀’이다.
져스티스 감독은 “축구를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많지만 언어적 소통 한계 때문에 활동을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며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팀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팀의 미래에서 대해 “우리는 현재 토요축구리그에 뛰고 있으며 상위권 도약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구성원간의 경쟁이 아닌 친목도모가 우선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고 앞으로 계속 그렇게 팀을 운영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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