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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후 대한민국 사회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병폐(病弊)와 적폐(積弊) 현상들이 속속 수면 위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국민 모두 과감한 개혁을 통해 이를 바로 잡아야한다는 여론이 이심전심 형성됐다. 특히 공무원 개혁을 주장하는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강했다. 세월호 참사의 사고원인 중 하나로 ‘선사에 대한 공무원들의 부실 관리’가 지목된 탓이다. 이에 ‘관피아’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면서 공무원 사회의 개혁에 대한 논란이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관피아’란 퇴직 후 관련 기관이나 기업에 재취업해 요직을 독점하면서 고액의 급여혜택을 받고 정부조직에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이른바 얼굴마담으로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전직 공무원들을 일컫는다. 이에 ‘관피아’에 대한 비난 여론은 아직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비난 여론이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각종 언론매체는 물론 대중들의 입에서도 ‘관피아’는 쉴 새 없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 금융기관을 감독·통솔·관리하는 최상위 기관인 금융위원회 출신 공무원들이 퇴임 후 유관기관에 재취업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금융위는 국내 금융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노른자위 권력형 기관이다. 금융감독원이 은행·보험회사·증권사 등 국내 금융 기관들의 감시를 도맡는 ‘손’이라면 금융위원회는 전체 금융산업을 지휘·통솔하는 ‘머리’ 역할을 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4급 이상의 고위직 출신 인사들 중 무려 40%가 금융위의 관리감독을 받는 기관이나 각 기업체에 재취업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금융위가 일선 관리·감독기관인 금감원 출신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재취업을 전면 금지시켜놓고 정작 본인들은 이 같은 행보에 거침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금융위가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이 발표한 ‘금융위 출신 고위공무원들의 유관기관 재취업 실태’ 자료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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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금융기관을 감독·통솔·관리하는 최상위 권력형 기관 중 하나인 금융위원회 출신 고위공무원들이 퇴임 후 유관기관에 대거 재취업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금융위원회 ⓒ스카이데일리
국내 금융기관을 감독·통솔·관리하는 대표적인 권력형 기관인 금융위원회의 이율배반적 행태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위가 일선 관리·감독기관인 금감원 출신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퇴임 후 관련 유관기관에 대한 재취업을 전면 금지시켜놓고 정작 본인들은 재취업 행보에 거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올해 9월까지 금융위원회의 4급 이상 고위공무원 출신 퇴직자 35명 가운데 무려 14명이 재취업했다. 약 40%에 달하는 재취업률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 자료:금융위원회, 유의동 의원실 ⓒ스카이데일리
재취업에 성공한 14명 중 10명은 금융위원회의 관리·감독을 받는 금융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이 더했다. 퇴임 후 본인이 관리·감독하던 금융기관으로 재취업한 만큼 이들 금융기관에 대한 금융위의 관리·감독이 허술하게 진행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경우는 저축은행 사태 직후인 지난 2011년 5월부터 임직원의 금융회사 감사 재취업이 전면 제한됐다. 그 결과 2012년 이후 금융기관 감사 재취업이 전무해졌다. 당시 금감원 출신 공무원의 재취업을 제한한 기관이 바로 ‘금융위’다.
“최상위 금융권력 금융위, 견제·감시 기관 필요하다”
▲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은 “금융위가 금감원 감사 재취업에 대해 전면 금지를 추진해놓고, 정작 자신들은 금융기관에 재취업하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유의동 의원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무원은 퇴직일로부터 2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됐던 부서(기관)와 관련 있는 기업체에는 취업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금융위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관련 유관기관에 재취업한 인사들에 대해 ‘취업가능’이라고 승인하거나 ‘재취업 제한 대상아님’이라고 분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의동 의원은 “금융위가 금감원 감사 재취업에 대해 전면 금지를 해놓고, 정작 자신들은 금융기관에 재취업하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더군다나 자체 감시기구인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차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모습이 역력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최근 또 다시 불거진 KB금융사태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고질적인 관치금융은 금융회사의 경영불안 및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뿐이다”며 “은행의 지배구조를 안정시키고 장기 수익성을 확보할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금융위의 재취업 문제는 금융위를 관리·감독하고 견제하는 기관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며 “자체적인 감시 기구를 갖추고 있다곤 하지만 결국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감시 밖에 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를 견제하고 관리·감독할만한 기구의 필요성이 시급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융위 출신 고위공무원, 퇴임 후 재취업 ‘천태만상’
▲ 자료:금융위원회, 유의동 의원실 ⓒ스카이데일리
금융위 출신 고위공무원들의 재취업 현황을 세부적으로 보면, 우선 지난 2009년 기획행정실 부이사관을 역임한 A씨가 퇴임 후 한국자금중개의 상임이사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같은 해 서기관 출신의 B씨는 신영증권 상무이사에, 부이사관 출신의 C씨가 SK C&C 집행임원에 각각 올랐다. 그해 연말 쯤에는 금융정보분석원 출신의 D씨가 한국증권금융 사장 자리를 꿰 찼다.
2011년 9월에는 국제협력팀 서기관 출신의 E씨가 케이티캐피탈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F씨가 두산의 팀장으로, G씨가 IBK캐피탈의 부사장으로, H씨가 우리투자증권의 이사대우로, I씨가 한국증권금융 사장으로 각각 재취업했다.
지난해 또한 금융위 출신 고위공무원들의 재취업은 활발하게 진행됐다. 우선 본부출신 J씨는 한국자금중개 대표이사직에 올랐고, 마찬가지로 본부 출신의 K씨는 김앤장법률사무소에 금융전문위원직을 맡았다.
올해도 자본시장조사단 출신의 L씨는 삼성화재해상보험 상무직으로, 국제협력관 출신의 M씨는 우리종합금융 사외이사직으로, 본부 출신의 N씨는 법무법인율촌의 고문직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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